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기업들의 G20 마케팅 - ‘경제 월드컵’서 국내 기업 마케팅 열전

서울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국내 기업들의 ‘G20 마케팅’이 열기를 뿜고 있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번 행사에서 자사 상품이 노출될 경우 국제 인지도 상승과 매출 증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제적인 행사라는 점에서 올림픽이나 월드컵과 비슷하지만 ‘경쟁’이 아닌 ‘상생’에 초점을 맞춰 브랜드 이미지와 선호도를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
SK마케팅앤컴퍼니 이명숙 커뮤니케이션플래닝6팀장은 “G20 정상회의 의미를 마케팅 내용에 얼마나 잘 녹여내는지가 관건”이라며 “단순히 단기 매출을 올리기 위해 ‘G20 기념’이라는 문구를 붙이고 각종 행사를 여는 것보다는 G20 정상회의 의미를 기업의 지향점 또는 브랜드 가치와 엮어내 프로모션을 진행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 G20 정상회의에 큰 기대를 걸어온 곳이 주류업계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등 20명의 주요국 정상이 자사의 술을 들고 건배를 한다면 인지도 및 매출이 급상승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당시 건배주였던 ‘천년약속’은 2004년 4억원이었던 매출이 2006년 1백85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는 최근 4백여 종의 술 중 정상회의 만찬 때 사용할 건배주와 만찬주 후보로 12종류를 청와대에 제안했다. 청와대는 이들 가운데 건배주 1종과 만찬주 2, 3종을 결정한다.
건배주로는 청주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청주 중에선 롯데주류의 ‘설화’와 금복주의 ‘화랑’이 꼽힌다. ‘화랑’은 지난 10월 21~23일 경북 경주시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 건배주로도 사용됐다. 만찬주 중 하나로는 동아원이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에서 만든 와인 ‘온다도로’가 선정됐다고 알려지고 있다.
G20 정상회의는 실무 위주여서 ‘공식 건배주’는 없지만 건배할 때 쓸 술은 필요하다. 막걸리는 후보엔 포함됐지만 침전물이 있는 만큼 건배주로는 부적합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주요 20개국 정상과 수행원, 취재진과 기업인 등 1만여 명이 몰리면서 서울 시내 특급 호텔의 예약률은 90퍼센트를 넘고 있다. 객실료도 뛰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방이 모자라 인천·경기지역 호텔까지 특수를 노리고 있다. 일부 호텔들은 G20 정상회의에 맞춰 재개장했고, 일부는 정상들이 묵은 숙소를 향후 마케팅에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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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서밋이 열리는 쉐라톤그랜드워커힐은 환영만찬 등에서 선보인 한식 메뉴를 향후 고정 메뉴로 만드는 것을 검토 중이다. 호텔 관계자는 “한식당 ‘온달’이 전통 궁중 조리법을 사용해 선보인다”며 “향후 상품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피리얼팰리스호텔은 11월 한 달간 전통 한옥식 인테리어로 꾸민 ‘클럽 임피리얼 라운지’에서 퓨전 한정식 코스메뉴를 선보인다. 전복죽, 섭산삼, 잣즙 대하냉채, 더덕 샐러드, 너비아니, 메로구이 등 9, 10가지 음식으로 구성했다.
노보텔앰배서더강남은 미국 디자인회사 ‘윌슨’과 손잡고 그랜드볼룸과 뷔페레스토랑을 전면 개·보수했다. 롯데호텔은 지하 1층에 있던 한식당 ‘무궁화’를 최고층인 38층으로 옮겨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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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는 기획전을 열고 식품업계는 G20 정상회의에 제품을 협찬하는 등 G20 마케팅에 한창이다. 롯데백화점은 11월 12일까지 서울 소공동 본점과 잠실점,강남점에 ‘G20 SEOUL SUMMIT 2010,위기를 넘어 다 함께 성장’이라는 문구가 적힌 대형 현수막을 걸고 있다.
강남점은 11월 12일 ‘G20 축하~ 단 하루! 쇼핑 데이’ 행사를 진행한다. 구매 고객에게 금액대별로 5퍼센트에 해당하는 상품권을 주고 브랜드별로 기획 상품을 20~40퍼센트 할인한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11월 31일까지 ‘G20 정상회의 기념 와인페어’를 열고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국가별 인기 와인 특가전과 1등급 와인 특별전, 그랑크뤼급 와인 특선전 등을 1천여 개 품목, 10만 병 규모로 진행한다.
한국인삼공사는 G20 정상회의 참가자들에게 정관장 홍삼 제품을 선물로 증정한다. G20 정상회의 프레스센터에 ‘정관장 카페’를 열어 ‘홍삼라떼’와 ‘홍삼아메리카노’ 등 다양한 퓨전 홍삼 제품도 선보인다. 한국인삼공사 측은 “이들 음료는 G20 정상회의를 위해 개발해 외국인들도 거부감 없이 마실 수 있다”며 “고려인삼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CJ제일제당은 장관실, 접견실, 미디어센터에 ‘홍삼 한뿌리’ 1만 병과 ‘울릉 미네워터’, 건강보조음료 ‘다운 초이스’ 등을 제공한다. CJ푸드빌은 11월 11일 비빔밥 브랜드 ‘비비고’의 테이크아웃 비빔밥 4백인분과 ‘투썸플레이스’의 샌드위치와 음료를 협찬한다. CJ푸드빌 김무종 홍보부장은 “외빈들이나 외신 기자들에게 한식 세계화를 겨냥해 출범한 ‘비비고’의 비빔밥을 알린다는 취지”라며 “매출 증대 효과보다는 중·장기적으로 ‘비비고’ 브랜드의 이미지와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패션업체들은 아예 기념판을 출시했다. 제일모직의 남성복 브랜드 ‘갤럭시’는 슈트, 셔츠, 넥타이, 포켓스퀘어, 보타이 등 5가지 아이템으로 구성한 ‘프레지던트 라인’을 출시했다. 갤럭시 이현정 디자인실장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등 각국 대표들의 스타일을 바탕으로 글로벌 리더들이 배워야 할 클래식 슈트룩 법칙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LG패션의 남성복 ‘마에스트로’는 1백60만원대의 ‘G20 기념 슈트’를 내놨다. 각국 특성과 정상들의 스타일을 분석해 이명박 대통령(한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미국),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프랑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이탈리아) 등 4가지 슈트를 선보였다.
글·강유현(한국경제신문 생활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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