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부작용 겪은 사람 주변에 없어 엉터리 정보보다 과학적 사실 집중을”

2021.02.22 최신호 보기
▶미국에서 거주 중인 이영호 박사가 1월 2일 첫번째 접종 직후 병원 강당 뒤쪽에 마련된 대기실에서 15분 동안 대기하고 있다. | 이영호

미국서 2차 접종 마친 이영호 박사 인터뷰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온라인으로 유포되는 엉터리 정보보다 과학적 사실에 더 집중해주세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대형병원인 세다스-시나이 메디컬센터(Cedars-Sinai Medical Center)에서 소아감염학과 책임연구원(Project Scientist)으로 근무하는 이영호(51) 박사는 1월 25일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까지 모두 마쳤다.
현재 평상시와 전혀 다를 게 없을 정도로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심각한 부작용을 겪은 사람은 주변에 한 사람도 없다”고 했다. 일본 나고야대학 의과대학에서 면역학(자가면역질환)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현재 가와사키병을 주로 연구하며 백신과 면역학적 치료법에 관심이 많다.

▶미국 질병관리본부(CDC) 접종 카드| 이영호

-1, 2차 백신 접종은 어떻게 진행됐나요?
=병원 직원들은 접종 1순위(1a)에 속하고, 내부 이메일을 통해 온라인으로 접종 일자를 예약했습니다. 예약 당시 2차 접종까지 한꺼번에 예약이 잡혔습니다. 접종은 병원 강당에서 진행했는데, 대략 12개의 접종 부스가 있었습니다. 입구에서 신원 확인 후 부스를 배정받아 입장하면 접종하는 간호사가 다시 신원을 확인했습니다. 미국 질병관리본부(CDC)의 접종카드를 작성하는 도중에 백신이 전달됐고, 바로 접종이 이뤄졌습니다. 백신을 녹여 주사기에 담는 팀이 따로 있어서 예약인원 수만큼 백신을 계속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실제 접종은 1~2분 정도 걸렸고, 이후 뒤쪽에 마련된 대기실에서 15분 동안 대기한 뒤 퇴실했습니다.

-접종한 뒤 특별한 부작용은 없었나요?
=1월 2일 첫 번째 접종 직후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었으나, 8시간 정도 지나면서 주사를 맞은 팔을 들어 올리기 힘들었습니다. 다른 증상은 전혀 없었고요. 이 증상은 약 24시간이 지나면서 사라졌고, 이후엔 아무런 증상이 없었습니다. 제가 맞은 화이자 백신은 mRNA(메신저 리보핵산)로 보통 백신과 달리 유전자가 세포 내로 들어가서 항원을 만들기도 하고, 면역증강제(adjuvant) 역할을 동시에 하기 때문에 일반 백신과 다르게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난 뒤부터 부작용이 나타난 것입니다. 두 번째 접종은 3주 뒤에 했는데, 4시간 정도 지나면서 접종한 팔에 통증이 나타났습니다. 8시간 뒤부터는 피로감이 심하게 나타나서 ‘타이레놀’을 먹고 쉬었습니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났는데, 도저히 몸을 움직일 수 없어서 그날 하루 쉬었습니다. 그 다음날 아침에는 정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증상이 사라졌고, 정상 출근했습니다. 2차 접종한 지 2주 가까이 지났는데, 평상시와 전혀 다를 게 없고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같은 연구실의 동료들은 각기 다른 증상을 경험했던 것 같았습니다. 열이 조금 났다는 사람도 있고, 아무런 부작용이 없었다는 사람, 2차 접종이 더 아무렇지 않았다는 사람 등 정말 다양했습니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심각한 부작용을 겪은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 미국 뉴욕시 ‘제이컵K. 재비츠 컨벤션 센터’에 마련된 코로나19 백신 접종소에서 2월 13일(현지시간) 접종 차례를 기다리는 주민들이 줄지어 서 있다. | 연합

-백신 접종을 망설이진 않았나요? 주변 한인과 미국인들의 생각도 궁금합니다.
=저는 애초에 백신 임상 3상에 아내와 함께 응모했을 정도로 이 백신에 대해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조금도 망설임이 없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고요. 주변 한인들은 언제 백신을 맞을 수 있는지 굉장히 궁금해하고, 빨리 순서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언론 보도에서는 백신을 불신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새치기하는 사례들이 거의 매일 보도될 정도로 다들 얼른 맞고 싶어합니다. LA다저스 다저스타디움에 마련된 접종소에는 보통 5시간씩 줄을 서서 기다린다고 하는데, 그래도 불만인 사람이 없을 정도입니다. 백신에 대한 신뢰는 접종이 계속될수록 더 강해지는 것 같습니다.

