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2026년 경제성장률 목표를 2.0%로 제시했다. 성장 패러다임을 대전환해 잠재성장률 반등과 양극화 극복을 동시에 달성하고 국가가 성장하는 만큼 국민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경제대도약’을 실현하겠다는 구상이다.
재정경제부는 1월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2026년 기획예산처 분리 이후 출범한 재경부가 처음으로 내놓은 중장기 경제 청사진이다.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은 브리핑에서 “반드시 성장전략 과제를 달성해 2% 성장을 이루겠다는 정책 의지”라며 “지난해에는 경제회복에 주력했다면 올해는 경제대도약을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전략은 ‘대한민국 경제대도약 원년’을 주제로 ‘광복 100주년, 2045’라는 장기 비전도 함께 담았다. 정부는 ▲거시경제 적극 관리 ▲잠재성장률 반등 ▲국민균형성장 및 양극화 극복 ▲대도약 기반 강화 등 4대 정책방향을 중심으로 15대 정책과제, 50개 세부과제를 제시했다.

내수 살리고 수출 지원하고
무역보험 역대 최대 275조 공급
거시경제 적극 관리는 경기를 부양하고 물가안정 속에서 외환·부동산·금융시장 내 잠재된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의미다. 정부는 2026년 총지출을 전년보다 8.1%(727조 9000억 원) 늘린 적극재정과 공공기관 투자 70조 원, 정책금융 633조 8000억 원 공급을 통해 경기 활성화에 나선다. 여기에 연간 4조 4000억 원 규모의 민간투자 집행과 1000억 원 규모 BTL 특별인프라펀드 신설 등 민간투자 활성화 방안도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는 소비·투자·수출 등 실물경제 부문별 활성화 대책을 함께 추진한다. 내수 진작을 위해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5%→3.5%, 최대 100만 원)를 6월 말까지 연장하고 내연기관 차량을 팔고 전기차를 구매하면 1월부터 보조금 외 최대 100만 원의 전환지원금을 추가 지급한다. ‘코리아 그랜드 페스티벌’을 지방과 대기업, 외국인, 온·온프라인으로 확대하고 상반기에는 소상공인 특화 동행축제를 추가 개최해 소비 회복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투자 확대를 위해서는 중소·중견기업 시설투자자금을 1조 원 늘리는 등 시설투자자금을 역대 최대인 54조 4000억 원까지 확대한다.
수출 부문에서는 무역보험을 역대 최대인 275조 원 규모로 공급하고 수출바우처는 2363억 원에서 3525억 원으로 늘린다. 기업당 최대 1000만 원을 지원하는 온라인 수출 바우처도 새로 도입한다. 환율 변동에 따른 부담을 줄이기 위해 5대 시중은행의 선물환수수료 인하 지원 대상을 2500개사에서 1만 4500개사로 확대하고 수출 중소·중견기업 환변동보험도 1조 원에서 1조 2000억 원으로 늘린다. 비관세장벽 대응을 위해 사전 정보 제공부터 사후 검증 대응까지 전주기 관리·지원체계도 구축한다.
생활물가·생계비 경감 총력
부처별 물가안정 책임관 지정
생활물가 안정과 생계비 경감에도 총력을 기울인다. 부처별 차관급 물가안정 책임관을 지정하고 격주로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어 농축산물·가공식품, 지방 공공요금, 초·중·고 학원비 등 물가 상황을 밀착 점검한다. 먹거리 등 생활물가에 대해서는 수급관리와 할인지원, 할당관세 등 다양한 정책 수단을 활용하고 유통구조 개선과 경쟁 촉진, 생산성 제고 같은 중장기 대책도 병행한다. 대학생과 산업단지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천원의 아침밥’ 확대, 중소기업 직장인 점심값 20% 지원, 만 65세 이상 K-패스 환급률 인상, 요양병원 중증환자 간병비 건강보험 적용, 취약계층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지원 등도 추진한다.
