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남현희·우선희 “희자매가 나가신다”

12년. 강산이 변하고도 남았을 법한 시간이 흘렀다. 남들은 한 번도 어렵다는 대회에 4번, 그것도 연속해서 나간다. 스쿼시 박은옥(37)의 5회 연속 출전에는 한 뼘이 모자라지만 4회 연속도 불멸의 대기록이다.
‘희자매’ 남현희(33·펜싱)와 우선희(36·핸드볼)는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를 통해 ‘한국 주부의 힘’을 보여주겠노라 벼르고 있다. 둘은 2002년 부산아시아경기대회 이후 2010년 광저우 대회까지 3회 연속 출전했다.
남현희(성남시청)는 2002년에만 단체전 금메달을 땄을 뿐, 2006년과 2010년에는 개인전까지 휩쓸었다.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만 5개로 아시아에서는 적수가 없다. 우선희(삼척시청)는 2002년과 2006년에 금메달을 땄고, 2010년에는 동메달에 그쳤다. 우선희에게는 세계 베스트 7이란 ‘훈장’이 있다.

첫딸 하이의 목에 금메달을
2011년 결혼한 남현희는 지난해 4월 첫딸 공하이를 얻었다. 하지만 남현희는 출산 2개월 만에 다시 검을 쥐었다. 지난해 9월 대표팀에 복귀한 남현희는 올해 초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월드컵(A급)에서 개인전 동메달로 건재를 과시했다.
기량은 회복했지만 느낌은 예전과 다른 게 사실이었다. 우리 나이로 34세인 점을 감안하면 무리도 아니다. 남현희는 “머리로는 생각하는데 몸이 따라가지 못할 때가 있다. 전에는 느낌이 왔을 때 10번 중 8~9번은 성공했는데 지금은 5번 정도로 떨어졌다”고 실토한 적이 있다.
그렇다고 국내에서 열리는 아시아경기대회에서 금메달을 양보할 생각은 털끝만큼도 없다. 아시아경기대회에서만 이미 5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딸 하이를 생각하면 이번에도 반드시 금메달을 따야 한다. 자랑스러운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남현희는 “어머니와 시어머니가 많이 도와주셔서 복귀가 가능했다”며 “그래도 하이와 떨어져 있어서 미안한 마음이 있다. 최선을 다해 금메달을 따 하이의 목에 걸어주고 싶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심재성 펜싱 대표팀 감독은 “많이 움직이는 플레이 스타일의 남현희가 출산 후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았지만 그동안의 경험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우생순’의 주역… 남편의 목에 금메달을
‘우생순(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주역 우선희. 1978년생인 우선희에게는 인천아시아경기대회가 국가대표로는 사실상 마지막 대회다. 철저한 체력 관리 덕분에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까지도 문제없을 것 같지만 앞으로는 가정생활에 더 충실할 생각이다. 결혼 10년차 주부에게 금메달이 절실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선희는 2002년 대회와 2006년 대회에서는 ‘가볍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2010년 대회 때는 준결승에서 한 수 아래로 평가되던 일본에 덜미를 잡히는 바람에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당시에도 고참이었던 우선희는 대회 5연패 실패가 자신의 책임인 양 괴롭기만 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중국·태국·인도와 A조에 속해 있다. 4년 전 한국의 5연패를 가로막았던 일본은 B조에 속한 만큼 결승 진출까지는 무난해 보인다.
우선희는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선수다. 우선희는 지난해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제21회 세계여자핸드볼 선수권대회 이후 라이트윙으로 베스트 7에 뽑혔다.
베스트 7 중에 아시아선수는 우선희가 유일했다. 특히 나머지 6명이 모두 8강에 진출했던 팀에서 배출된 데 반해 우선희는 한국이 12위에 머물렀음에도 베스트 7에 뽑혀 눈길을 끌었다.
우선희는 “부산아시아경기대회에서 처음 큰 대회를 경험했고, 10여 년이 흘러 어느덧 마흔 살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다”며 “언제 은퇴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대회에 출전하게 됐다. 좋은 성과로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글·최경호 기자 2014.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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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