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일동 땅꺼짐 사고 조사 결과 발표
노후 하수관 누수 등으로 지반 약해져
지반조사 기준 강화 등 대책 수립
지난 3월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서 발생한 땅꺼짐(싱크홀) 사고는 지하수위 저하와 노후 하수관의 장기 누수로 인한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는 재발 방지를 위해 설계·시공 관리 강화, 지하안전평가 보완 등의 대책을 수립했다.
국토교통부 중앙지하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는 12월 3일 사고조사 결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해당 사고는 지난 3월 24일 지하철 9호선 연장 사업 1공구 터널 굴착 공사 구간에서 벌어졌다. 이로 인해 두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조위는 그간의 사고조사 결과를 토대로 설계·시공 단계에서 확인하지 못한 지반구조가 지하수위 저하와 하수관 누수로 약해졌고 그 결과 설계하중을 초과하는 외력이 터널에 작용해 터널 붕괴와 땅꺼짐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사조위는 사고지점 인근에서 발견된 세 개의 불연속면이 교차하며 형성된 쐐기형 블록이 사고에 결정적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사고지점은 과거 세종-포천 고속도로 13공구 터널 공사로 지하수위가 낮아져 지반 내 응력(물체가 외부의 힘에 저항해 원형을 지키려는 힘) 분포가 변화됐고 인근의 노후 하수관 관리 미흡으로 지속적인 누수가 발생해 지반도 연약해진 상태였다. 해당 시설물을 대상으로는 2022년 실태조사가 이뤄졌으나 균열·이음부 단차 등에 대한 보수 조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조위는 재발 방지 대책으로 지반조사 간격 축소, 지하수위 저하 관련 조치요령 개선, 굴착 공사 인근 노후 하수관 교체, 터널 내 지하수 성분조사 및 관련기관 협의체 구성 등을 국토부에 제안했다.
국토부는 이를 바탕으로 도심지 비개착(땅을 파지 않고 지하에 시설물을 설치·보수하는 공법) 터널 공사의 지반조사 기준을 새로 만들고 도심지의 심층풍화대(지하 깊은 곳에 위치한 지반이 약해진 부분) 구간 터널 공사 시 지반조사 간격을 50m 이내로 권고하는 등 기준을 강화했다. 지하수위의 급격한 변화를 막기 위한 관련 매뉴얼과 지하시설물관리자가 지반침하 위험도에 따라 소관 지하시설물 인근의 지반탐사 주기를 단축해 실시하도록 하는 ‘지하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 시행규칙’ 개정도 추진한다.
사조위는 조사의 공정성과 객관성 확보를 위해 서울 지하철 9호선 공사의 발주청·시공사 등과 이해관계가 없는 분야별 민간 전문가 12명으로 구성됐다.
고유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