정부는 외환시장 변동성과 구조적 수급 불균형에 대한 관리도 강화한다. 수출기업과 금융회사, 국민연금 등 주요 외환 수급 주체별 환전과 해외 투자 현황을 점검한다. 외화 유동성 스트레스 테스트에 대한 패널티를 한시적으로 유예하고 외국계 은행 국내 법인의 선물환포지션 규제 비율을 200%로 완화한다. 해외주식 매각 후 국내주식에 투자할 경우 양도소득세를 1년간 한시 감면하는 등 세제 지원도 도입한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주택공급 가속화와 수급관리를 통해 안정을 도모한다. 수도권 공공택지에서 3기 신도시를 포함해 총 5만 가구를 착공하고 서울 고덕강일·경기 고양창릉 등에서 2만 9000가구를 분양한다. 도심에서는 정비사업 제도를 종합 개편하고 청년과 1인 가구를 위한 모듈러 공공주택 공급도 확대한다. 지방 주택시장은 수요 확충 3종 패키지를 통해 미분양 해소와 거래 활성화를 유도한다.
전세사기 방지를 위해 특별법을 개정하고 전세금 반환보증 요건을 단계적으로 강화한다. 임차인 보증금 보호를 위해 사전적 보증금 보호 방식인 ‘전세 신탁’ 제도도 도입한다. 등록임대사업자가 원하는 경우 보증금의 일부를 보증기관에 맡기는 방식이다. 해당 기관이 이를 운용하고 수익은 임대인과 공유하는 방식이다.

성장동력을 다각화하라!
방산·바이오·K-컬처 육성
정부는 잠재성장률 반등을 위한 성장동력 확충과 다각화에도 나선다. ‘반도체+α’ 전략으로 반도체 제조와 팹리스를 아우르는 K-반도체 세계 2강 도약을 추진한다. 대통령 소속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기본계획(2027~2031)을 4분기까지 수립한다.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반도체 분야에 4조 2000억 원을 지원하고 반도체 클러스터와 인프라 조성에는 인·허가 타임아웃제를 적용한다.
방산·바이오·K-컬처 등 신성장 분야도 함께 육성한다. 방산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유럽연합(EU) 등 다자기구와의 협력 채널을 확대해 유럽 조달시장 진입을 지원하고 방산 스타트업 챌린지와 군 장병 대상 AI 전문 교육 확대 등을 통해 인력과 생태계를 강화한다. 바이오는 국무총리 소속 국가바이오혁신위원회를 출범해 정책 로드맵을 마련하고 의료 제품 인·허가 심사기간 단축과 임상시험·자료제출 간소화 등을 통해 신약 개발과 글로벌 진출을 뒷받침한다.
전 산업의 AI 대전환도 본격화한다. 정부는 국가AI컴퓨팅센터 구축을 위한 민·관 합작 SPC를 신속히 설립해 연내 착공하고 정부 활용분 첨단 GPU 1만 장을 산·학·연과 국가 AI프로젝트 등에 배분한다. 로봇·자동차·선박·가전·드론·팩토리·반도체 등 7개 선도 분야를 중심으로 피지컬 AI 확산에도 힘을 싣는다. 예를 들면 AI 선박 분야에서는 자율운항선박 기본계획 수립과 동시에 AI 완전 자율운항선박 기술 개발에 착수한다. 고용·납세·신약심사 등 수요가 높은 서비스부터 공공 AX(인공지능 전환)를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온실가스 감축과 재생에너지 공급 확대를 통한 녹색 대전환(GX)도 이어진다. 이와 함께 초혁신경제 15대 선도프로젝트 성과 가시화, R&D 투자 확대, 국가난제 해결 임무중심·도전형 R&D 고도화, 디지털자산 제도화 등을 통해 초혁신경제를 구현한다. 아울러 상반기 중 ‘경제대도약 액션플랜’을 마련하고 중장기 대응 전략으로 기획처 주관 ‘미래비전 2050’(가칭)도 수립할 계획이다.
