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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보다 데이터를 믿는 시대
나를 증명하는 법
알 수 없는 복통에 시달리는 주인공 ‘남자’는 과중한 업무와 결혼 준비가 겹쳐 요즘 컨디션이 말이 아니다. 하지만 그의 복통을 더욱 악화하는 원인은 따로 있다. 바로 집에 있지도 않은 셋톱박스의 신호가 잡혀 TV 요금이 청구되는 상황이다. 남자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통신사에 전화를 건다. 복잡한 절차와 긴 ARS 대기시간을 견뎌 문의해 보지만 통신사는 셋톱박스에 잡히는 신호를 근거로 그의 민원을 묵살한다. 그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그 과정에서 처절한 절망감과 요란한 복통을 함께 겪는다.
연극 ‘셋톱박스’는 이러한 상황 설정을 매개로 비대면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정체성에 문제의식을 던진다. 2020년 공연예술창작산실 대본공모 수상작인 이 작품은 창작공동체 아르케 대표 김승철이 작ㆍ연출을 맡았다. 실제로 그가 겪은 경험이 이야기의 토대가 됐다. 기록과 정보로 ‘나’를 입증해야 하는 시대, 나 자체가 아니라 ‘나의 기록된 정보’가 나를 대신하는 세계를 동시대의 풍경으로 웃기고도 아프게 담아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서로 간의 거리를 만들고 ‘언택트 문화’를 앞당긴 지금의 현실 속에서 누구나 공감할 만한 소재다. 실시간 라이브 영상을 활용하고 독특한 구도의 장면 해석을 더해 현실의 드라마가 초현실적 무대로 확장되는 형식 또한 주목할 만하다.
기간 1월 23일~2월 1일 장소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

‘획’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장순원ㆍ정주원 작가의 2인전 ‘획, 세포, 그리고 유령’은 회화를 구성하는 가장 근본적인 행위인 ‘획’에 주목했다. 두 작가는 획을 단순한 흔적이 아니라 개인의 신체 경험과 기억에 따라 다르게 발화되는 일종의 ‘목소리’로 해석한다. 장순원은 짧은 획의 중첩을 통해 인간과 비인간, 실재와 상상이 뒤엉킨 이야기를 거미줄처럼 엮어낸다. 정주원은 반복적이고 꿈틀거리는 붓질로 형태를 재구성하며 회화가 여전히 현실의 감각을 잇는 매개물로 존재할 수 있는지를 질문한다. 공통점이라면 즉흥적인 붓질을 통해 형상과 비형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화면을 그려낸다는 것이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회화 작품은 특정한 대상이나 명확한 서사를 제시하지 않는다. 붓질은 점과 선, 면 사이를 오가며 풍경처럼 보였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가령 물결로 보이던 형상이 배의 돛으로 읽히거나 구멍처럼 보이던 이미지가 상처로 전환되는 식이다. 전시 제목 역시 두 작가가 획을 다루는 방식을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획은 세포처럼 증식해 나가기도 하고 유령처럼 붙잡히지 않는 상태로 머물기도 한다. 이러한 획의 불안정한 움직임은 현실이 하나의 모습으로만 존재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기간 ~2월 28일 장소 갤러리에스피
평창송어축제
‘겨울이 더 즐거운 송어나라, 평창’을 주제로 송어 낚시는 물론 전시·문화·휴식 콘텐츠까지 아우르며 ‘겨울 종합 놀이터’로 거듭났다. 대표 콘텐츠인 송어 잡기는 얼음낚시, 텐트낚시, 실내낚시, 맨손 잡기 등으로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기간 ~2월 9일
장소 강원 평창군 진부면 오대천 평창송어축제장
포천백운계곡 동장군축제
눈꽃과 얼음으로 덮인 환상의 겨울정원,
포천백운계곡의 대표 축제가 돌아왔다.
‘하얀 설렘의 시작’을 주제로 얼음트리와 눈썰매, 얼음낚시, 이글루 체험,
먹거리 장터 등 10여 개의 체험·관람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기간 ~2월 22일
장소 경기 포천시 이동면 포화로 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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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긴밤
버려진 알에서 태어나 이름조차 없는 ‘펭귄’과 세상에 단 하나 남은 흰바위코뿔소 ‘노든’이 서로의 상처를 보듬으며 바다로 향한다. 어린이극이지만 2025년 초연 당시 어른 관객의 눈물까지 자아내 ‘오열극’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기간 ~3월 29일
장소 링크아트센터드림
작품 위의 미술관
‘소장품이 곧 미술관을 이룬다’는 취지로 2022년부터 3년간 수집한 작품을 소개한다. 2022년에는 장르의 다양성과 균형에 주력했고 2023년에는 지역 미술사 연구와 연계를 강화했다. 2024년에는 원로 작가와 유망 뉴미디어 작가의 작업을 조화롭게 편성했다.
기간 ~2월 18일
장소 대전시립미술관
Paper to Paper
회화와 설치, 영상 등 다양한 표현 방식이 공존하는 가운데 종이를 선택한 작가들의 작업에 주목한다. 국내외 작가들의 페이퍼 작품을 한자리에 모았다. 종이를 단순한 매개가 아닌 작품의 완성 지점으로 보여준다.
기간 2월 5~28일
장소 아뜰리에 아키

한글편지, 문안 아뢰옵고
서울역사박물관 개관 준비 때부터 시민들이 기증한 한글편지를 정리하고 연구해 한자리에 모았다. 한문 서신과 달리 구어적 표현이 자유로워 당시의 일상과 감정을 생생하게 전한다.
기간 ~3월 2일
장소 서울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B
휴민트
‘휴먼(Human)’과 ‘인텔리전스(Intelligence)’의 합성어인 ‘휴민트’는 사람을 통한 정보수집 활동을 뜻한다. 비밀도 진실도 차가운 얼음 바다에 수장되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서로 다른 목적을 지닌 인물들이 격돌하는 첩보 액션물이다.
개봉일 2월 11일
초속 5센티미터
어린 날의 추억에서 출발해 조금씩 다른 속도로 나아가는 두 인물의 사랑과 그리움을 담았다. ‘너의 이름은’, ‘스즈메의 문단속’으로 한국 관객에게도 잘 알려진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동명 애니메이션 원작을 실사화했다.
개봉일 2월 25일
이근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