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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2월 19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 한겨레
세계는 지금 ‘기생충 앓이’ 중이다. 작품상 포함해 오스카 4관왕이란 대사건 이후 누리소통망(SNS)에는 ‘봉하이브(#Bonghive)’를 자처하는 봉준호 감독 팬이 줄을 잇고, 각국 박스오피스 성적도 쑥쑥 올라가고 있다. 포스터 패러디,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 제시카 송 등 기생충이 불러온 유행도 여럿이다. 영화의 무대가 되었던 서울 일대 촬영지는 명소로 급부상했다. 영화 속 주요 배경인 박 사장(이선균) 가족과 기택(송강호) 가족이 사는 동네를 다녀왔다.
# 첫 번째 공간,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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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 자하문터널 계단
주소: 서울 종로구 부암동 자하문로 21
교통: 경복궁역 3번 출구에서 버스 1020번이나 1711번 타고 부암동주민센터에서 하차
주변 볼거리: 다양한 콘셉트의 카페와 미술관
실명: 도닥다리
주소: 서울 용산구 후암동 402-1
교통: 버스 0015번, 202번 이용(후암시장 앞이나 용산중·고 앞에서 하차)
주변 볼거리: 남산공원
전 세계가 공감하는 영화 <기생충>은 2018년 5월부터 9월까지 서울 일대, 전주 세트장 등을 오가며 촬영됐다. 영화의 주요 장면이 촬영된 기택(송강호)과 박 사장(이선균)의 집은 세트장으로 촬영이 끝난 후 철거됐다. 하지만 영화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야외 촬영 장소는 곳곳에 숨어 있다.
봉준호 감독은 자신의 영화 <기생충>을 ‘계단 영화’라고 부른다. 그만큼 영화 속 계단이 지닌 의미는 상당하다. 이를 두고 봉 감독은 “<기생충>을 기택의 관점에서 거칠게 압축하면, 계단을 올라가려 했던 남자가 계단을 내려가면서 끝나는 이야기”라며 “영화 전체에서 계단이 보이는 샷이 몇 개인지 세어보진 않았는데 확인해보면 재밌을 거다. 상당히 많을 것 같다”는 색다른 관람법을 알려줬다. 봉 감독은 사실 단편영화 때부터 계단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어떻게 보면 계층과 계급의 사회학을 장르로 풀어내는 그에게 가장 걸맞은 소재가 아닐 수 없다.
<기생충>에도 역시 다양한 계단이 나온다. 기택 동네의 가파른 계단, 반지하로 내려가는 계단, 폭우 속에서 터널로 진입할 때의 계단, 그리고 박 사장네의 숨겨진 공간인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 등. 모두 각기 다른 의미를 가지는 계단들이다. 봉 감독이 설명한 ‘계단을 올라가려 했던 남자가 계단을 내려가면서 끝나는 이야기’의 핵심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은 후반부 ‘비 맞으며 도망치는 신’이다.
폭우가 쏟아지는 밤, 캠핑을 취소하고 돌아온 박 사장 가족을 피해 맨발로 기택(송강호)네 가족이 도망가던 계단은 스릴 넘치는 반전의 장면으로 기억된다. 잠깐 달콤한 꿈을 꾸었던 기택 가족이 현실로 돌아오는 길은 내려와도 내려와도 더 내려가야 했다. 영화 대사처럼, 불이 탁 켜지면 숨어버리는 바퀴벌레처럼 말이다.
폭우 속 기택 가족이 달리던 가파른 계단은 실제로 존재하는 장소에서 촬영했다. 다만 한 곳이 아니라 서울 곳곳에서 찍었다. 성북동 언덕길을 내려와 자하문터널을 통과한 뒤, 후암동 도닥다리에서 남매가 말다툼한다. 이후 창신동 계단을 거쳐 북아현동을 지나 경기도 고양에 있는 세트장에서 끝난다.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내려오는 계단’으로 봉 감독은 계급의 오르막과 내리막을 가장 절묘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런 만큼 계단 촬영지는 <기생충> 팬들에게 반드시 가보고 싶은 장소다. 그중 박 사장 동네의 크고 가파른 계단과 이어진 터널이 부암동의 자하문터널이다. 흐린 날 자하문터널을 찾는다면 영화의 스산한 분위기를 한층 더 느낄 수 있을 터다.
