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과 전통공예가 만났을 때
‘시간의 마법사: 다른 세계를 향해’ 특별전 12월 1일까지
게임과 전통공예,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분야가 ‘예술’이라는 이름 아래 뭉쳤다. 국가유산진흥원은 12월 1일까지 서울 중구 덕수궁 덕홍전에서 ‘시간의 마법사: 다른 세계를 향해’ 특별전을 연다. 국가무형유산 공예분야 전승자와 현대 공예작가 10인이 넥슨 게임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공예품을 공개하는 자리다. 전시는 넥슨재단의 사회공헌 사업 ‘보더리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게임을 예술적 영감의 원천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예술가에게 넥슨의 게임 지식재산(IP)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탄생한 새롭고 다양한 작품을 더 많은 사람이 향유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전시는 하나의 공예품을 완성하는 데 소요되는 정성과 노력을 깊이 들여다보기 위해 ‘시간’에 초점을 맞췄다. 김범용 유기장의 ‘성스러운 빛’, 김시재 매듭장의 ‘천원지방 매듭 조명’, 김희수 윤도장의 ‘켈트와 고구려 신화를 새긴 윤도’, 김석영 금속공예가의 ‘모닥불 조명과 웰컴 조명’ 등 넥슨 게임 IP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공예품을 선보인다. 권중모, 김석영, 김영은, 정다혜, 천우선 등 현대 공예작가도 함께한다.
전시 중에는 ‘메이플스토리’, ‘마비노기’, ‘바람의나라’ 등 넥슨 게임 IP와 전통공예를 협업한 굿즈 20종을 한정 판매로 만나볼 수 있다. 전시 관람은 무료다.

참여형 교육전 말랑통통미술관 2부 ‘미래 반찬 연구소’
기후위기와 이상기온은 우리의 ‘밥상’에도 영향을 미친다. 환경오염과 폭염으로 꿀벌이 자취를 감추고 더이상 꽃을 이동시킬 수 없다면, 뜨거운 사막에서 식물이 자랄 만큼의 수분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미래의 우리는 무엇을 먹고 있을까? ‘스튜디오 1750’이 참여해 기발하면서도 발칙한 상상력으로 미래의 식탁을 탐구한다.
기간 ~12월 15일
장소 수원시립만석전시관

전시 알고 보면 반할 세계
민화와 현대미술 작품이 조우하는 자리다. 작자 미상의 전통 민화 27점과 한국형 팝아트(K-팝아트) 장르를 바탕으로 한 현대미술 작가 19명의 작품 102점을 전시한다. ‘꿈의 땅’, ‘세상살이’, ‘뒷경치’ 등 세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현대미술과 K-팝아트, 민화의 교차점에서 열망과 해학이 담긴 작품들을 선보인다. 알고 봐야 반할 세계, 알고 보면 새롭게 보일 세계로 이끈다.
기간 ~ 2025년 2월 23일
장소 경기도미술관

클래식 2024년 하반기 석조전 음악회
서울 중구 덕수궁 석조전은 대한제국의 고종황제 때 지어진 서양식 석조건축물이다. 1910년에 완공된 후 피아니스트 김영환의 클래식 음악회를 개최한 기록이 남아 있다. 덕수궁관리소는 이를 기념해 2015년부터 음악회를 열고 있다. 이번 공연은 ‘서로 그리워해 잊지 못함’을 뜻하는 ‘상사불망(相思不忘)’을 주제로 금호솔로이스츠 단원들이 아름다운 실내악 작품을 들려준다.
일시 11월 27일 오후 7시
장소 덕수궁 석조전

도서 명화의 발견, 그때 그 사람
언론사에서 미술 분야를 취재해온 저자가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화가들의 삶과 그림을 소개한다. 철부지 청년 에곤 실레, 예술에 미쳐 가족에는 소홀했던 폴 고갱과 폴 세잔, 천재성과 광기를 넘나드는 기인 살바도르 달리 등 작품과 작가의 삶을 엮어 시대상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저자 성수영(한경arte)

도서 시작하는 소설
10대 청소년의 성장과 우정의 시작부터 20대의 a첫 출근, 70대에 시작한 사랑까지 삶에서 마주할 법한 시작의 장면을 연령대별로 기록한 소설집이다. 윤성희·장류진·조경란·김화진·정소현·박형서·백수린 등 7명의 작가가 시작을 앞둔 사람들에게 건네는 응원의 메시지를 담았다.
저자 윤성희 외(창비교육)

연극 몬스터 콜스 장애인·비장애인
7명의 배우 13세 소년의 악몽 속으로
11월 18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뜰아래연습장에서 열린 연극 ‘몬스터 콜스’ 연습 현장. 지체장애를 가진 배우 김원영이 내레이션으로 자신이 꾼 악몽을 풀어내자 여섯 명의 배우가 몬스터처럼 바닥을 슬금슬금 기며 몸으로 악몽 장면을 표현한다. 배우들의 기묘한 몸짓을 통해 악몽은 무대 위에서 현실이 된다.
민새롬 연출가는 “환상적인 세계관을 관객에게 가능한 한 넓게 경험하도록 배우의 몸을 통해 캐릭터의 상태 등을 역동적으로 표현하려고 했다”며 내레이션과 신체 표현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연극을 풀어낸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연극 ‘몬스터 콜스’는 영국 최고의 아동문학상인 카네기상을 받은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창작극이다. 투병 중인 엄마와 부재중인 아빠, 학교에서도 소외당하며 의지할 데 없는 열세 살 소년 ‘코너’에게 매일 밤 12시 7분 ‘몬스터’가 찾아와 세 가지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 과정에서 코너가 마음속 상처와 새로운 진실을 마주하며 성장해나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공연은 활자와 몸짓으로 나눠 각색됐다. 박지선 극작가가 활자를 맡았고 황혜란 디바이징 디렉터가 배우들의 몸짓을 맡았다. 민 연출가는 디바이징 디렉터에 대해 “몸에서 비롯된 영감과 인식을 심어주는 역할”이라고 소개했다.
민 연출가는 “한 인물에게 벌어지는 상황을 통해 우리 삶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결처럼 내 삶에도 먹먹하고 이해 불가능한 상황이 있다는 걸 다양한 질감을 가진 배우의 목소리와 몸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연극의 재미는 10대부터 40대에 이르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배우 7명이 번갈아가며 주인공 ‘코너’를 연기한다는 점이다. “한 인물의 다층적이고 복잡한 내면을 다양한 배우가 표현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생각했다”는 게 민 연출가의 설명이다.
연극은 12월 5일부터 8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그림자 수어 통역, 폐쇄형 음성해설, 한글 자막이 제공될 예정이다.
서경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