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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행동하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
9월 21일 서울 대학로 등 전국 10여 개 도시에서 열린 ‘기후위기 긴급행동’ 집회에 모인 참가자들의 외침이다. 참가자 중 상당수가 10대 청소년이었다. 이들은 당면한 기후변화의 진실을 직시하고, 이에 대비하는 긴급 상황을 선포할 것을 기성세대에 촉구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서구 여러 나라부터 해수면 상승으로 고통을 겪는 솔로몬제도에 이르기까지 150여 개국 400만 명이 나선 세계적 규모였다. ‘유엔(UN) 기후행동정상회의’에 앞서 열린 ‘청년기후정상회의’에 초청된 500여 명의 청소년들은 기후변화에 침묵하는 기성세대를 향해 “어른들에게 미래가 있었듯 우리에게도 미래가 있어야 한다”고 절규했다.
국제적 기후위기행동의 아이콘이 된 스웨덴 출신 16세 그레타 툰베리의 ‘기후행동정상회의’ 연설은 대부분 여러 저명한 과학자들의 논문·보고서를 인용한 엄연한 사실들이었다. 그는 “지구상 한 종(種)에 불과한 인간이 지구 자원을 무분별하게 착취해 지구를 위험에 빠뜨리며 인류에게 기후위기 같은 문제를 안겨주었다”고 성토했다. 전 세계 많은 청소년이 학교 수업을 거부하고 ‘기후를 위한 결석 시위’에 나서 “미래 세대를 놓고 도박하지 말라. 어른들은 지구 생태계가 무너지는데도 경제성장, 돈타령만 하고 있다. 당장 기후위기에 대응하라”며 기성세대의 각성을 촉구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 5년 여름이 인류 역사상 가장 더웠고, 인류가 배출한 이산화탄소 농도가 가장 높았다는 분석을 내놓으면서 한국은 기온 상승폭이 너무 가파르니 조속히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기후위기에 대처하도록 권고하기도 했다. 여름나기가 두려워졌다. ‘유엔(UN)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에 따르면 기후위기 문제는 매우 엄중하다. 지구 기온이 1.5℃ 오르면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이 닥친다고 경고했다. 그런데 이미 1℃가 올랐기 때문에 대재앙이 오기까지 여유는 0.5℃밖에 없다.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대로라면 파국을 피할 수 없다.
기후 재난은 세계 곳곳에서 이미 발생하고 있다. ‘지구의 허파’라던 남미 아마존강 유역, 동남아 열대 원시림이 사람들의 목초지·경작지를 넓히려는 욕심으로 불탔고, 남·북극 거대 빙하가 녹아 맨땅을 드러낸 곳이 많아졌고, 빙하가 녹은 물은 해수면을 위협하며, 기온 상승으로 인한 해수면 수온 상승은 허리케인 등 태풍의 위력을 더 강하게 하고 빈번해져 엄청난 자연재해가 일어나고 있다.
지금까지는 1년 중 겨울나기가 가장 힘들었으나, 기상 변화가 본격화하면서 여름철이 가장 두려운 계절로 바뀌었다. 산업문명이 발달하면서 과다한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폭염이 그 중심에 있다. 올여름은 지난 3년에 비해 폭서기(暴暑期)가 다소 짧아져 비교적 수월하게 여름을 난 듯했으나, 체온을 넘나드는 폭염 기세는 여전했다. 기후위기 시기에 청소년의 기후행동 외침을 철부지들의 서툰 몸짓으로 보아 넘겨서는 안 된다. 이들은 언제 닥칠지 모르는 환경 재앙에 긴급히 대응하자는 것이다.
지금 상황에서 학교 수업이 큰 의미가 없어 거리로 나왔다고 한다. 기후위기를 초래한 사회체제에 순응하는 교육을 거부하고, 재앙 극복을 위한 지구적 차원의 대응을 기성세대에 촉구한 것에서 청소년 기후파업은 작지만 순수한 ‘반란’이다. 탄소 기반 문명 비전인 ‘탄소 제로’ 운동에서는 많은 불편과 검약을 감수하더라도 녹색·포용 사회를 이룩해야 할 것이다. 인류는 신재생에너지를 지속적으로 개발·확장해서 온실가스 감축에 중추 역할을 하고, 20세기 자연보호의 두 흐름인 가치 보존·자연 활용 규제를 초월해 자연의 상호 연결성을 존중하는 ‘기후정의운동’ 시대를 맞이해야 할 것이다.
임채수 서울 강동구 풍성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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