인왕산 옆의 조용한 동네인 부암동은 일찍이 핫 플레이스로 등극한 명소다. 계단 주변으로 멋스러운 카페와 미술관들이 있어 산책 코스로도 좋다.
# 두 번째 공간 기택 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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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시대 ▶ 실명: 스카이피자
주소: 서울 동작구 노량진로6길 86
교통: 지하철 9호선 노량진역 6번 출구에서 도보 10분
주변 볼거리: 노량진수산시장
기택(송강호) 가족이 피자 박스 접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박 사장네 가정부인 문광(이정은)을 몰아내기 위해 모의하던 피자 가게는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에 있다. 영화에서는 ‘피자시대’로 나오지만 실제 이름은 ‘스카이피자’다.
한적한 주택가에 있는 스카이피자는 2004년부터 이 자리에서 영업을 한 토박이 피자 브랜드로 가족이 함께 운영한다. 가게 입구부터 <기생충> 촬영지임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외관에 봉준호 감독과 찍은 사진이 현수막으로 걸려 있다. 가게 앞에 서 있는 스쿠터엔 영화 속 상호명인 ‘피자시대’가 그대로 붙어 있다. 가게 내부에는 촬영 당시 쓰인 ‘피자시대’ 상자가 그대로 진열되어 있다. 영화에서 기택 가족이 접던 피자 박스는 이 가게에서 실제 쓰고 있는 피자 박스와는 다른 디자인이다.
피자 가게는 <기생충> 효과를 실감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 많이 줄었거든요. 아카데미 수상 소식이 발표되면서 다시 사람들이 많이 와주고 있어요.” 사장 엄항기(65·여) 씨는 아카데미 시상식 이후의 변화를 전했다. 처음 기자가 찾아간 2월 14일 오후는 밀려든 점심 손님들을 보낸 직후였다. 4시까지 휴식 시간인데도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게 안은 빈자리가 없다. 몸살이 난 엄 씨 대신 여동생이 가게 일을 도와주고 있었다. 함박눈이 내린 주말 오후에 다시 찾은 가게는 더욱 북새통이다. 상계동, 일산 등 멀리서도 찾아왔다. 한 시사 유튜버의 촬영 요청에 엄 씨는 “봉준호 감독님, 감사합니다”라고 수줍게 인사말도 전했다.
1988년도에 노량진에 정착한 엄 사장 부부는 피자집 이전에 빵집을 운영했지만 프랜차이즈 가게에 밀렸다고 한다. 반죽만큼은 자신 있었던 부부는 직접 반죽하고 굽는 콘셉트의 피자집을 열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장사도 안 되고 힘들 때 영화 관계자가 찾아왔다. 처음엔 남편 반대가 심했는데 딸 부부가 적극 찬성해 성사됐다. 특히 노르웨이인 사위가 봉 감독의 열성 팬이다”라고 엄 씨는 말했다.
장소 제공 외에도 엄 씨는 촬영에 한몫했다. 영화에서는 기택 가족이 유튜브 영상을 보고 ‘피자 박스 빠르게 접는 법’을 따라 하지만, 실제로 피자 박스 접는 법을 알려준 사람은 엄 씨다. “영화에서 피자 가게 사장으로 나온 배우(정이서)에게 가르쳐줬어요.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배우는 접는 걸 옆에서 봤고요.” 또 영화 초반부 수세미를 뜨고 있는 기택의 아내 충숙(장혜진) 장면에도 일조했다. “가게 한쪽에 전시해 놓은 제가 만든 손뜨개 수세미를 유심히 보고 봉 감독님이 아이디어를 추가했어요.” 피자 박스 접기를 아르바이트 맡기냐는 기자의 질문에 엄 씨는 영화 속 기택네처럼 피자 박스를 직접 접는다고 귀띔했다.
