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이 10월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합동민원센터에서 사회적 약자 민원해결 유공자들에게 표창장을 수여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국민권익위원회
민원 해결 사례
사회적 약자와 함께한 문재인정부 4년간의 노력을 민원 해결로 돌아본다. 국민권익위원회는 10월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사회적 약자 민원해결 유공자 시상 및 간담회’를 열고
일선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담당자들의 애로 사항을 들었다. 국민권익위원회와 협업해 대통령비서실 민원 처리에 적극 협조한 우수 공무원 15명 가운데 2명을 소개한다.
▶민원 상담 중인 김동익 주무관│ 김동익
현장 방문해 민원인 고충 해결
김동익 사회복지직 공무원
“살고 싶지 않습니다. 죽고 싶습니다.” 2020년 8월 19일 대통령비서실에 도착한 편지 한 통. 편지에는 갑자기 눈이 보이지 않아 죽고 싶다며 긴급하게 도움을 요청하는 내용이 짧게 적혀 있었다.
60자가 채 안 되는 편지 내용을 확인한 사람은 2018년 11월에 공직에 입문한 사회복지직공무원 김동익(30) 주무관이다. 당시 김동익 주무관은 충북 충주시 문화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노인과 장애인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다.
“민원인 류 씨는 한때 학원 강사였는데 낙상 사고로 신체장애를 입은 뒤로 집 안에만 머물며 우울감을 호소해 2012년 통합사례관리 대상자로 선정됐습니다. 민원 당시엔 정신 건강이 호전돼 관리가 종결된 상태였습니다.”
김 주무관은 다음 날 맞춤형복지팀장과 시청 소속의 통합사례관리사와 함께 곧바로 민원인 류 씨의 집을 방문했다. 다행히 민원인 류 씨는 무사했다. 고통을 호소했던 시각 기능 저하는 병원 진료 결과 일시적인 증상으로 확인됐다.
“일시적이었지만 갑자기 눈이 잘 보이지 않아 얼마나 심적으로 힘이 드셨습니까?” 그는 일시적이지만 공포스러웠을 민원인의 마음을 달래주고 주변 상황을 살폈다. 민원인은 7년 전 불의의 사고로 하반신 지체장애를 입었고 여전히 외부와 단절된 생활로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
김 주무관은 상담을 통해 힘든 점, 어려운 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확인하고 “지속적으로 시력 저하를 보이게 되면 언제든지 연락주세요”라는 안내도 덧붙이고 첫 방문 상담을 마쳤다. 그리고 3일 뒤에 민원인 류 씨를 시청 통합사례관리 대상자로 선정했다.
“10월 2일에는 이불을, 12월 8일에는 공기청정기를 지원해드렸습니다. 또 2021년 6월에는 한 치킨 프랜차이즈에서 후원한 치킨도 보내드렸습니다.” 민원인 류 씨는 지금도 여전히 통합사례관리 대상자로 정기적으로 전화 연락과 방문 관리를 통해 정서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고 한다.
권익위는 “짧은 민원임에도 현장을 방문해 민원인의 고충을 직접 듣고 따뜻한 위로와 함께 민원을 적극적으로 해결한 모습이 본보기가 됐다”며 표창 이유를 밝혔다.
이후 김 주무관의 근무지는 바뀌었다. 2020년 10월부터 2021년 6월까지는 충주시의 1호 아동학대전담공무원으로 일을 했다. 7월 1일부터는 중앙탑면 행정복지센터 서충주민원실에서 근무하고 있다. 서충주민원실에서 아동, 청소년, 노인, 장애인 관련 업무를 보고 있다.
“민원이 지연될 때는 어떠한 이유 때문에 지연되는지 안내합니다. 또한 내가 잘못한 부분이나 민원이 지연되는 부분에 대해 죄송하다고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공무원은 불친절하다는 인식이 아직 남아 있는데 민원인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응대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장을 방문해 민원인의 애로점을 살피고 있는 김종남 통합사례관리사│김종남
주민 한 사람 한 사람 위한 1:1 맞춤형 서비스
김종남 통합사례관리사
“치아가 부서져 김치도 못 먹습니다. 3개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2018년 4월 4일 청와대 국민신문고로 치과 치료비 지원을 호소한 민원 내용이다.
