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병 위기는 발생 첫해 2019를 뜻하는 이름과는 달리 햇수로는 3년째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유행 중이다. 발생 초기부터 감염 전파가 빠르면서도 다른 인플루엔자에 견줘 낮지 않은 사망률 등으로 전 인류의 건강을 위협할 것이라는 전망은 크게 진실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5월 말 기준 약 1억 7000만 명이 감염됐고 이 가운데 약 2%에 이르는 350만 명이 숨졌다.
다행스러운 일은 전 인류의 노력으로 코로나19 감염의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는 백신이 2020년 후반기 개발됐고 점차 생산이 많아지면서 빠르게 예방접종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미국이나 영국 등 경제적으로 부유한 나라부터 예방접종을 받은 비율이 높아지면서 실제 감염자 수도 줄어 이르면 2021년 안에, 늦어도 2~3년이면 코로나19 위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국 제약사 백신 국내서 완제품으로 생산
우리나라의 경우 코로나19 유행을 매우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나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 코로나19 감염자도 5월말 기준 약 14만 명에 그치며 사망자도 약 2000명으로 사망률은 1.4%를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이들을 발 빠르게 진단하고 이후 접촉자 등을 잘 관리한 덕분이라는 평가다. 여기에 최근 코로나19 예방접종이 이전에 계획됐던 것보다 빠르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는 밝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유행 이전과 똑같지는 않겠지만 우리나라도 한층 더 이른 시점에 일상을 찾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5월 21일(현지시각)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을 찾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한반도와 이를 둘러싼 동북아시아의 평화 방안에 대한 논의에 많은 이목이 집중됐지만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유행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국민은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논의도 관심있게 지켜봤다.
코로나19와 관련해 정상회담에 대한 정부의 설명을 보면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성과가 있었다. 먼저 미국계 글로벌 제약사인 모더나가 만드는 코로나19 백신을 국내에서 위탁 생산할 수 있도록 계약이 성사됐다는 점이다. 모더나는 미국계 글로벌 제약사인 화이자가 생산하는 방식과 마찬가지로 백신을 개발했으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견줘 그 효과가 근소한 차이기는 하지만 항체 생성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로써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 스푸트니크브이 백신의 국내 생산에 이어 백신 공급 활로를 더 확보하게 됐다. 백신 공급의 부족 상황을 예방하는 것은 물론 상대적으로 백신 공급이 어려운 저소득층 국가에도 백신을 공급할 수 있는 기반도 갖추게 됐다.
또 한 가지 성과는 미군과 접촉이 잦은 한국군 55만 명에 대한 백신을 미국이 제공하기로 한 점이다. 어찌 보면 자국의 이익을 위한다는 측면이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단체생활을 하는 군대에서 적지 않은 감염자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이 역시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군대에 자녀를 보낸 부모들의 마음에도 많은 위안을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저소득층 국가 도울 수 있는 역량 확보해야
백신 개발에는 막대한 자금이 들기 때문에 미국이나 유럽, 중국 등에서 백신 개발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은 코로나19 유행 초기부터 나왔다. 그 예측대로 개발이 이뤄졌지만 문제는 이를 어떻게 분배할 것이냐는 것도 큰 논란거리였다.
한때 미국에서는 미국 이외의 국가로 백신이 나가는 것조차 반대한다는 정치권의 목소리가 높았다. 자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겠다는 생각이었겠지만 사실 이는 그다지 효과가 좋은 정책은 아니다.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각 국가들 사이에 매우 많은 그리고 매우 빠른 이동이 있다. 이전부터 있었던 말인 ‘지구촌’은 감염병 유행에서 더 두드러진 단어가 됐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처음으로 확인된 나라는 중국이었지만 이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퍼지는 데에는 몇 달 걸리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민 모두가 백신을 접종해도 접종을 받지 않은 다른 나라와 교류를 모두 끊을 수 없다면 여전히 코로나19 유행은 계속되는 것이다.
이번에 미국이 백신을 우리나라에서 위탁 생산할 수 있게 한 것은 더 빠른 속도로 백신을 생산하게 함으로서 우리나라는 물론 아시아나 아프리카 국가의 국민도 접종 받을 기회를 넓혔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이미 세계 10위 안에 드는 경제대국이 된 우리나라로서는 백신 생산을 통해 아시아 및 아프리카는 물론 지구촌의 감염병 위기를 하루라도 더 빨리 벗어날 수 있도록 그 역할을 다 해야 한다.
다만 예방백신은 ‘신’이 아니야
예방접종을 받은 뒤 마음껏 여행을 다니고 사람들을 만나는 등 유행 이전 아니 그보다 훨씬 큰 자유를 누리겠다는 이들이 적지 않다. 물론 마스크 쓰기나 손씻기 등에서도 해방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하지만 이는 성급한 기대다. 예방접종은 100% 즉 ‘신’이 아니다. 백신 역시 사람이 만든 것이며 항상 예외가 있다. 그리고 그 효과가 계속 될 것이라는 기대는 크게 아픈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백신은 우리 몸의 면역계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항할 수 있는 방법을 미리 학습하는 것이고 또 저항하는 힘을 키우도록 돕는 것이다. 보통의 학습과 마찬가지로 다른 시험문제 즉 변이 바이러스가 들어오면 대항할 수 있는 힘이 크게 약해진다.
또 학습한 것을 잊어버리는 것처럼 대항할 수 있는 법을 우리 몸의 면역계가 배웠지만 이 역시 점차 희미해져간다. 참고로 국내에도 이미 여러 종류의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들어와 있고 점차 그 위세를 확장하고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
이 때문에 예방접종을 받아서 항체가 생성된 뒤라도 여전히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은 방문을 자제하고 손씻기와 마스크 쓰기 등 개인위생수칙도 잘 지켜야 한다. 또 평소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규칙적인 운동 등 건강습관을 유지하고 만성질환 등이 있다면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김양중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평가위원 (전 한겨레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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