가게 한쪽에 진열된 영화 속 피자 박스를 달라고 요청하는 손님도 여럿 있었다고 한다. “처음엔 그냥 주기도 했어요. 어떤 분은 <기생충> 사인 포스터와 봉 감독님의 영화 캐릭터들을 그린 그림을 가지고 와서 바꾸자고도 하더라고요.”
엄 씨는 아카데미 시상식 이후 방명록을 가게에 비치했다.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프로듀서입니다. 영화 <기생충>을 두 번이나 본 뒤 ‘피자시대’를 먹고 싶어서 찾아왔어요. 봉 감독님처럼 되길 갈망합니다.” 일본인 노부타카 씨의 글 외에도 방명록에는 수많은 외신 기자와 외국인, 국내 관광객이 다녀간 흔적이 빼곡히 담겨 있었다. 방명록은 벌써 3권째다.
서울시는 최근 관광객이 가게를 쉽게 찾아올 수 있도록 촬영지에 대한 안내 표지판을 설치하고, 가게 앞에 포토존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약속했다고 한다.
우리슈퍼 ▶ 실명: 돼지쌀슈퍼
주소: 서울 마포구 손기정로 32
교통: 지하철 2, 5호선 충정로역 6번 출구에서 도보 10분
주변 볼거리: 손기정체육공원, 서울로7017, 아현동 가구단지
반지하에 사는 기택(송강호)네와 고급 주택가에 사는 박 사장(이선균)네. 살면서 절대 부딪칠 일 없을 듯한 두 가족은 기택의 장남 기우(최우식)의 친구를 통해 연결된다. 군 입대를 앞두고 기우를 찾아온 민혁(박서준)은 동네 슈퍼에서 소주 한잔을 기울이며 자신이 해오던 고액 과외를 기우에게 제안한다. 박 사장네 딸 과외 아르바이트 자리다. 기우와 민혁이 소주를 마시던 ‘우리슈퍼’ 장면은 서울 마포구 손기정로에 있는 ‘돼지쌀슈퍼’에서 촬영됐다. 기택 일가족이 박 사장네에 ‘기생’하려는 욕구가 시작되는 곳이다.
눈발이 날리는 지난 주말, 슈퍼 앞은 구청에서 나온 촬영 팀이 취재를 하고 있었다. 잠시 뒤 한 남자가 슈퍼 주변을 둘러본다. “별의별 것 다 모아요. 영화나 드라마 소품으로도 제공하고 있어요.” 고양시에서 온 수집가 남궁 씨는 <기생충>의 여운을 느끼고자 방문했다. 술을 마시던 파라솔은 없지만 가게 전경은 영화와 거의 똑같다. 출입문에 ‘기생충 촬영 우리슈퍼’라고 쓴 종이가 촬영지임을 소박하게 알리고 있다.
‘돼지쌀슈퍼’는 아현동에서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오고 있는 마을 토박이 가게다. 골목길 초입에 자리해 주민들이 매일같이 마주하며 생필품을 구매한다. 소박하고 정감 어린 골목길 풍경이다. 1970년대 이 동네에 터를 잡은 이정식(77·남) 씨와 김경순(73·여) 씨 부부는 지금의 자리에서 35년째 슈퍼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 집에서 태어난 <기생충>을 전 세계인이 박수 쳐주니까 너무 행복해.” 아카데미 시상식이 끝난 지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사장 부부는 아직 기쁨이 가시지 않은 듯 활짝 웃었다. 그러면서 <기생충>을 촬영하던 날을 생생히 기억했다. “2018년 5월이었지. 슈퍼 맞은편에 앉아서 구경했는데, 한 남자가 지시를 하니까 배우들이 움직여. 근데 몇 번을 반복해. 웃음이 나왔지. 지시한 남자가 봉준호 감독님이었어. 처음엔 감독인 줄 몰랐지. 일평생 장사하느라 극장 근처에도 못 가봤는데 뭘 알겠어.” 촬영 현장은 동네 사람들에게도 구경거리였다. “송강호 온다 하니 다 나오대. 주민 수십 명이 모여서 촬영을 지켜봤다”고 말했다. “<기생충> 덕분에 극장도 가봤네. 가게가 예쁘게 나와 기뻤고, 고생하던 젊은 시절 생각도 났다”며 영화를 본 감상을 전했다.