민원인 김 씨가 거주하는 부산 수영구의 복지정책과 희망복지지원단 소속의 김종남(46) 씨가 현장에 투입됐다. 올해로 12년째 통합사례관리사로 일하고 있는 그다.
“오래 전 추락 사고로 안면 골절이 되면서 치아 파절과 소실이 있었으나 적절한 시기에 치료하지 못해 음식을 씹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어요. 안면 변형으로 좌우 비대칭이 명확하게 드러나 보였고요.”
김 통합사례관리사가 방문 상담한 민원인 김 씨는 치아가 3개만 남은 상태로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있었다. 또 틀어진 얼굴 탓에 사람들과 접촉을 꺼리고 있었다. 치과 치료가 시급했다. 그러나 김 씨는 의료급여 수급권자이나 만 65세 미만으로 무료 의치 지원사업 대상자에 해당되지 않았다.
김 통합사례관리사는 우선 병원 진료에 동행해 김 씨의 치료비 견적을 받았다. 1000만 원 이상의 비용이 발생해 민간기관의 치료비 지원은 어려웠다. 희망복지지원단 내부 회의를 통해 민원인 김 씨를 통합사례관리 대상자로 선정했다. 민원 신청 7일 만이다. 이후 사례관리 사업비로 김 씨는 치과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또한 김 통합사례관리사는 치과 치료 지원 외에 민원인이 정신질환을 앓으며 일상생활에서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확인한 뒤 정신건강의학과 병원 진료 동행과 일상생활 관리를 위한 다양한 자원을 연계해 도왔다.
치과 치료는 동행, 안내부터 틀니 제작 이후 방문 상담까지 수개월간을 맞춤 지원했다. 지방자치단체의 도움으로 지역사회에서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된 민원인은 “지금은 씹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감사드립니다”는 내용의 감사 편지를 2019년 1월 9일 김 통합사례관리사에게 보냈다.
권익위는 “지역 주민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 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1 : 1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해 주민들의 복지 증진과 복지 체감도 향상에 기여한 공이 크다”며 김 통합사례관리사에 대한 표창 이유를 밝혔다.
김 통합사례관리사는 주민들이 다양한 어려움을 호소하는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민원인들에게서 드러나는 표현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인지하고 나 스스로 작은 위험 신호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통합사례관리사로서 지금까지 755건의 가구를 선정해 관리해온 힘이다.
심은하 기자
청와대 4년간 민원 15만 건 접수
생활 고충 구제 요청 집중 처리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4년 동안 대통령비서실로 접수된 민원이 총 14만 6926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서신 민원이 매년 98%를 차지했다. 노인, 장애인 등 사회적약자와 인터넷 활용이 어려운 계층 등이 서신 민원을 주로 활용하기 때문이다.
민원 유형별로는 생활 고충 등 구제 요청이 6만 5534건(44.6%)으로 가장 많았고 수사·감사·조사 요청 2만 7950건(19.0%), 정책 제안 1만 2729건(8.7%), 선정(善政) 기원(7.0%), 판결 이의(2.5%) 등의 순이다. 특히 노인, 장애인 등 사회적약자가 제기한 ‘생활 고충 구제 요청’ 민원은 취임 기간 내내 가장 높은 비율(약 43~47%)을 기록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수도권이 5만 8406건(39.8%)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영남(18.6%), 호남(10.2%), 충청(7.1%)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기관 유형은 중앙행정기관 11만 72건(74.9%), 지방자치단체 1만 8454건(12.6%), 공공기관 1만 802건(7.4%), 헌법기관(4.8%), 교육기관(0.4%) 순으로 집계됐다. 처리 기관은 권익위(16%), 대검찰청, 경찰청, 법원행정처(대법원), 법무부 등의 순이다.
대통령비서실 민원은 ‘온라인 국민참여포털의 운영에 관한 규정(대통령훈령)’에 따라 국민권익위원회 특별민원심사과에서 국민신문고에 각 소관 기관을 등록해 처리되고 있다. 권익위 특별민원심사과는 대통령비서실은 물론 각 기관과 협력해 대통령비서실 민원 통계 분석·관리, 모범 사례 전파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