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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지하철 화재, 서울 홍제동 건물 붕괴 현장, 터키·대만 대지진….
지난 1995년 발족한 이래 중앙119 구조대가 출동했던 현장 리스트다.
중앙119구조대는 세상을 ‘떠들썩하게’만든 현장이라면 국경을 초월해 출동한다.
‘110%의 구조’를 꿈꾸는 중앙119구조대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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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부름을 받을 때는 신이시여, 아무리 강력한 화염 속에서도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힘을 저에게 주소서. 너무 늦기 전에 어린아이를 감싸안을 수 있게 하시고, 공포에 떠는 노인을 구하게 하소서. 저에게는 언제나 안전을 기할 수 있게 하시어 가냘픈 외침까지 들을 수 있게 하시고,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화재를 진압하게 하소서. 신의 뜻에 따라 저의 목숨을 잃게 되면 신의 은총으로 저의 아내와 가족을 돌봐주소서.’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한 중앙119구조대(대장 류해운 소방정) 건물 곳곳에 걸려 있는 ‘어느 소방관의 기도’다. ‘110%의 구조를 꿈꾼다’는 중앙119구조대원들은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현장이라면 언제나 함께한다.
1995년 발족한 이래 태풍 매미, 대구 지하철 화재, 서울 홍제동 건물 붕괴, 김해 중국민항기 및 경남 합천 헬기 추락 등 현장 출동 횟수만 1,000회가 넘고 3,000명이 넘는 인명 구조 실적을 남기고 있다.
그뿐 아니다. 해외에서 일어난 대규모 지진·태풍 같은 재난이 있을 때도 중앙119구조대는 국제구조대로 재편성되어 긴급 출동한다. 그동안 이란·알제리·터키·대만·캄보디아 등에 구조대를 지원해 한국 119구조대의 위상을 현지에 과시하기도 했다. 특히 대만 지진 때는 첨단 장비를 이용해 1주일 만에 최초 생존자를 발견해 현지 언론에 대서특필되기도 했다. 당시 언론에서는 ‘대한민국 119구조대가 자기 목숨을 대만에 바친다’는 제목의 기사가 등장할 정도였고, 구조대에는 ‘활보산’(보호·구원을 상징하는 대만 현지의 산 이름)이라는 별칭이 붙기도 했다.
중앙119구조대는 성수대교 붕괴, 대구 지하철 도시가스 폭발,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등 일련의 대형 사고를 겪으면서 발족했다.
[B]전국서 차출된 정예요원, 24시간 출동대기[/B]
“대형 사고가 터질 때마다 쏟아져나온 자원봉사자들을 일사불란하게 활용하는 지휘체계도 없고, 언론인들의 취재 경쟁이 뜨거워 숨가쁜 구조 현장이 난장판이 되는 상황을 경험했습니다. 이래서 현장을 지휘, 통제하는 전국적 조직의 필요성이 제기된 것입니다.”
현장지휘팀의 송재용 소방장은 “이번 태풍 ‘메기’ 때도 태풍이 올라오기 전에 우리 중앙119구조대원들은 현지에 미리 출동해 대기하고 있다 구조 작업을 벌였다”고 말했다.
전국에서 차출된 정예요원 89명이 6개의 팀(행정지원팀·현장지휘팀·첨단장비팀·기술지원팀·긴급기동팀·항공팀)으로 구성돼 24시간 고도의 재난훈련을 하면서 출동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일반 구조 경험이 많은 이들은 화생방 대테러 훈련, 아이스 다이빙(얼음 속에 빠진 사람을 구하는 방법), 눈사태시 항공기와 첨단 장비로 구조하는 훈련 등 특수교육을 받는다. 주요 장비로는 헬기 2대, 차량 15대, 구조장비 415종 2,085점을 보유하고 있고, 일선 소방관서에는 없는 자주로봇·수중영상탐지기·지중음파탐지기 등 11종 21점의 첨단 장비를 보유해 특수사고에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긴급기동팀 정진복 소방경은 “사고 발생시 구조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사고를 예방하는 것”이라면서 “평상시에는 각 시·도 지역의 구조대원들을 대상으로 특수 재난훈련을 하는 것 외에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119안전캠프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19 안전캠프는 그동안 입소자들의 입소문을 거쳐 유명세를 탄 덕분에 입소 대상을 선별(?)할 정도. 최근에는 아이들 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들을 비롯해 스카우트 대원·119소년단·경호원·안전 관련 학과 대학생 등으로만 신청자를 받고 있다. 특히 여름방학 안전캠프는 늘 만원이었는데, 중앙119구조대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구조대원들에 대한 감사의 글들이 넘치고 있다.
“봉사하는 게 좋아서, 남을 도울 수 있어서,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인데 박수까지 받으니 얼마나 좋으냐”고 오히려 묻는 이들, 중앙119구조대원들의 자랑스러운 얼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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