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4.0과 한국 혁신성장 시너지 틀 마련”

2019.10.07 최신호 보기


l▶이욱헌 주태국 대사│ 주태국 대사관

이욱헌 주 태국 대한민국 대사 인터뷰
“우리 정부가 적극 추진 중인 신남방정책의 가장 중요한 협력 파트너다.” 9월 1~3일 태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태국에 대해 했던 말이다. 우리나라 부산에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함께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가 열리는 올해 태국은 아세안 의장국을 맡았다. 현재 우리나라와 태국의 협력관계에서 방점을 찍고 봐야 할 대목은 뭘까? 이욱헌 주 태국 대사에게 물어봤다.

-태국은 어떤 나라인지 소개해주세요.
=태국은 태국어로 ‘쁘라텟 타이(Prathet Thai)’라고 하며, 자유의 나라라는 뜻입니다. 열강의 침략 속에서도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독립을 지켜낸 나라라는 자부심을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국왕에 대한 존경심이 높은 입헌군주제의 나라이자, 인구의 95%를 차지하는 불교가 사회와 생활 문화의 저변을 형성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우리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음식과 푸껫섬 등의 낭만을 떠올리기 쉽지만, 태국은 아세안 제2위 경제대국이며 메콩강 유역 시장과도 밀접하게 연관된 놓쳐서는 안 될 협력 대상이고, 탄탄한 제조업 기반을 갖추고 제4차 산업혁명을 추진하고 있는 신남방정책의 핵심 파트너입니다.

“6·25전쟁에 파병한 전통적 우방국”
-아세안 국가 중에서도 태국은 역사적, 외교·안보적으로 우리와 각별한 것 같습니다.
=태국은 아시아 최초로 6·25전쟁에 육·해·공군 6326명을 파병한 전통적 우방국으로, 1958년 10월 수교 이래 우호·협력 관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왔고, 2012년 11월 정상회담에서는 한·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했습니다. 2018년에는 수교 6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한편 그간 한반도 문제, 북핵 문제 등 주요 외교·안보 사안에서 우리 정부 입장을 꾸준히 지지해왔고, 특히 2018년 이후 개최된 남북정상회담 및 북미정상회담 등에 대해 총 네 차례 환영 메시지를 발표하는 등 최근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에서도 지지 입장을 표명하고 있습니다. 양국 국방·방산 협력도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양국 경제협력 사례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신다면?
=양국이 교역·투자 확대, 수자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추진 중입니다. 삼성, LG 등 한국의 주요 기업들이 태국에 생산기지를 두고, 태국 국내시장은 물론 전 세계에 수출하고 있습니다. 또 한국 기업들이 태국의 주요 플랜트 사업에도 적극 참여하는데, 2018년에는 19억 달러 이상의 사업을 수주해 10대 해외건설 시장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태국이 고속도로, 철도, 전철 등 국가 인프라 개발사업을 적극 추진 중이어서 앞으로 우리 기업의 참여도 확대되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태국은 ‘한류’로 유명합니다. 실제 태국인들의 한국 사랑은 어느 정도인가요?
=2000년대 초 한국 드라마의 인기로 태동한 태국인들의 한류 사랑은 2000년대 중반 이후 K-팝을 통해 본격적으로 점화됐고, 문화상품을 넘어 한국산 일반 상품 전반에까지 확산되고 있습니다. 우리 홈쇼핑, 화장품, 농식품, 식음료 프랜차이즈 등도 이미 진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탐앤탐스’는 홍시, 딸기, 오미자 등 한국 농산물을 이용한 특화 메뉴를 개발해 다른 프랜차이즈와 차별화에 성공해 가맹점을 확대하고 있고, ‘CJ오쇼핑’은 태국 중산층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해 태국 1위 홈쇼핑업체로 자리매김했습니다. 2018년부터 태국 내 주요 슈퍼마켓에 한국 신선식품 코너도 선보이고 있습니다. 한류의 영향력은 태국 내 한국어 열풍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신남방정책에서 태국은 어떤 의미가 있는 나라인가요?
=태국은 지리적으로 인도차이나반도 중앙에 위치할 뿐 아니라 대륙 아세안 국가(메콩 유역국)들로 진입하는 관문(Gateway)이자 허브입니다. 경제적으로도 아세안 최대의 제조업 국가로 외국 투자기업의 글로벌 생산 및 수출기지 역할을 하고, 아세안 제2위 경제대국이자 밧화 경제권의 중심 국가입니다.
태국은 올해 아세안 의장국으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을 뿐 아니라 메콩 지역의 주축임을 자임하며 과거 설립된 메콩 지역 경제협력체 ‘애크멕스(ACMECS)’를 최근 재창설에 가까울 정도로 강화해 메콩 5개국의 목소리를 대외적으로 대변하려 노력 중입니다. 이런 지경학적 위치를 고려할 때, 태국과 협력 강화는 주변 아세안 국가로 전파, 확대해나갈 것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스마트시티 등 19개 업무협약 체결”
-9월 문재인 대통령과 태국 쁘라윳 총리의 정상회담에서 방점을 찍어야 할 대목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문 대통령이 7년 만에 공식 방문을 해 쁘라윳 총리와 다양한 분야에서 협의를 했습니다. 태국 신정부 출범 이후 첫 정상급 외빈 방문으로 양국 간 협력이 심화될 수 있는 획기적인 모멘텀을 마련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두 정상은 태국이 ‘태국 4.0’으로, 우리가 혁신성장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 분야의 협력이 긴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로봇, 바이오, 미래 차 등 신산업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고 연구용 원자로, 방사광 가속기 등 과학기술 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전통적 인프라 협력에 더해 물관리, 스마트시티 분야에서 협력도 발굴해나가기로 했습니다. 이번 정상 방문으로 제4차 산업혁명, 물관리, 스마트시티, 한국어 교육, 철도 협력 등을 포함한 총 19개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성과도 거두었습니다. 우리 정상의 태국 방문으로 양국 간 새로운 협력의 기회가 열렸다고 생각하며, 양국 경제부총리급 제2차 경제협력위원회 개최 등 후속 조치를 통해 그 결실을 하나씩 맺어나가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태국 4.0’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많은데 어떤 정책인지 설명해주세요.
=태국판 제4차 산업혁명 대응책이자 중진국 함정 탈출을 위한 중장기 국가발전계획으로, 1차(농업), 2차(자동차·전자), 3차산업(관광·의료·물류) 전반에 정보통신 기술(ICT)을 접목하자는 것입니다. 이에 태국 정부는 디지털, 바이오, 나노, 첨단 소재 등 4개 기술을 기반으로 12대 미래산업(차세대 자동차, 스마트 전자, 의료·웰빙 관광, 농업 및 바이오 기술, 미래 식품, 디지털, 로봇, 바이오 연료 및 화학, 의료 허브, 항공·물류, 국방, 교육)을 집중 육성 중입니다.

-우리나라 정책과 연계할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일까요?
=우리나라도 혁신성장 정책의 일환으로 ‘제조업 르네상스’ 대책을 발표하고 3대 핵심 신산업(시스템 반도체·미래 차·바이오) 육성과 산업구조 혁신으로 2030년까지 세계 4대 제조강국으로 도약을 목표로 전진 중입니다. 대통령의 태국 공식 방문을 계기로 4차 산업혁명, 스타트업 및 디지털산업 육성 MOU 등을 체결해 태국 4.0과 혁신성장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바, 전통적인 제조업 분야를 넘어 추후 로봇, 자동화, 바이오, 스마트 전자, 미래 차 등 분야에서 구체적인 경제협력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김청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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