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는 2014년부터 그린리모델링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까지 이 사업을 통해 1만 4355건의 노후 건축물이 녹색건축물로 탈바꿈했다. 2016년 9월부터 녹색건축인증 제도에 그린리모델링 평가 부문이 신설됐고, 올해 처음으로 녹색건축인증 그린 1등급을 받은 건축물이 탄생했다. 그린리모델링 사업을 통해 노후 건축물에서 친환경 건물로 새롭게 태어난 ‘베다니동산’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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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고속도로 곤지암IC를 빠져나오자 푸른 들판이 펼쳐졌다. 들판 사이로 난 비포장도로를 달리자 ‘베다니동산’이라고 적혀 있는 파란색 표지판이 보였다. 가파른 언덕길 위로 연결된 ‘베다니동산’에 들어섰다. 베다니동산은 중증장애인 21명이 생활하는 사회복지 시설이다. 입구에 들어서자 새로 건축한 듯한 벽돌 건물이 정면으로 보였다. 입구에서 ‘베다니동산’이라고 적힌 금색 글씨가 반겼고, 그 옆에 그린리모델링 인증마크가 새겨져 있었다. 그린리모델링 인증은 이전의 노후 건축물을 리모델링해 주거환경 개선과 에너지 절감을 동시에 달성한 녹색건축물로 전환하는 인증제도다. 국내 705만 동의 건축물 중 약 36% 이상의 건축물이 지어진 지 30년이 경과된 노후 건축물이다. 국토교통부는 노후 건축물이 에너지 비용이 과다하게 발생하고 주거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을 막기 위해 2014년부터 그린리모델링 사업을 시작했다. 그린리모델링 활성화에 따라 녹색건축물로 인증 받고자 하는 요구가 많아 지난 2016년 9월에 녹색건축인증 제도에 그린리모델링 평가 부문이 신설됐다. 심사기준은 그린리모델링 시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단열 강화, 에너지 및 수자원 절약 여부, 친환경 내장재 사용 등이다.
베다니동산의 40평 규모 실내는 4개의 생활실, 샤워실, 화장실, 부엌 등 총 7개의 방으로 이뤄져 있었다. 한 생활실 방문을 열고 들어서자 시원한 느낌의 녹색 벽면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친환경 페인트로 칠한 탓에 새집에서 나는 매캐한 냄새를 전혀 느낄 수가 없었다. 방에 배치된 서랍장 및 옷장 등도 모두 새것이었다. 특히 방 안의 이중창은 단열 및 소음 차단에 매우 효과적이었다.
친환경 공사로 새집증후군 차단
신현섭 베다니동산 사무국장은 “녹색리모델링 사업의 혜택을 받아 건물이 다시 태어났다”면서 “누런 벽지는 친환경 녹색 페인트로 다시 칠하고, 삐걱거리던 창틀은 튼튼한 이중창으로 바꾸었다”고 말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경기 광주시의 사회복지시설 ‘베다니동산’에 그린리모델링을 시행해 장애인들의 안전을 확보했다.