봉 감독과 찍은 기념사진이나 사인이 안 보인다는 물음에 “바빠 보여서 말도 못 해봤고 악수도 못 청했다”고 답한다. 그럼에도 사진 찍으러 몰려든 사람들로 슈퍼는 북적였다. 2019년 5월 개봉 직후에는 한국인이 많이 왔지만, 지금은 외국인이 더 많다고 한다. 사장 부부는 “일본 사람들이 특히 많이 온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스페인에서 왔다는 한 남자는 내 사진도 찍어 갔다”며 “요즘 내가 유명인이 된 기분”이라고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줬다. 슈퍼 바로 옆 골목에 있는 계단도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영화에서 기정(박소담)이 박 사장네 가정부인 문광(이정은)을 내쫓으려고 복숭아를 사들고 지나가던 골목이다.
오전에 문 열어 자정 넘어 문 닫는데도 장사가 신통치 않았던 사장 부부에게 <기생충>의 ‘즐거운 소동’이 스며들었다. “매출이 크게 늘어난 건 아니지만 덕분에 우리 가게도 유명해지니까 좋다”며 웃는다.
기택 가족의 반지하 집
▶ 실명: 고양 아쿠아 특수촬영 스튜디오
주소: 경기 고양시 덕양구 통일로396번길 250
누리집: www.gipa.or.kr:466/picture/picture09.php
기택 집은 고양 아쿠아 특수촬영 스튜디오에서 세트로 지었다. 창문 바깥은 로케이션 촬영으로 담아냈다. 미술 팀의 최대 과제는 세트를 실제 반지하 집 크기로 지어야 한다는 것이다. 세트를 절대 크게 만들면 안 됐다. 카메라가 화각을 확보하기 위해 세트 벽을 부수거나 복도를 늘리는 작업도 하지 않기로 했다. 모두 사실성(리얼리티)을 살리기 위한 작업이다. 수조의 크기는 깊이 약 4m, 가로 약 24m, 세로 약 58m로 엄청난 크기를 자랑한다. 3개월간 준비해 이 수조 안에 20동 40가구를 세트로 제작했다. 그 결과 기택네 반지하 집과 그가 살고 있는 동네 전체가 실제 서울시내 어떤 동네처럼 정교하게 만들어졌다. 이곳에서 영화 속 물난리 장면의 주요 컷들을 찍었다. 한 동네가 물에 그대로 잠긴 것을 재현하려고 50톤에 가까운 대량의 물이 사용됐다. 또 수십 벌의 잠수복이 동원됐으며 물난리 상황에서 흙탕물을 위해 황토를 풀었다고 한다. <기생충>의 반지하 세트에 칸 국제영화제와 아카데미는 사회 양극화를 시각화한 것으로 극찬을 쏟아냈다.
고양시 오금동에 위치한 아쿠아 특수촬영 스튜디오는 대표적인 도시재생 사례다. 2011년 쓸모없는 폐정수장을 리모델링해 수중 촬영과 특수촬영장으로 탈바꿈시킨 곳이다. <기생충>을 비롯해 <명량> <해운대> <국제시장> <광해> 등 ‘1000만 관객 영화’의 산실이 됐다. 연평균 20여 편의 영화·드라마·예능물이 제작되고 있으며, 2019년 10월에는 실내 스튜디오(1934㎡)를 추가 설치해 겨울에도 수중 촬영을 할 수 있다.
