▶코로나19 잔여 백신 예방접종을 받고 난 뒤 질병관리청이 보내온 접종 확인 문자메시지│조계완
<공감> 기자 ‘잔여 백신’ 접종기
“여기 에스메디센터입니다. 잔여 백신 대기하신 분이죠? 지금 바로 병원에 오실 수 있나요? 오늘 접종 예약했다가 안 온 분이 계시네요.”
5월 27일 서울 성북구 월곡동 자택에서 재택근무 하며 기사를 마감하고 있던 참인데 오후 4시 45분 휴대전화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발신자는 우리 동네에 있는 한 병원이었다. 백신 예방접종 예약자가 현장에 오지 않아 발생하는 이른바 ‘잔여 백신’ 대기를 신청할 당시 병원에서 “1주일 정도 뒤부터 대기 상태가 시작되고 잔여 백신이 나오면 즉시 전화 연락이 갈 거다”라고 했다. 수화기 너머 간호사는 신분증을 지참하고 20분 안에 원무과로 오라고 재촉했다. 앞서 5월
20일 오전 주변의 한 지인이 잔여 백신으로 접종했다는 소식을 듣고 집 근처 접종 의료기관을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7~8군데가 나왔다. 그중 집에서 10분가량 떨어진 병원에 전화해 대기자로 등록한 참이었다.
뛰다시피 걸어 2층 원무과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5시를 막 넘어서고 있었다. 문진표를 작성하고 잠시 기다렸다. 먼저 내과의사 진료실로 안내했다. 예진 절차다. 예전에 백신 예방접종 후유증이 있었는지, 요즘 복용하는 약이나 발열 증상 등이 있는지 물어보더니 ‘진찰 결과 접종 가능’ 칸에 표시하고 서명한 종이를 간호사에게 건네며 말했다. “주사 부위 통증이나 약간 미열이 생기는 건 아주 흔한 거니까 걱정마시고 해열진통제를 조금 복용하면 좋아질 겁니다.”
주사 맞았는지 느낌조차 없어
5층 주사실로 올라갔더니 의자 수십 개가 놓인 큰 방이었다. 간호사 한 명과 보조원 한 명, 집에서 쓰는 크기의 냉장고가 옆에 세워져 있었다. 나와 같은 나이대로 보이는 남자 두 명이 조금 전에 접종을 마쳤는지 모두 왼쪽 어깨를 손으로 감싸 쥐고 있었다.
간호사는 이름과 생년월일을 확인했다. 그다음 곧바로 주사기를 한 손에 들고 얼음 봉지 옆에 놓인 어른 엄지손가락만 한 백신 원액병에서 약물을 뽑아 넣은 뒤 왼쪽 어깨에 주사를 놓았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고요. 여기 의자에 앉아 15분간 이상 증상이 나타나는지 지켜본 뒤에 귀가해야 합니다.” 주사를 맞았다는 느낌조차 없을 정도로 순식간에 끝났다.
나는 이날 마지막 접종자였다. 관찰하는 동안 이것저것 물어봤더니 간호사가 말했다. “방송에서 접종 이후 흔하게 나타나는 이상 반응을 많이 보도해 사람들이 걱정을 과도하게 하는 거 같아요.” 이날 이 병원에서 접종 받은 사람은 총 180명가량이다. 그중 나처럼 대기 중에 전화를 받고 접종 받은 사람은 세 명이었다.
간호사는 “오늘밤 10시쯤 되면 접종 받은 부위에 근육통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다소 욱씬거리는 통증은 이튿날 아침부터 온 종일 이어졌다. 이날 저녁에는 갑자기 온몸에 몇 분간 한기가 느껴졌다. 그것이 끝이었다. 접종 사흘째부터 아무런 이상 반응이나 통증도 없었다.
접종 받고 한 시간 만에 질병관리청에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왔다.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 증명. 일시 5월 27일, 장소 에스메디센터, 백신 아스트라제네카.’
조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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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