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행정자치부 살기좋은 지역 기획팀

우리나라의 마을은 그동안 천편일률적인 외형 위주의 지역개발로 전국 어디를 가도 비슷비슷한 ‘붕어빵 마을’이 양산됐다. 도시는 급격한 인구 유입으로 과밀화돼 몸살을 앓고 있고, 농촌은 인구 급감과 고령화로 존립 기반마저 위협받고 있다. 이처럼 추락하고 있는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마을 단위 맞춤형 개발사업이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이다. 누구나 살고 싶어하는 ‘명품마을’을 만든다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사업의 중심은 행정자치부 균형발전지원본부 살기좋은지역기획팀이 자리잡고 있다. 이 팀(11명)은 지난해 7월 발족돼 채 1년도 지나지 않았지만 굵직한 성과를 올려 다른팀들로부터 부러움을 사고 있다.
문영훈 팀장은 “그간에는 성장지상주의로 개성과 특색이 없는 획일화된 마을이 만들어진 것이 사실”이라면서 “살기좋은 지역 만들기는 지역의 장점과 특색을 살려 차별화된 마을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문화예술마을로 꾸며진 경기 파주시 ‘헤이리 마을’이나 우수한 관광 자원을 확보하고 있는 부산 해운대 ‘달맞이 고개’, 풍부한 역사성을 갖춘 서울 관악구 ‘낙성대’처럼 장점을 특화해 나간다는 것이다. 이처럼 대상지역의 규모는 읍·면·동보다는 작고, 통·리보다는 큰 수준이다. 전국 230개 시·군·구에 속해 있는 읍·면·동은 3573개, 이보다 작은 범주인 통·리는 9만 2624개이다.
정부는 또 각 지역이 참고할 수 있도록 산업형·교육형·정보형·생태형·전통형·문화형·관광형·건강형·가족형 등 9개 기본모델을 개발했다. 각 지역은 기본모델을 지역별 실정에 맞게 보완한다. 예컨대 생태형 모델의 경우 수변경관형과 물순환형, 도보·자전거형 등으로 특화할 수 있다.
특히 살기좋은 지역만들기의 핵심은 상향식 개발방식에서 찾을 수 있다. 주민들이 직접 마을의 발전계획을 세운 뒤 중앙정부로부터 필요한 지원을 받게 된다.
같은 맥락에서 정부는 지난해 말 각 지방자치단체와 주민들이 스스로 세운 계획서를 접수했다. 계획서 제출 대상 140개 시·군 가운데 126곳이 동참했을 정도로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어 1·2차 심사를 거쳐 지난 2월 전북 남원시 ‘구름다리마을’과 전남 곡성군 ‘섬진강기차마을’ 등 모두 30곳이 대상지역으로 확정돼 올해부터 3년 동안 지원한다.

대상 시·군 90% 동참 … 전국서 호응
대상지역에 대한 정부의 지원방식도 기존 ‘공동분배’ 형식에서 정책패키지를 통한 ‘몰아주기식’으로 전환됐다. 정책패키지는 중앙·지방정부가 확보하고 있는 각종 지역개발·지원사업 예산 가운데 해당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예산을 하나로 묶어 지원하는 ‘원스톱’ 지원방식이다.
현재 정책패키지로 지원 가능한 지역개발·지역지원사업으로, 행자부와 환경부 등 8개 부처 120개 사업을 확보했다. 총 예산 규모만 연간 1조 원이 넘는다. 여기에 개발계획을 세우기 위한 설계비 등으로 20억 원의 재정인센티브도 별도로 지급된다. 아울러 정부는 대상지역을 ‘살기좋은 지역특구’로 지정, 각종 규제도 완화해줄 방침이다.
살기좋은지역기획팀이 살기좋은 지역만들기 사업에만 ‘올인’하는 것은 아니다. 주민들끼리 뜻을 모아 마을의 환경이나 이미지를 바꿔나가는 ‘참 살기좋은 마을가꾸기’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 역시 정부는 마을 가꾸기에 필요한 예산만 지원하고, 계획 수립과 실천은 모두 주민들의 몫이다.
예컨대 가로등이 부족해 밤길이 무섭다고 느끼는 동네는 주변 환경을 고려한 가로등 설치 계획을 마련하면 된다. 늘어나는 빈집 때문에 고민하는 농촌이라면 빈집 철거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올해 초부터 시작된 이 사업에는 이미 전국 230개 시·군·구 가운데 70%에 육박하는 157곳이 참여하고 있다. 참여율이 저조한 서울·대구·부산 등 대도시권을 제외할 경우 사실상 거의 모든 지역이 동참하고 있다. 지자체별로 대상지역 10곳을 선정하는 만큼, 전국 2000개 안팎의 마을에서 소규모 마을 가꾸기가 동시에 추진되는 셈이다. 중앙정부도 이 같은 열기를 반영, 오는 11월 각 마을별 추진 상황을 평가해 우수 지역에 대해서는 특별교부세로 재정인센티브를 부여한다는 계획이다.
문 팀장은 “주민들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정부 정책에 반영되고, 주민간 협의과정에서 지역공동체 의식이 살아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와 함께 5월까지 전국 230개 기초자치단체별로 살기 좋은 정도를 비교·평가할 수 있는 ‘삶의 질 측정지표’도 개발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각 시·군·구별 기초 인프라와 생활서비스 등 객관적 지표는 물론 해당 지역 주민들이 느끼는 만족도 등 주관적 지표도 포함된다. 지역별 측정 결과는 올 하반기 발표된다.
이 밖에 아름다운 자연경관 등 지역자원도 데이터베이스(DB)로 구축된다. DB는 오는 11월 문을 여는 ‘살기 좋은 지역만들기 종합포털 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
글 장세훈 기자(서울신문 공공정책부) 사진 한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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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