LH는 베다니동산에 녹색건축인증 그린리모델링 비주거 부문 최우수 등급인 ‘그린 1등급’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베다니동산은 건축물의 주거환경 개선과 에너지 절감은 말할 것도 없고 앞으로 5년간 최대 3%의 지방세(재산세) 감면 혜택도 받을 수 있게 됐다. 신현섭 사무국장은 “노후 건축물이라 그동안 관리비도 많이 들어갔고 옥상도 방수가 잘 되지 않는 등 문제가 많았다”면서 “장애인들이 생활하기에 최적화된 환경을 갖추게 돼서 정말 기쁘고, 특히 이곳에서 생활하는 장애인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신 사무국장을 따라 옥상으로 올라갔다. 옥상 바닥에 깔린 하얀 자갈돌이 햇빛에 반짝거렸다. 옥상 바닥에 방수 처리를 하고 그 위에 하얀 자갈을 깔아 미관상 깔끔한 효과는 물론 단열 효과까지 얻었다. 이곳에서 생활하는 신동교 씨는 “시설이 깨끗해지고 편리해져서 분위기도 밝아졌다”면서 “이곳은 집이나 다름없는 공간인데, 이제 쾌적한 환경에서 지낼 수 있게 돼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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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광주시 베다니 동산은 그린리모델링 사업을 통해 친환경 건물로 재탄생 했다. ⓒC영상미디어
에너지 소요량 63% 이상 절감
중증 장애인들을 위한 사회복지 시설인 베다니동산은 1998년에 지어진 철근콘크리트 1층 168㎡ 규모의 건축물이다. 그동안 창호와 단열성능이 현저히 떨어져 더위 및 추위에 취약하고 곰팡이와 결로, 악취 등으로 장애인의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었다. 낮은 에너지 효율로 냉·난방 유지비가 많이 소요돼 시설 유지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LH는 그린리모델링 공법을 통해 단열, 창호, 친환경·저에너지 시공을 진행했으며 외단열 공법으로 벽체의 단열성능을 보강하고 전면 창호 교체를 통해 에너지 효율을 향상시켰다. 지붕층 열반사율을 높이는 쿨루프 공법을 적용해 건물 냉방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고, 고효율 LED 조명과 절수형 양변기 등의 설치로 에너지 소요량을 63% 이상 절감했다. 특히 벽지, 접착제, 석고보드 등에 모두 친환경 자재를 사용해 새집증후군으로부터 거주자들의 건강을 확보했다.
LH는 올해부터 건설하는 모든 아파트에 LED 조명을 설치하겠다는 방침이다. LH는 원전 제로 국가, 국민 생활비 절감 등의 신정부 정책에 대한 부응과 LED 조명 시장 확대를 위해 이같이 말했다. 그동안 동반성장위원회와 협력해 LED 조명의 표준화를 실시하고 안전성을 향상하는 등 중소기업의 보호·육성을 계속해온 LH는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LED 조명을 사물인터넷(IoT)과 연동해 모바일기기로 색온도와 밝기를 변화시킬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그린리모델링 인증 취득을 시작으로 기존 노후 건축물들이 수월하게 리모델링해 건축물의 에너지 비용은 물론 실내 환경의 성능 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린리모델링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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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그린리모델링 창조센터는 건축주가 초기 공사비 걱정 없이 단열 성능 개선 공사를 할 수 있도록 공사비 이자를 지원하는 그린리모델링 사업을 신청 받고 있다. 그린리모델링이란 단열 성능 향상과 창호 교체 등을 통해 노후 건축물의 에너지 성능을 개선하고, 동시에 쾌적하고 건강한 주거환경을 창조하는 리모델링이다. 올해부터 그린리모델링 창조센터 누리집(www.greenremodeling.or.kr)에서 신청부터 승인까지 가능해졌다.
건축주가 에너지 성능 개선 공사비를 은행에서 대출받고, 공사 완료 후 5년간 분할 상환하도록 하는 제도로 에너지 성능 개선 비율에 따라 최대 3% 이자를 지원받을 수 있다. 또 저소득층 주거 여건 개선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차상위 계층(기초생활수급자 포함)이 사업을 신청하면 4% 이자를 지원받을 수 있다.
대출한도는 비주거 건물의 경우 1동당 50억 원, 공동주택·다가구주택은 1가구당 2000만 원, 단독주택은 5000만 원이다. 이자 지원이 가능한 대출 신청의 최소한도는 비주거 2000만 원, 주거 부문 300만 원이고, 대출 신청은 10만 원 단위로 한다. 신청 사업은 서면 평가 등을 거쳐 지원 여부가 결정되고, 창조센터에서 등록·관리하는 그린리모델링 사업자를 선택해 진행하면 된다. 대상이 되면 이자 지원(5년)과 창조센터의 기술컨설팅을 받을 수 있고, 건축주와 그린리모델링 사업자는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그린리모델링을 추진하게 된다.
김태형 | 위클리 공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