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국 정상·외신 반응
이재명 대통령이 제21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미국, 일본, 인도 등 세계 각국은 이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하며 한국과의 관계 강화 의지를 밝혔다. 워싱턴 포스트, AP, BBC 등 외신들은 이번 선거 결과를 분석하는 한편 이재명정부의 향후 행보를 다각도로 전망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6월 4일 미국 정부를 대표해 발표한 첫 공식 성명에서 “우리는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한다”며 “미국과 한국은 상호방위조약과 깊은 경제 관계에 기반을 둔 동맹에 대한 철통 같은 약속을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역내 안보를 강화하고 경제적 회복력을 높이며 우리가 공유하는 민주주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 한·미·일 3자 협력을 계속해서 심화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직을 겸하고 있다.
또 백악관은 대통령 당선과 관련한 국내 각 언론의 질의에 익명의 당국자 명의로 “한국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치렀다”는 평가를 전하면서 “미국은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에 대한 중국의 개입과 영향력을 우려하고 있고 여기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계 최초 미 상원의원인 앤디 김 역시 이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하며 “한미 간의 매우 중요한 협력 관계를 계속해 쌓아나가길 기대한다”며 “여러 세대를 거치며 성장한 이 동맹이 지금보다 더 중요한 적은 없었다” 강조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축전을 보내 이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한중은 서로에 중요한 이웃이자 협력 동반자 관계”라며 “수교 33년 이래로 두 나라는 이데올로기와 사회 제도의 차이를 뛰어넘으며 평온하고 건강한 관계 발전을 이뤘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의 관계 증진이 두 나라의 복지와 지역 평화, 안전과 번영 등에 긍정적으로 공헌했다”며 “양국의 관계 발전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역시 도쿄 총리관저에서 “이번 선거는 한국의 민주주의가 보여준 결과로 국민의 선택에 경의를 표한다”며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이시바 총리는 올해가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는 해임을 강조하며 “한국과 일본은 물론 한·미·일 3자 협력도 활발히 발전시켜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한일 정상회담과 관련해선 “가급적 조속히 열리는 게 좋을 것 같다”며 의지를 내보였다.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인 안토니우 코스타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한다”는 뜻을 전하며 “핵심 동맹국인 한국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이 더욱 강화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민주주의와 인권, 법치주의에 대한 공통된 약속을 공유하고 있고 세계무대에서 한국의 역할을 매우 높게 평가한다”고도 강조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도 같은 채널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한다”며 “한국과 인도가 서로 간의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확대·강화하기 위해 협력해나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베트남 국가 서열 1·2위인 또 럼 공산당 서기장과 르엉 끄엉 국가주석도 메시지를 내고 이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했다. 관영 라디오 ‘베트남의 소리’에 따르면 럼 서기장과 끄엉 주석은 축전을 보내 “이 대통령의 리더십과 전략적 비전을 바탕으로 한국이 지속적으로 더 큰 성공을 거두며 국제 위상을 강화할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베트남과 한국 국민의 이익, 세계 평화와 안정·협력·발전을 위해 양국이 서로의 관계를 더 실질적이고 효과적으로 증진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개월간의 정치적 혼란 마무리”
외신들은 앞다퉈 이 대통령의 당선을 ‘민주주의의 승리’라고 평가하며 외교·통상·안보 문제를 둘러싼 다각도의 전망을 내놨다.
AP를 비롯한 주요 외신은 6월 4일 새벽 이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되자 그의 이력을 소개하며 역사적·정치적 의미를 부여했다. AP는 “어려운 시절을 딛고 불평등과 부패에 맞서 싸우겠다고 다짐한 이 대통령의 당선으로 한국의 젊은 민주주의 역사상 가장 격동적인 장 하나가 막을 내렸다”고 평론했다. AFP는 “거의 30년 만에 최고 투표율을 기록한 이번 선거로 한국은 전 정권의 계엄 선포로 촉발된 수개월간의 정치적 혼란을 마무리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CNN은 “가난한 집안 출신의 공장 노동자가 인권 변호사가 된 뒤 정치에 입문했다”며 성남시 시장, 경기도지사, 국회의원 등 이 대통령의 삶을 소개했다. CNN은 이 대통령의 이력을 되짚는 과정에서 “계엄령 선포로 군 병력이 국회에 진입했을 당시 이 대통령은 병력을 뚫고 국회에 진입해 계엄 해제를 시도한 의원 가운데 한 명”이라는 내용도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대통령이 2024년 흉기 피습을 당한 후 정치에 복귀해 승리한 점을 짚으며 “이 대통령의 서사가 유권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고 분석했다. WSJ는 이 대통령이 미국과의 동맹을 강화하면서도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도 실용적으로 풀어나가겠다는 입장도 전했다.
NBC는 “한국 유권자들은 전 대통령의 소속 정당인 국민의힘을 향한 분노로 더 크게 움직였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 역시 “계엄령 선포 후 한국은 3명의 대통령 권한대행을 거치며 혼란을 겪었다”며 “이번 선거는 그런 혼란에 대한 반응”이라고 분석했다. 당면한 여러 현안과 관련해선 “이 대통령은 취임 즉시 난제를 마주하게 됐다”며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미국과의 관세협상에 착수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 대통령의 정당(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다수석을 차지하고 있어 수십 년 만에 가장 강력한 권한을 가진 대통령이 탄생했다”며 “이 대통령의 당선이 한국 정치에 오랜만에 안정을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와의 관세협상 과정에 대해선 이 대통령이 ‘전시체제’를 선언하고 대미 무역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이 대통령의 유년시절과 정치인으로서의 행보를 자세히 짚으면서도 이번 대선 결과가 한일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을 보였다. 아사히신문도 이 대통령이 전 정부보다 역사적 이슈에 원칙적인 접근을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면서도 이 대통령이 실용 전략에 초점을 둔 만큼 외교적 마찰을 피할 수도 있다는 분석을 함께 내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3년 만에 보수에서 진보로 정권이 교체됐다”며 이 대통령이 선거 과정에서 “분열을 치유하고 정치가 군대를 이용하지 않도록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아울러 “보수 진영의 단일화 실패가 이 대통령의 낙승을 더 굳혔다”고도 분석했다. 이재명 정부가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바로 집권하는 데 대해선 걱정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독일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 프랑스 르 피가로 등 유럽의 주요 언론도 대선 결과를 비중있게 전달하며 통합과 민주주의에 대한 확신이 차기 대통령의 중대 과제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고유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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