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가습기살균제 참사 방지를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했다. 화학제품의 제조부터 소비자 사용까지 모든 단계에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내용이 중심이다. 중소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 규제도 합리적으로 정리했다. 국민의 정책 체감도를 높이기 위한 국정홍보 또한 강화한다.
정부는 1월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민석 국무총리 주재로 ‘제9회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주요 정책 현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선 ▲생활화학제품·살생물제 관리 종합계획 ▲중소기업 현장 규제 애로 해소 및 인증규제 합리화 방안 ▲국정홍보 추진전략 ▲K-산업 여건 및 전망 등 네 가지 안건이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정부는 이날 ‘제2차 생활화학제품·살생물제 관리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제조부터 유통, 사용 등 전(全) 단계에 대한 관리체계 완성을 목표로 한 향후 5년간의 중장기 계획이다. 이번 계획은 ‘생활화학제품 및 살생물제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제2의 가습기살균제 참사 재발 방지를 위해 마련됐다.
정부는 안전성이 확인된 물질·제품만 제조·유통될 수 있도록 모든 살생물 물질·제품은 안전성과 효과를 사전에 검증(승인평가)하고 안전관리 대상 생활화학제품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관리하기로 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24시간 온라인 유통 감시체계와 오용 피해 예방을 위한 e-라벨 제품표시 도입, 연령별 맞춤형 체험교육·홍보도 추진한다. 제품 피해정보 수집·분석을 강화해 위해·불법제품에 대한 조기 대응체계를 마련한다. 김 총리는 “안전과 건강은 가장 중요한 정책과제”라며 “생활 속 화학제품 관리에 있어서는 사고 예방은 물론 사후 대응까지 한 치의 빈틈도 있어선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소기업 애로 해결하고 인증 규제 합리화
정부는 중소기업 현장 규제 애로 해소 및 인증 규제 합리화 방안도 발표했다. 기업 현장의 규제 애로 건의사항을 검토해 3대 분야 총 79건의 과제를 우선 개선하기로 한 것이다. 우선 개선 대상 과제는 ▲주택에서도 온라인 동물용 의료기기 판매업 창업을 허용하는 내용 등을 포함한 창업벤처·신산업 분야 21건 ▲공장 부대시설로 전기·소방 공사업 사무실 개설 허용 등 기업이 고질적으로 개선을 호소한 규제 28건 ▲조달 입찰 참가자격 심사의 재신청 기간을 3개월에서 2개월로 단축하는 방안 등 행정규칙 규제 30건 등이다.
기업들의 부담을 줄이고 기술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2025년에 검토한 총 79개의 정부 인증제도 가운데 67개 제도(85%)에 대한 정비방안도 마련했다. 구체적으로 23개 제도는 폐지하고 1개 제도는 통합, 43개 제도는 개선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기업들의 활력을 제고하는 데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정운영 투명성·국정홍보 강화
정부는 새 정부 출범 이듬해인 올해 확실한 성과를 만들어내고 국민이 이를 체감하는 해로 만들기 위한 시점이라 판단했다. 이에 따라 정책 수립 및 집행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그 결과를 국민 눈높이에서 충실히 전달하기 위한 홍보 방안을 마련했다.
먼저 정책결정 과정에 대한 생중계를 확대해 국정운영의 투명성을 높인다. 정책 수혜자별 맞춤형 콘텐츠를 통해 국민 체감도를 향상하는 한편 디지털 채널과 인플루언서 협업 등 다양한 소통 방식도 적극 활용한다. 타운홀 미팅, 현장 방문 등 국민 참여를 확대하고 AI 기반 홍보·여론 분석 도입과 정책 담당자 대상 정책 홍보 교육 강화를 통해 범정부 홍보 체계를 강화한다. 김 총리는 “정책의 완성은 홍보”라며 관계부처에 “홍보를 국정운영의 핵심 기능으로 인식하고 국정홍보의 수준을 한 단계 높여 달라”고 당부했다.
참석자들은 K-산업 여건 및 전망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2025년 우리나라는 사상 최초로 수출 7000억 달러를 달성했지만 반도체 중심의 수출 구조 심화, 과거 주력 산업인 철강과 석유화학 분야의 부진 등 위험 요소도 새롭게 떠올라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ABCDE(AI, Bio, Content&Culture, Defense, Energy)’로 일컫는 새로운 핵심 산업 분야를 대상으로 분야별 현주소를 진단하고 정부 차원의 지원 방안과 전략을 토론했다.
김 총리는 “오늘 회의가 국민들께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의 출발점이 되도록 실천과 성과로 답하겠다”며 관계부처에 성과 창출을 위한 책임 있는 자세를 강조했다.
고유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