-접종은 의무인가요? 미국의 접종 정책은 어떤가요?
=백신 접종은 무료고, 자발적입니다. 병원의 의료진조차 맞기 싫으면 안 맞아도 된다고 했을 정도니까요. 그런데 서로 맞으려고 해서 접종소에 늘 사람들이 줄 서 있었습니다. LA는 별도의 접종 신청 누리집이 있고, 거기에 해당자(현재는 65세 이상만 가능)가 등록하고 접종 날짜를 지정받습니다. 매주 월요일 아침부터 신청이 가능한데, 대부분 당일이나 화요일 아침이면 한 주의 예약이 꽉 찬다고 합니다. 접종 신청과 접종 시에는 사진이 있는 신분증(ID)을 가지고 가야 하며, 주소를 증명할 서류가 필요합니다. 진짜 LA에 사는 주민이어야 접종받을 수 있는 거죠. 보통 전기나 가스 청구서, 휴대전화 청구서, 뭐 이런 것들을 가지고 갑니다.

-백신마다 선호도가 다른가요?
=현재 미국은 화이자와 모더나 두 종류만 접종하고 있습니다. 둘 사이에 선호도는 아직 못 들어봤습니다. 실제로도 두 백신은 거의 같은 백신입니다. 학술적으로는 화이자가 부작용이 좀 적고, 효과는 모더나가 좀 더 낫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모더나를 맞은 사람이 주변에 한 분 있는데, 이 분도 맞은 팔에 통증과 피로감 정도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영호

-백신 접종을 앞둔 우리 방역 당국이 참고할 점은 무엇일까요?
=방역 당국에 드리고 싶은 말씀은 정말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의료진의 접종 이후 면역이 형성되기까지 시간이 좀 걸립니다. 그 기간에는 백신 접종 숫자를 서서히 늘려가야 의료진들이 안전합니다. 접종한 뒤 피로감 같은 문제로 결근할 경우 휴가로 처리해주고, 일용직의 경우 일당을 보상해주는 방안도 있으면 좋겠습니다. 노인은 온라인으로 신청하는 방법을 몰라서 무작정 병원으로 와서 접종해달라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노인의 온라인 등록을 도와주는 방법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또 백신 새치기에 대한 대응 방법이 있어야 할 겁니다. 지금 미국에서 많이 발생하는 문제기도 합니다.
백신을 접종한 뒤에도 타인을 위해 계속 마스크를 쓰도록 홍보해야 합니다. 이런 곳에 예산을 써야 합니다. 접종 뒤 항체가 제대로 생겼는지 알고 싶어 하는 요구가 있을 것입니다. 항체 테스트 키트에 대한 승인과 확보 보급에 대해 생각해둬야 합니다. 항체가 생성되지 않은 사람에 대해 백업 백신을 어떤 거로 할지도 생각해야 합니다. 노숙자나 불법 체류자의 접종 정책도 정해야 할 겁니다. 어쨌든 이들도 접종을 해야 집단면역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특히 불법 체류자는 당국에 발각돼 강제 추방될 것이 두려워 접종을 안 받을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백신 부작용 염려에 대한 언론 보도가 많습니다.
=백신은 나를 죽음으로부터 지켜주기도 하지만, 타인을 지켜주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아직 미국은 승인된 백신을 맞고 사망한 사례가 없고,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 경우도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백신에 대한 잘못된 정보들이 온라인으로 유포되고 있는데, 그런 엉터리 정보를 신뢰하지 말고, 과학자들이 연구해서 발표하는 과학적 사실에 더 집중해주면 좋겠습니다. 어지러운 정보 가운데 과학적 사실만이 우리를 올바른 길로 이끌어줄 것입니다. 사실을 올바로 알면 두려움은 사라집니다.

원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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