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계절관리제 2차 시행계획
배출가스저감장치(DPF)를 부착하지 않은 5등급 차량은 2차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기간인 2020년 12월부터 2021년 3월까지 수도권에서 운행할 수 없다.
정부는 11월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제4차 미세먼지특별대책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2차 시행계획’을 심의·의결했다. 또 2020년부터 지방자치단체별로도 지역 특성을 고려한 계절관리제 대책을 수립하기로 하면서 충남도지사와 경기도 평택시장에게 지자체별 계절관리제 시행계획을 보고받고 현장의 대응 상황을 점검했다.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는 매년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평상시보다 강화된 미세먼지 배출 저감 및 관리 조치를 시행해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을 완화하는 것으로 2019년 국가기후환경회의 국민정책제안에 따라 처음으로 도입·시행됐다. 2020년은 3월 31일 미세먼지특별법 개정·시행으로 계절관리제 추진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2020년 우리나라의 미세먼지는 ▲정부 대책의 누적적 효과 ▲중국의 미세먼지 농도 개선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사회활동 감소 ▲기상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1월부터 9월까지 평균 18㎍/㎥로 최근 3년 동기 대비 25% 감소해 양호한 상황이다.
하지만 겨울철 대기 정체 등 외부 여건의 변화에 따라 언제든 미세먼지 상황은 악화될 수 있고 초미세먼지 노출이 코로나19에 대한 저항력 약화를 불러온다는 점에서 국민건강 보호를 위한 미세먼지 대응은 한층 강화돼야 한다.
국가기후환경회의에서도 8월 국민정책참여단의 공론화 과정을 거쳐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제한 등 2019년보다 강화된 계절관리제를 시행할 것을 정부에 제안한 바 있다.
저공해 미조치 5등급차, 운행 제한
이날 회의에서 논의된 제2차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시행계획은 2019년보다 과학적 기반을 강화하고 실행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두고 ▲중앙정부의 부문별 배출저감대책 ▲지자체 세부시행계획 수립·이행 ▲국민 보호 ▲한·중협력 강화 등 4개 분야로 구성해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계절관리제 시행계획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계절관리기간 초미세먼지 생성물질 감축목표를 계량적으로 설정하고 수송·발전·산업·생활 부문별 배출저감대책을 강화해 추진한다. 수송 부문에서 전국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중 배출가스저감장치를 부착하지 않은 차에 대해 수도권에서 운행을 제한한다. 계절관리기간 중 오전 6시부터 밤 9시까지 전국 5등급 차량 중 저공해 미조치 차량이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을 운행하면 1일 1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주말과 휴일은 시행하지 않는다. 다만, 시·도별로 단속 예외 방안을 마련해 첫 시행에 따른 국민 불편·부담을 최소화하고 5등급 차량에 대한 저공해 조치를 적극적으로 유도할 계획이다.
항만에서 미세먼지 추가 감축을 위해서는 부산·인천·여수·광양·울산 등 5대 항만에서 시행 중인 선박 저속운행 프로그램 참여율을 2019년 31%에서 50%까지 늘리고 내항선박 연료유의 황 함유량 기준도 2021년 1월부터 최대 7배까지 강화(B-C유 기준, 3.5→0.5%)한다.
발전 부문에선 지난 1차 계절관리제와 같이 전력 수급의 안정성을 전제로 석탄발전 가동을 최대한 중지하고 가동이 중지되지 않는 발전소에 대해서는 최대 출력 80%의 상한 제약을 실시한다.
산업 부문에선 11월 중 전국 160개 이상의 대형 사업장과 협약을 체결, 사업장이 자발적으로 오염물질 배출을 감축할 수 있도록 하고 점검 주기를 완화하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드론(36→80대), 이동측정 차량(18→32대), 분광학 장비(3식, 신규), 무인 비행선(2대) 등 2019년보다 확충된 첨단감시 장비를 활용해 불법배출 집중 단속을 한다.
생활 부문에선 농촌지역에서 영농폐기물과 잔재물의 불법소각을 줄일 수 있도록 시·도별로 수거 처리계획을 세우도록 하고 시·군 마을 단위로 ‘일제 파쇄의 날’ 운영(200개 마을) 등을 통해 부산물을 처리할 수 있게 집중 지원한다.
초미세먼지 나쁨 일수 3~6일 저감 기대
정부는 계절관리제 시행으로 지난 3년간 12~3월 평균 기상과 동일한 상황일 경우 전국 초미세먼지 나쁨 일수는 3~6일, 평균 농도는 1.3~1.7㎍/㎥ 저감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최근 3년간 12~3월 평균 나쁨 일수는 33일,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29㎍/㎥였다.
이와 함께 현장 이행의 주체인 지자체가 자체적인 계절관리제 세부시행계획을 수립·이행함으로써 현장의 실행력을 높인다. 17개 시·도와 협의, 11월까지 시·도별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세부시행계획을 수립토록 하고 이행 상황을 공유하는 한편 우수 지자체에 대한 포상과 홍보 등을 할 계획이다.
아울러 시·도별 배출 특성 및 정책 여건 등을 고려, 지역별로 자체적으로 강화·차별화된 특화대책 추진도 병행한다. 여러 감축 조치에도 기상 상황 등 외부 여건의 변화에 따라 언제든지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국민건강 보호 조치를 강화한다.
어린이집·유치원·학교·노인요양시설 등 민감·취약계층 이용시설(약 7만 개소)은 11월까지 미세먼지 대응지침 이행 여부, 공기청정기 설치·관리 현황 등에 대한 전수 자체점검을 할 계획이다.
계절관리기간 한·중협력도 강화한다. 2019년 11월 체결한 ‘한·중 청천(晴天, 푸른 하늘) 계획’이라는 큰 틀의 협력체계 아래 한·중 환경장관회담(11월, 영상) 등 양국 간 저감정책 교류를 집중적으로 실시한다.
정부는 특히 계절관리기간 범부처 총괄점검팀을 중심으로 이행 실적을 점검하고 국민 소통을 확대할 계획이다. 우리 동네 대기정보 앱(에어코리아)과 연계해 계절관리기간 누적 농도 현황 등을 실시간으로 공개하고 부문·지역별 대책 추진현황도 주기적으로 알릴 방침이다.
또한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한 경우에는 ‘초미세먼지 위기관리 표준 매뉴얼’에 따라 위기경보 단계별 비상저감조치를 가동하는 등 국민건강 보호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계절관리제와 별도로 중장기적인 미세먼지 대책의 효과 제고를 위해 크게 4개의 개선 방향을 마련하고 관련 과제를 추진할 계획이다. 먼저 미세먼지 대책의 과학적 기반을 강화한다. 국가미세먼지정보센터와 전문가 협업으로 대기오염물질 배출 통계의 정확성을 높이고, 통계 산정기간도 현행 약 3년에서 2022년까지 2년으로 단축되도록 추진한다.
아울러 미세먼지 관리 종합계획(2020~2024년)의 대책별 감축량을 재검토하고 대책 내용도 보완할 예정이다. 미세먼지 대책의 실행력도 높여나간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계절관리제·비상저감조치·녹색교통지역·대기관리권역 등 4개의 제도로 시행 중인 노후경유차 운행제한제도를 정비해 국민 혼란은 최소화하면서 정책 효과는 극대화할 방침”이라며 “코로나19로 지친 국민에게 푸른 하늘을 지켜주겠다”고 밝혔다.
원낙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