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월 4일 강원도 원주역에서 열린 저탄소·친환경 고속열차 ‘KTX–이음(EMU-260)’ 개통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2021년 1월 4일 원주역을 찾아 5일부터 정식 운행하는 저탄소·친환경 고속열차인 ‘KTX-이음’(EMU-260)을 시승했다. 문 대통령은 새해 첫 경제 일정으로 최근 개통한 중앙선 원주∼제천 구간을 이용했다.
KTX-이음은 동력장치를 전체 객차에 분산해 운행하는 동력분산식 고속열차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기존 열차의 70% 정도인 저탄소 열차다. 역간 간격이 상대적으로 짧은 우리나라 노선에 최적화되었으며, 일부 장치에 문제가 생겼을 때에도 안정 운행을 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개통식에서 “우리는 2004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고속철도를 도입했고, 2007년부터 우리 기술로 고속철도를 건설하게 됐다”며 “이제 KTX-이음의 개통으로 대한민국은 명실상부한 고속철도 강국으로 올라섰다”고 말했다.
이어 “기차는 대표적인 녹색 교통수단이며 KTX-이음은 그중에서도 으뜸”이라며 “전기로 달리기 때문에 미세먼지를 배출하지 않고 이산화탄소 배출도 디젤기관차의 70%, 승용차의 15%에 불과하다. 우리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4세대(4G) 철도무선통신망도 전 차량에 도입됐다”고 설명했다.
청량리~안동 두 시간… 중부내륙 고속철도 시대 열려
문 대통령은 “더욱 반가운 소식은 중부내륙 지역에 고속철도 시대가 열렸다는 것”이라며 “이제 KTX-이음으로 청량리에서 제천까지 한 시간, 안동까지는 두 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게 됐다. 2022년 나머지 복선전철 사업까지 완공되면 부산까지 세 시간이면 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랫동안 고속철도 개통을 기다려온 강원도민, 충북과 경북 내륙 도민들께 더 발전된 최고의 고속철도를 선사하게 됐다”며 “지역경제의 활력을 높이고, 환경오염을 줄이며, 수도권과 지역의 상생을 돕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우리에게 도로가 20세기 경제발전의 동맥이었다면 21세기 경제와 사회발전의 대동맥은 철도”라며 “그린 뉴딜과 디지털 뉴딜, 지역균형 뉴딜을 뒷받침하며 일상의 대전환을 이끄는 힘도 철도에 있다”고 밝히고 철도교통 혁신을 위한 세 가지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먼저 “파리기후협약 이행 첫해인 2021년을 저탄소·친환경 열차 보급의 원년으로 삼겠다”며 “2029년까지 모든 디젤 여객기관차를 KTX-이음으로 대체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철도를 비롯한 교통 인프라 강국이 되겠다”며 “우리 철도가 세계 시장으로 뻗어갈 수 있도록 세계 최고의 기술과 안정성을 바탕으로 해외 진출에 발 벗고 나서겠다”고 밝혔다.
LTE 기반 4G 철도무선통신망 설치
문 대통령은 “저탄소·친환경 열차 KTX-이음은 코로나19의 어두운 터널을 지나 행복을 실어 나를 희망의 열차”라며 “2021년 우리는 코로나19를 이기고 다시 북적이는 기차역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만나게 될 것이다. 정부는 국민이 지켜낸 희망을 새로운 일상으로 반드시 보답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에 개통되는 중앙선 원주∼제천 복선전철 구간에는 사회기반시설(SOC) 디지털화를 위해 4G 이동통신기술(LTE) 기반의 4G 철도무선통신망인 LTE-R(R는 Railway를 의미)를 설치했다. LTE-R는 LTE 단말 기능에 무전 기능을 추가해 다자간 영상을 송신하고, 음성통화를 할 수 있으며, 관제실, 선·후행열차, 유관기관 등과 실시간 연계해 비상상황에 대처할 수 있다. 2025년까지 모든 철도노선을 구축해 스마트한 철도 운영체계를 갖춰나갈 예정이다.
또한 LTE-R로 열차와 관제센터 간 열차 위치, 낙석 등 사고 위험 정보를 신속하게 교환하고 긴급 상황 발생 시 재난안전망으로 지휘권을 옮겨 현장 지휘를 할 수 있으며, 시설관리·유지보수 인력에 열차 접근을 경고하는 등 우리나라의 우수한 정보기술(IT)을 철도 안전에 접목한 선진화한 시스템을 운영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이번 중앙선 선로 변경으로 ‘임청각’을 복원할 수 있게 되어 매우 뜻깊다”며 “2021년 6월부터 ‘임청각’ 주변 정비사업에 착수하여 2025년까지 온전한 모습으로 복원할 것이다. 우리 역사를 바로 세우고, 민족정기가 흐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독립운동가 석주 이상룡 선생의 생가인 경상북도 안동 ‘임청각’은 일제가 중앙선 철도를 가로지르면서 아흔아홉 칸 고택의 오십여 칸이 허물어진 바 있다.
“2021년, 선도국가 도약의 해로”
한편 문 대통령은 2021년 1월 5일 청와대에서 새해 첫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무겁고 막중한 책임감으로 새해를 시작한다”며 “위기에 더욱 강하고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저력으로 선도국가로 도약하는 2021년이 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2021년 대한민국의 최우선 과제는 코로나19의 긴 터널에서 하루속히 벗어나는 것”이라며 “확산세가 정점을 지나 조금씩 억제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정부는 확실한 감소세가 이어지도록 방역의 고삐를 더욱 단단히 죄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고비를 잘 넘기면 다음 달부터는 백신과 치료제를 통해 보다 공격적인 대응이 가능할 것이다. 국산 치료제 개발도 조건부 사용승인을 신청하는 등 가시권에 들어섰다”며 “치료제가 상용화된다면 대한민국은 방역·백신·치료제 세 박자를 모두 갖춘 코로나 극복 모범국가가 될 수 있다. 빠른 ‘일상 회복’이 새해의 가장 큰 선물이 될 수 있도록 정부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부동산 문제에 대해 “투기 수요 차단과 주택공급 확대, 임차인 보호 강화라는 정부의 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 추가적으로 필요한 대책 수립에 주저하지 않겠다”며 “무엇보다 혁신적이며 다양한 주택공급 방안을 신속하게 마련하는 데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김청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