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청소년의 음주·흡연율이 20년 전과 비교해 3분의 1 수준으로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아침을 굶는 비율이 같은 기간 약 1.5배 늘어나고 최근 10년새 스트레스와 우울 등의 건강정신 지표가 악화되는 등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교육부와 질병관리청은 11월 22일 이 같은 내용의 ‘2024 청소년건강행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005년 시작된 이 조사는 우리나라 청소년의 흡연, 음주, 신체활동, 식생활 등 건강행태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매년 실시한다. 조사 대상은 전국 800개 학교의 중학교 1학년~고등학교 3학년 학생 약 6만 명으로 올해 조사는 6~7월 이뤄졌다. 결과는 향후 청소년 건강증진 정책 수립의 근거자료로 활용된다.
남자 고등학생 흡연율 하락 폭 가장 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최근 30일간 하루 이상 흡연한 적이 있는 청소년의 흡연율(일반담배 기준)은 3.6%로 2005년 첫 조사 당시 11.8%와 비교해 3분의 1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성별 흡연율은 남학생 4.8%, 여학생 2.4%로 지난해보다 각각 0.8%포인트(P), 0.3%P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율은 고등학생이 중학생보다 지속적으로 높은 경향을 보였고 20년간 남자 고등학생에서 감소 폭(14.6%P)이 가장 컸다. 한편 2019년부터는 일반담배, 전자담배 중 하나라도 사용한 비율인 ‘담배제품 현재 사용률’을 추가 조사했는데 올해에는 남학생 5.8%, 여학생 3.2%로 지난해보다 하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청소년의 음주율 역시 2005년 27%에서 올해 9.7%(남 11.8%, 여 7.5%)로 대폭 감소했다. 조사 대상은 최근 30일 동안 한 잔 이상 술을 마신 적이 있는 청소년이다. 음주율의 학교급 간 경향은 흡연율과 마찬가지로 고등학생이 중학생보다 높았으며 남녀 고등학생 모두 20년간 감소 폭(남 15.2%P, 여 19.4%P)이 컸다. 1회 평균 음주량이 중등도(남자 소주 5잔, 여자 3잔) 이상인 ‘위험 음주율’ 역시 남녀 학생 모두 지난해보다 감소(남 0.6%P, 여 0.7%P)했다.
아침밥 안 먹는 대신 패스트푸드 섭취 늘어
청소년의 신체활동은 지난해와 비교해 큰 변화가 없었다. 하루 60분 주 5일 이상 신체활동 실천율은 17.3%로 전년과 유사했다. 다만 남학생 25.1%, 여학생 8.9%로 남녀 학생 간 편차가 컸다. 앉아서 보낸 하루 평균 시간의 경우 학습목적은 2023년에 비해 주중 455분에서 460분으로 증가했고 학습목적 이외는 206분에서 196분으로 감소했다.
청소년의 식생활은 다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침식사 결식률은 42.4%(남 40.2%, 여 44.7%)로 10명 중 4명 이상이 주 5일 이상 아침밥을 먹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20년 전과 비교하면 15.3%P 늘어난 숫자다. 반면 주 3회 이상 패스트푸드 섭취율은 남녀 학생 모두 전년 대비 상승한 31.2%, 26.5%로 식습관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청소년의 정신건강 지표도 지난해보다 악화됐다. 우울감 경험률은 27.7%(남 23.1%, 여 32.5%)로 전년 대비 각각 1.7%P, 1.6%P 높아졌다. ‘최근 12개월간 2주 내내 일상생활을 중단할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감을 느낀 적이 있냐’는 물음에 대한 응답이다. 평상시 스트레스를 ‘대단히 많이’ 또는 ‘많이’ 느끼는 청소년도 10명 중 4명인 42.3%로 지난해보다 늘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번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코로나19 유행 시기에 감소했던 신체활동이 증가하고 있고 흡연과 음주율은 꾸준한 감소 추세에 있는 반면 정신건강과 식생활 측면에서는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앞으로 ‘학생건강증진기본계획’, ‘학생 맞춤형 마음 건강 통합 지원방안’ 등 관련 정책 추진 시 개선이 필요한 건강지표 보완을 위한 세부 방안을 강화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조사에 대한 통계집은 질병관리청 청소년건강행태조사 누리집(www.kdca.go.kr/yhs/)을 통해 12월 중 공개될 예정이다.
조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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