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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고 정치와 경제, 민간 분야 등에서 실질적이고 포괄적인 양국 협력을 이끌어갈 ‘한·브라질 4개년 행동계획’을 채택했다.
이 대통령은 2월 23일 청와대에서 국빈 방한한 룰라 브라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룰라 대통령은 이 대통령이 청와대 집무실로 복귀한 이후 청와대에서 맞이한 첫 국빈이다. 브라질 정상의 국빈 방한은 2005년 이후 21년 만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이후 열린 공동언론발표에서 “오늘은 양국 관계의 새로운 도약을 만들어낸 역사적인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과 브라질은 지구 반대편에 있다는 지리적 한계를 뛰어넘어 상호보완적 경제 구조를 바탕으로 긴밀하게 협력해왔다”면서 “양국 간 교역액은 꾸준히 증가해 최근 5년간 매년 100억 달러를 상회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우주, 바이오·제약, 문화 산업 같은 미래 유망 분야로 양국의 협력이 점차 확장돼 가고 있다”며 “이러한 굳건한 협력 관계를 토대로 저와 룰라 대통령은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는 1959년 수교 이후 67년 만이다. 그러면서 “오늘 채택된 ‘한·브라질 4개년 행동계획’은 정치, 경제, 실질 협력, 민간 교류 등 포괄적 분야에서 양국 관계를 이끌어갈 로드맵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룰라 대통령도 “오늘 우리는 브라질과 대한민국 간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고 향후 구체적 이니셔티브를 담은 행동계획을 출범했다”며 “교류와 협력의 제도적 기반을 더욱 확대함으로써 우리를 이어온 인적 연대의 유대감을 한층 공고히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과 “양국 간 호혜적 경제 협력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했다”면서 “브라질은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MERCOSUR)의 중요한 일원이다. 저는 한국과 남미공동시장 간 무역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을 조속히 재개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설명했고 룰라 대통령도 무역협정 체결이 긴요한 과제라는 점에 깊이 공감했다”고 말했다. 메르코수르는 브라질·아르헨티나·파라과이·우루과이 등이 속한 남미 최대의 경제 공동체다. 그러면서 “정상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돌파구를 마련해 가자는 점에도 뜻을 함께 모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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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보건·농업 등 분야 10개 MOU 체결
한·브라질 양국은 이날 정상회담을 계기로 10건의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통상·생산 통합 협약 MOU를 통해 핵심광물과 무역·투자, 산업·기술 협력 촉진을 목표로 외교, 산업·통상, 농업 분야 고위급 대화 채널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중소기업 협력 MOU’ 체결은 대기업 중심으로 이뤄지던 양국 간 무역과 투자를 중소기업까지 확산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보건 분야 규제협력 MOU’를 통해 최근 브라질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K-화장품이 더 많은 브라질 국민의 사랑을 받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농업 분야에서는 3건의 MOU를 체결했다. 이 대통령은 “농업 대국이자 선진 농업기술 보유국인 브라질과의 협력은 대한민국 식량안보를 위해 매우 중요한 과제”라며 “이번 MOU 체결을 통해 차세대 농업기술 협력을 강화하고 양국의 농촌 경제가 호혜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우주, 방산, 항공 등 미래산업 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브라질 알칸타라 우주센터에서 대한민국 최초의 상업발사체 한빛-나노의 발사를 시도했던 일은 양국 간 우주 협력의 중요한 자산”이라며 “머지않은 미래에 발사에 꼭 성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어 “브라질 수송기 제조에 우리 부품 기업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공급망 협력이 진행 중이다. 앞으로 양국의 협력은 차세대 민항기 공동개발 등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을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오랜 우방이자 글로벌 사우스 지역의 리더로서 양국이 글로벌 정세와 지역 현안에 관해서 긴밀히 논의하기로 했다”며 “우리 두 정상은 한반도의 평화가 동북아 평화를 넘어 전 세계 평화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공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남북 간 대화협력을 재개하고 평화공존과 공동성장의 미래를 열어낼 확고한 의지가 있음을 룰라 대통령께 충분히 설명했다”며 “양국이 한반도 평화를 넘어 세계적 평화의 가치를 함께 수호해 나갈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양국 정상은 양국 국민 간 우호관계를 다지기 위해 브라질 내 한국어 보급, 양국 유학생 교류를 늘려가기로 했다. 양국 영화산업의 탄탄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영화·영상 공동제작 등 콘텐츠 분야의 교류도 추진한다.
이 대통령은 “무엇보다 오늘 정상회담은 더 나은 국민의 삶을 만들기 위한 양국 공통의 비전과 과제를 공유했다는 점에서 참으로 뜻깊은 자리였다”며 “룰라 대통령은 빈곤 퇴치와 경제발전이 동시에 가능하다는 포용적 성장의 중요한 롤모델을 제시했고, 성공한 분”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의 혜택을 모두가 함께 누리는 AI 기본사회의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복지와 경제의 시너지를 창출할 정책에 대해 양국이 공동으로 연구할 것을 제안했다”며 “양국이 정책 연구 분야에서의 공조와 교류를 늘려나갈 수 있도록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강정미 기자

청와대 복귀 후 첫 국빈 극진 대접
‘소년공’ 동지와 브로맨스 외교
만찬 후 ‘치맥 회동’도
“빨리 만나고 싶습니다. 나의 영원한 동지 룰라 대통령님, 환영합니다.”
