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월 1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열린 102주년 3ㆍ1절 기념식에서 고 홍양순 씨를 대신해 여명훈 해군 잠수함사령부 홍범도함 중위에게 건국훈장애국장을 수여하고 있다. | 청와대사진기자단
코로나19 유행으로 2년 연속 규모가 축소된 3·1절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는 16번, ‘협력’은 19번 언급했다. 특히 그동안 독립운동사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의료인들을 차례차례 호명했다. 문 대통령은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열린 제102주년 3·1절 기념사에서 “일제는 식민지 백성을 감염병으로부터 지켜주지 못했다. 방역과 위생을 구실로 강제 호구조사와 무조건 격리를 일삼았고, 1920년 당시 의사 1인당 담당 인구수가 무려 1만 7000명에 달했다”며 “그와 같은 척박한 의료 현실 속에서 의학도들은 3·1독립운동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문재인정부 들어 탑골공원에서 3·1절 기념식이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탑골공원은 102년 전 시민과 학생들이 만세를 외치고 독립선언서를 낭독한 3·1운동 발상지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예방접종에 대한 협조를 국민에게 당부했다.
“격리병동에서 일하는 의료진들의 노력으로 코로나와 기나긴 싸움도 이제 끝이 보이고 있다. 백신 접종에 만전을 기할 것이며 다음 겨울에 접어드는 11월까지 집단면역을 이룰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과거 3·1절 기념사보다 한일 문제 언급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문 대통령은 “(100년 전) 독립선언의 목적이 일본을 미워하고 배척하려는 것이 아니었다”고 말하면서 ‘연대’ ‘협력’ ‘포용의 정신’을 강조했다. 이어 “가해자는 잊을 수 있어도, 피해자는 잊지 못하는 법”이라며 “한국 정부는 언제나 피해자 중심주의 입장에서 지혜로운 해결책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과거에 발목 잡혀 있을 수는 없다. 한일 협력은 두 나라 모두에 도움이 되고, 동북아의 안정과 공동 번영에 도움이 되며, 한·미·일 3국 협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우리 정부는 언제든 일본 정부와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눌 준비가 되어 있다. 역지사지의 자세로 머리를 맞대면 과거 문제도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남북관계에 대한 언급은 상대적으로 짧았다.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에 대해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해 변함없이 노력할 것이다. 전쟁 불용·상호 안전 보장·공동 번영이란 3대 원칙에 입각해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홍범도 장군 부인과 아들에게 건국훈장 수여
한편 문 대통령은 102주년 3·1절을 맞아, 고국으로 유해가 돌아오지 못한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의 부인 단양 이씨와 아들 홍양순 씨 등 독립유공자 7명에게 건국훈장 및 대통령 표창을 수여했다. 단양 이씨는 1908년 3월 함경남도 북청군에서 홍 장군의 의병 활동과 관련해 체포돼 취조를 받던 중 고문으로 목숨을 잃었다. 홍양순 씨는 아버지 홍 장군의 의병부대에 들어가 1908년 함남 정평에서 일본군과 전투 중 순국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독립유공자를 위한 코로나19 긴급구호 물품 전달과 함께 독립유공자들을 위한 ‘한방 주치의 제도’ ‘자율주행 스마트 휠체어 지급’ ‘인공 망막·스마트 보청기 개발’ 등의 계획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독립유공자들께 명예롭고 편안한 삶을 드리는 것은 국가의 무한한 책임”이라고 말했다.
이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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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