고양시는 <기생충> 등 아쿠아 스튜디오에서 촬영된 영화 제작사들과 협의 후 세트장을 복원해 영화학도는 물론 영화 마니아의 체험관광 시설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 세 번째 공간 박 사장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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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 실명: 서울 성북동
주소: 서울 성북구 선잠로7길 52
교통: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6번 출구로 나와 마을버스 02번 타고 성북빌리지 정류장 하자
주변 볼거리: 길상사
반지하에 사는 사수생 기우(최우식)는 친구가 물어다 준 고액 과외 면접을 보러 위조한 서류를 챙겨 나선다. 허름한 동네를 벗어나 다시 언덕을 올라 도착한 곳은 글로벌 IT기업 최고경영자 박동익(이선균) 사장의 저택이다. 가파른 경사에 으리으리한 집들이 즐비한 조용한 주택가다. 높은 담벼락이 압도한다. 박 사장이 사는 동네는 우리나라 대표 부촌인 서울 성북동 주택가의 골목을 배경으로 삼았다. 봉 감독은 “중급 외제차나 국산 고급 세단을 타고 오후 5시쯤 동네를 나서는 여성들을 보았다. 언뜻 상류층 부인 같은데 실은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다”라고 성북동의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 주말 박 사장 집 앞에는 사진 동아리에서 단체로 출사를 나왔다. “<기생충> 성지순례 겸 출사 나왔어요.” 대궐 같은 큰집 사이로 지나가는 나그네의 모습이 왠지 아이러니하다.
영화의 마지막 기우의 대사가 떠오른다. “아버지, 저는 오늘 근본적인 계획을 세웠습니다. 돈을 벌겠습니다. 아주 많이요. 대학, 취직, 결혼 다 좋지만 일단 돈부터 벌겠습니다. 돈을 벌면 이 집부터 사겠습니다. 이사 들어가는 날 저와 엄마는 정원에 서 있을게요. 햇살이 워낙 좋으니까요. 아버지는 그냥 계단만 올라오시면 됩니다. 그날이 올 때까지 건강하세요. 그럼 이만.” 현실적으로 이뤄질 수 없는 꿈이기에 슬프다.
박 사장 집 ▶ 실명: 전주영화종합촬영소
주소: 전북 전주시 완산구 원상림길 125-14
누리집: www.jeonjustudio.or.kr
외관은 서울성북동이지만 박 사장 가족의 집 내부는 전부 세트다. <기생충>의 중심 스토리가 전개되는 박 사장의 집 장면과 최후의 접전이 벌어지는 가든파티 장면 등은 모두 전주영화종합촬영소의 야외 세트장에서 촬영됐다. 박 사장의 저택은 전주영화종합촬영소 야외 세트장의 100여 평 부지에 터를 잡고, 2018년 4월부터 9월까지 5개월에 걸쳐 세트 공사와 촬영이 진행됐다. 전주영화종합촬영소 J1스튜디오에는 지하 밀실로 이어지는 계단 통로 공간이 설계됐다. 전체 77회차 중 46회 차를 찍으며 전체 분량의 60%를 촬영한 <기생충>의 야외 세트는 실제 주거 공간을 본떠 수도 및 전기 시설을 갖추고, 정원에 고가의 정원수를 식재하는 등 섬세한 디테일로 완벽한 세계를 창조해냈다.
전주시 상림동에 자리한 전주영화종합촬영소는 지방자치단체가 설립한 최초의 영화 촬영소로 2008년에 완공됐다. 최근 <남산의 부장들>의 궁정동 안가 장면과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의 전도연 집 장면도 각각 전주영화종합촬영소의 야외 세트장과 J2스튜디오에서 촬영됐다.
글 심은하 기자
사진 곽윤섭 기자
사진제공 CJ엔터테인먼트·전주영상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