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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형미(47) 한국세라믹기술원 에코복합소재팀장은 지난 2010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10대 핵심소재개발(WPM·World Premier Materials)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WPM은 수송기기용 초경량 소재, 친환경 스마트 표면처리 강판과 같은 미래형 신소재들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임 팀장은 10대 프로젝트 중 한 분야인 나노카본(탄소섬유) 사업단에서 에너지 절감을 할 수 있는 나노복합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이번 사업단에서 몇 안 되는 여성 책임자이기도 하다. 그는 “최근 방열소재가 주목받고 있는 만큼 고온에서 표면의 전기 절연성을 유지할 수 있는 세라믹 소재를 연구한다”며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인 만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라믹은 크게 첨단세라믹과 전통세라믹으로 나뉜다. 전통세라믹은 흙이나 모래 같은 원료를 이용해 불로 구워낸 도자기나 유리 등을 말한다. 첨단세라믹은 자동차와 항공우주 등 첨단 기술을 세라믹에 접목한 소재를 말한다.

한국세라믹기술원은 첨단세라믹 연구기관으로 2000년 정부출연기관으로 출범했다. 2009년부터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기관으로 바뀌었다. 한국세라믹기술원은 에너지환경·전자·기초소재 융합 분야로 나뉘어 연구하고 있다.

임 팀장이 이끌고 있는 에너지소재본부 내 에코복합소재팀에서는 세라믹 원료에 해당하는 나노입자를 더 작게 만들거나 나노입자의 특성을 응용한 나노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

그가 2000년 한국세라믹기술원에 입사할 때만 해도 여성 과학기술 연구원은 어디에서도 보기 드물었다. 또 과학기술이라고 하면 광물, 자원 등과 같은 단일 자원을 개발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한국세라믹기술원이 출범하면서 변화를 맞았다.

각 분야에서 세라믹기술원을 찾기 시작하면서다. 당시 이화여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물리화학 박사학위를 받았던 임팀장은 곧바로 지원했다. 입사 지원 당시 전남대와 조선대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던 터라 전공을 살릴 수 있는 기회였고 합격 소식을 들었다. 임 팀장은 “남편이 지방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주말부부로 지내야 하는 현실이었지만 남편의 전폭 적인 지지 속에 일할 수 있게 됐다”며 “남편과 14년째 주말부부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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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개발로 기업·소비자에 도움 줄 수 있어 뿌듯”

임 팀장은 지난 4월 1일 수석 연구원으로 승진했을 정도로 인정받고 있지만 그에게도 고비는 있었다. 바로 2000년 분체팀으로 입사하면서다. 분체(고체 입자가 많이 모여 있는 상태의 물체를 통틀어 이르는 말)는 공학 분야로 이학 전공을 한 그에게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렇게 1년 남짓 연구에 매진하고 있던 2000년 초 당시 한국세라믹기술원장이 세라믹을 섬유에 응용할 수 있는 프로젝트 팀을 꾸리면서 기회가 온 것이다.

그는 전남대에서는 흡착제와 석유화학 공정 등에 쓰이는 첨단신소재인 제올라이트(제올라이트는 알칼리 금속 또는 알칼리토류 금속을 함유하는 함수 알루미늄 규산염 광물의 일종) 촉매를, 조선대에서는 세라믹 코팅제를 연구했다. 그는 “분체팀에 들어갔지만 전공 분야가 아니어서 힘들었는데, 회사에서 복합소재 개발 얘기를 듣고 바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 이후 나노카본 복합소재 개발에 적극 뛰어들었다. 그간 성과도 있었다. 대표적인 연구 성과물은 난연제(플라스틱의 내연소성을 개량하기 위해 첨가하는 첨가제) 개발이다. 예를 들어 지하철 화재 시 인명 피해가 많은 이유는 유독가스로 인한 질식사 때문으로 난연제 개발도 유독가스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된다. 전선소재도 나노입자 크기(한 변의 길이가 1천만분의 1미터 이하)의 무기물을 고르게 분사시키고 불에 잘 타지 않는 성질의 난연제를 결합시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임 팀장은 “나노물질의 입자 크기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나노기술은 우리의 건강과 환경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기술”이라고 말했다.

또 기업과 협업해서 개발한 연구도 있다. 기술원은 개인 연구개발도 중요하지만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도 개발한다. 그는 “기술 개발을 하면 기업들에 기술을 이전하기도 하지만 자체 예산이 많지 않아 예산 확보를 위해 기업이 의뢰한 기술을 협업해 개발하는 프로젝트가 많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2012년 LG전자와 함께한 휴대폰 유리기판 표면온도 저감용 코팅제 연구다. 휴대폰을 오래 사용하다보면 휴대폰이 발열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발열을 줄이기 위한 기술 연구를 LG전자가 의뢰하면서 연구에 매진해 발열을 줄일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현재는 LED 분야 중소기업과 LED 형광등 커버를 개발 중이다. 그는 “과학기술은 측정과 관찰을 통해 결론을 얻는 만큼 정확하고 진실한 학문”이라며 “기술 개발로 기업은 물론 소비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어 매우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과학기술 분야에 진출하는 여성들의 숫자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글·김성희 기자 2014.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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