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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인간으로서 당연히 갖는 기본적 권리를 ‘인권’이라고 정의한다. 이 단어의 연장선상에서 이해할 수 있는 말이 ‘인권 감수성’이다.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차별받는’ 상황을 이해하고 ‘차별하는’ 사람들에 대해 이전에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불편을 느낀다는 의미다.

살면서 언제든 누려야 할 인권에 대해 무감각할 때가 많으므로 인권 감수성이라는 말이 생소할 수 있다. 하지만 김두식(43)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펴낸 <불편해도 괜찮아>를 읽다 보면 물과 공기처럼 지나쳐왔던 인권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고 우리 마음속 깊숙한 곳에 숨어 있던 인권 감수성이 되살아난다.

김 교수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기획으로 이 책을 쓰게 됐다. 가깝고도 먼 인권을 쉽게 알리기 위해 그는 영화, 드라마, 다큐멘터리 등 무려 80여 편의 영상물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주로 영화를 예로 들어 흥미롭게 읽힌다. 동물만 보고도 질겁하는 주인공이 적성과는 상관없이 수의학과를 지망한다는 내용의 한국영화 <발레 교습소>( 2004)의 이야기를 통해서는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어른들이 정한 제약 속에서 개성을 표현할 자유조차 잃어가고 있는 청소년들의 인권을 저자의 방식대로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

또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영화에서 장애인 인권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할리우드 영화 <300>은 스파르타의 왕 레오니다스와 3백명의 전사들이 함께 하는 전투에 대한 이야기로 전개된다. 그런데 여기서 스파르타의 배신자로 등장하는 인물, 에피알테스가 역사적 사실과 무관하게 장애인으로 그려진다. 한마디로 악한 자를 장애인으로 둔갑시켜 장애가 갖고 있는 비인권적인 의미, 추하고 더럽고 약한 모습을 부각시킨 것이다.

저자는 이렇게 자칫 모르고 지나칠 수 있는 메시지들을 ‘인권감수성’을 통해 느끼며 숨은 그림 찾듯 인권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저자는 자신의 생각을 전하면서도 독자들이 올바른 판단을 하길 바란다. 그 역시 성장 배경을 벗어날 수 없는 한 인간으로서 완전히 차별받는 사람들의 처지에 서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사회의 인권 수준을 가늠하게 하는 주제인 성적 소수자에 대한 권리 보장, 장애에 대한 올바른 인식, 여성과 노동자의 인권 보호 등에 대한 이야기를 읽다 보면 인권 문제 전반을 고찰해보게 된다. 앞으로 우리나라가 높은 인권 수준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법적, 제도적인 노력도 물론 중요하지만 저자는 무엇보다 마음의 장벽을 무너뜨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얘기한다.

이번 기회에 인권 감수성을 느껴보고 싶은 사람들,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인권 이야기를 전하고픈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글·오해정(국립중앙도서관 사서)


김두식 지음 / 창비 펴냄·1만3천8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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