2월 23일 이른 아침, 이재명 대통령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누리소통망(SNS)에 환영 메시지를 올렸다.
이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은 소년노동자 출신으로 민주주의가 사회·경제 발전에 가장 유용한 도구임을 온몸으로 증명했다”며 “민주주의 파괴와 함께 형극의 길을 잠시 걸었으나 위대한 브라질 국민과 함께 강건하게 부활해 이제는 브라질을 부활시키고 있다”고 했다. 이어 “삶과 정치에서 한발 앞서간 대통령님의 길이 나의 인생 역정과 너무도 닮았다”며 “세계 민주주의 역사에서 길이 남을 룰라 대통령님의 삶과 투쟁, 성취를 응원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포르투갈어와 한국어를 함께 사용해 소년공 출신의 정치인으로서 교감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청와대 대정원에 미리 나와 룰라 대통령을 맞이했다. 이 대통령은 남색 코트에 금색 넥타이를 착용했고 김 여사는 초록색 고름을 단 파란색 저고리와 옅은 노란색 치마 한복을 입었다. 청와대는 브라질 국기 상징색인 노란색과 초록색을 반영해 특별히 준비한 복장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에 도착한 룰라 대통령이 검은색 차량에서 내리자 이 대통령은 웃으며 양팔을 벌려 포옹하며 뜨겁게 환영했다. 두 정상은 5초가량 서로의 어깨를 두드리며 친밀감을 드러냈다. 두 정상의 만남은 2025년 6월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같은 해 11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양자 회동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룰라 대통령의 환영식에는 취타대 70여 명을 포함한 전통의장대 280여 명, 어린이 환영단 25명이 참여해 성대하게 이뤄졌다. 청와대는 2017년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빈 방한 때와 같은 규모라고 설명했다.
저녁에는 상춘재에서 국빈 만찬이 열렸다. 국빈 만찬에선 넷플릭스 예능 프로그램 ‘흑백요리사 2’ 출연으로 화제를 모은 유용욱 셰프가 브라질의 소고기 꼬치 요리인 슈하스코 바비큐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갈비 바비큐를 제공했다. 유명 재즈밴드인 웅산밴드가 브라질의 보사노바 음악을 연주하고 어린이합창단은 봉제공장 여공들의 회한을 담은 민중가요 ‘사계’를 불렀다.
두 정상은 만찬에서 건배를 제의할 때 한국어 ‘건배’와 포르투갈어 ‘사우지(Saúde·건강)’를 함께 외쳤다. 건배주로는 브라질 국민 주류인 ‘카샤사’를 활용한 칵테일이 올랐다. 이 대통령은 “평소에 참으로 존경해왔던 지도자이자 저의 친구, 동지, 아미고(amigo)인 룰라 대통령님과 함께할 수 있어서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정치의 길에 들어선 이후 저와 룰라 대통령님의 정치적 여정, 그리고 인생 역정이 참 닮아 있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룰라 대통령님과 만난다고 하니 ‘소년공들의 만남’이라고 축하해주는 사람이 많았다”고도 했다.
룰라 대통령은 “이 대통령의 인생 경로를 알고 나서부터 우리가 형제처럼 느껴진다”며 “우리는 아주 가난한 가정에서 자랐고 일찍부터 일을 했으며 당시 겪은 노동 상처의 자국을 몸에 지니고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소년공으로 일할 때 프레스에 왼쪽 팔뚝이 눌리는 사고를 당했고 룰라 대통령도 19세에 금속공장에서 일하다 왼손 새끼손가락이 잘려 나가는 사고를 당했다.
이 대통령과 룰라 대통령 내외는 만찬에 이어 청와대 상춘재에서 브라질산 닭고기로 만든 한국 치킨, 브라질 닭요리, 생맥주로 ‘치맥 회동’도 가졌다. 친교 일정 말미에는 룰라 대통령이 좋아하는 시인 카를루스 드루몽 드 안드라지의 시 ‘손을 맞잡고’를 낭독하는 공연도 열렸다.
이 대통령은 올해 81세인 룰라 대통령에게 무병장수를 상징하는 ‘호작도(호랑이와 까치 그림)’를 선물했다. 룰라 대통령이 노동운동가 출신이자 축구광이라는 점을 고려해 ‘전태일 평전’과 한국 축구 국가대표 유니폼을 선물로 준비했다. 또한 룰라 대통령이 2025년 공개 연설에서 “내가 잘생겨진 이유도 한국산 화장품 덕분”이라고 언급한 점을 고려해 한국 화장품을 함께 선물했다. 룰라 대통령의 부인 잔자 룰라 다 시우바 여사에게는 이름이 각인된 삼성 휴대폰과 미용기기, 한복 망토, 반려견용 갓 등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