잠재성장률 반등을 위한 또 다른 과제로는 전략적 글로벌 경제 협력, 생산적 금융, 인적자본 극대화가 제시됐다. 정부는 대미 투자를 미국 시장 진출과 협력, 산업 역량 강화의 기회로 활용하고 국가 간 수주 경쟁이 심화되는 분야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지원해 통상 환경 변화에 대응한다. 핵심광물 확보와 수출통제 대응 역량을 강화해 경제안보를 뒷받침한다. 공정한 시장질서를 확립해 ‘코리아 프리미엄’을 실현하며 외국인의 원화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등 국내주식 장기투자를 촉진하고 국경 간 원화 지급결제와 역외 원화금융 등 수요 확대를 위한 원화 국제화 로드맵도 마련한다.

5극 3특 지방주도성장
K-컬처가 이끄는 성장
국민 균형성장과 양극화 극복을 위해서는 지방주도성장, 모두의 성장, 안전이 기본인 지속 가능한 성장, 문화가 이끄는 매력적인 성장을 추진한다. 지방주도성장의 핵심은 수도권 1극 체제를 ‘5극 3특 체제’로 대전환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5극 3특 성장엔진’ 선정과 성장엔진 특별보조금 도입, 성장엔진과 연계한 메가특구 도입을 제시했다. 지방 성장잠재력 제고를 위해서는 지방 AX 가속화, RE100 산단 조성 등 지방 인프라 확충, 지역전략산업 중심의 지방대학 혁신 등을 추진한다.
모두의 성장 과제에서는 대·중소기업 상생 전략 마련, 중소기업 글로벌 진출 지원체계 정비, 납품대금 연동제 확대, 하도급법 위반 과징금 상향 등 불공정거래 개선책을 제시했다. 벤처·창업 지원 확대와 재도전 생태계 구축, 소상공인 ‘생활형 R&D 추진’, 청년 고용·자산형성·생계비 경감 및 금융지원 강화, 중·고령층 노후소득 보강 등도 포함됐다.
산업안전관리 강화로 안전한 산업현장 만들기에도 나선다. 산재예방 재정지원을 늘리고 안전설비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확대하며 발주·입찰·계약·시공 전 과정에서 안전투자 지원을 강화한다. 안전·보건 조치 위반으로 사망 사고가 다수·반복 발생할 경우 영업이익의 5%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하고 안전관리 의무 위반으로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 건설사에 영업정지 또는 매출액의 3%(상한 1000억 원)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한다.
문화 분야에서는 K-컬처를 핵심 성장 산업으로 육성하고 K-관광 3000만 명 조기 달성을 추진하는 것이 골자다. 인디게임 제작 지원과 K-푸드·K-뷰티 해외 진출 확대, 한중 협력 채널을 활용한 콘텐츠 수출 지원을 병행한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을 중심으로 ‘K-지역관광 토탈패키지’를 추진해 관광권 단위로 통합 육성한다.
신산업 규제 개혁, 재정 구조 혁신
한국형 국부펀드 설립 추진
정부는 규제개혁과 국부 창출, 재정·조달·공공부문 구조혁신을 통해 경제대도약의 제도적 기반을 다진다. 첨단산업에 대한 규제를 개선하고 기업 투자·성장을 가로막는 기업규모별 규제를 전면 재검토한다. 또 기업의 중대한 위법행위에 대한 실질적인 억제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과징금·손해배상책임 등 금전적 책임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경제형벌을 합리화한다.
국부 창출을 위해 한국형 국부펀드 설립을 추진한다. 정부 출자주식과 물납주식 등을 활용해 초기 자본금을 20조 원 규모로 조성하고 국부의 관리·운용·투자를 전담하는 기구 설치를 포함한 법적 기반을 마련한다. 국유재산은 헐값·특혜 매각을 차단하고 매각 이전에 장기 대부나 개발 등 활용 가능성을 우선 검토해 자산 가치를 높인다.
재정은 AX·GX 등 핵심 과제에 관계부처 협업을 강화하고 유사·중복 사업을 정비하는 등 성과 중심으로 운용한다. 조달 분야에서는 2030년까지 혁신제품 공공구매 목표를 연 1조 원에서 3조 원으로 대폭 상향하고 저가입찰 방지와 공정계약 관리체계 구축을 통해 조달행정을 혁신한다.
이근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