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월 27일 청와대에서 세계경제포럼이 주최한 ‘2021 다보스 어젠다 한국정상 특별연설’ 화상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1월 27일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양극화와 불평등을 막기 위해 인류가 지혜를 모으는 일도 중요하다”며 “각자도생이 아니라 연대와 협력이야말로 감염병을 이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세계경제포럼이 주최한 ‘2021 다보스 어젠다 한국정상 특별연설’ 화상회의에서 손실보상제와 이익공유제를 언급하며 “앞으로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감염병 재난을 함께 이겨내는 포용적인 정책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세계적인 기업인, 경제학자, 정치인들의 모임인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해 연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더 많은 지혜를 모아야 한다”면서도 손실보상제는 정부의 방역조처로 영업금지 등 불이익을 받은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지원하는 것이고, 이익공유제는 코로나19 승자 기업이 자발적인 출연으로 코로나19 약자들을 도우면 정부가 강력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제도라고 소개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전 국민에게 백신 무료 접종 ▲자체 백신·치료제 개발 노력 ▲적극적인 고용유지 정책과 공공일자리 창출 정책 ▲3차에 걸친 정부의 재난지원금 등 정부의 코로나19 극복 노력에 대해 설명했다.
코로나19 극복 위한 가장 강력한 무기는 연대와 협력
무엇보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국제적 연대와 협력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 세계는 K자형 회복이 아니라 더 포용적인 새로운 일상으로 가기 위해 더욱 굳건하게 연대하고 협력해야 한다”며 “한국은 백신의 공평한 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한 세계보건기구(WHO)의 노력을 지지하며 코백스 퍼실리티(백신 공동구매·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개도국의 백신 보급을 위한 국제 협력이 강화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상황을 겪으며 안타까웠던 것 중 하나는 세계가 그동안 발전시켜 왔던 연대와 협력, 신뢰와 통합의 정신이 얼마나 취약하고 깨지기 쉬운 지를 확인한 것”이라며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하자 각 나라는 다른 나라를 믿지 못해 국경을 봉쇄했고 이 때문에 글로벌 공급망이 무너졌다. 백신을 개발도상국에 공평하게 공급해야 한다는 정신도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하지만 코로나19 같은 신종 감염병과 전쟁에 있어 가장 강력한 무기는 국제사회의 연대와 협력”이라며 “인류가 함께 어려울 때 강대국들이 각자도생의 모습을 보인다면 연대와 협력의 정신은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류는 준비돼 있지 않은 가운데 코로나19를 맞아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며 국제연대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특히 국내에서 전 국민 백신 무료 접종과 마찬가지로 전 세계에도 백신이 포용적으로 공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코로나19 극복의 단계로 진입하며 포용적 회복과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한국에서 개발 중인 치료제가 성공하면 원하는 나라에 포용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해선 “사회적 약자 그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 포용의 정신을 해결의 이정표로 삼았다”며 “국적을 가리지 않고 누구나 신속한 검사와 격리 치료를 무료로 받을 수 있게 하고, 마스크가 부족했을 때 마스크 5부제로 전 국민 모두가 공평하게 필요한 만큼 마스크를 구입할 수 있게 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일상과 경제, 한국판 뉴딜 통해 포용적 회복 이룰 것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2020년 경제 타격을 최소화하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상위 수준의 성장률을 보였다”며 “국내총생산(GDP) 규모 세계 10위권 진입을 바라보고 있고 주가 역시 주요 20개국(G20) 국가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는 방역 모범국가 한국이 거둔 경제 선방에 주목하고, 국내외 투자자들도 한국 경제를 밝게 전망하고 있다”며 “이미 한국 경제는 2020년 3분기부터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했다”며 “한국 경제는 2021년 상반기에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2020년과 2021년을 더한 합산 성장률에서도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와 같이 빠른 경제회복의 흐름 속에서 한국 국민은 일상의 포용적 회복과 함께 경제에서도 ‘포용적 회복과 도약’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더욱 담대한 도전으로 ‘한국판 뉴딜’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한국판 뉴딜을 통해 고용안전망과 사회안전망을 확대하고 포용적 회복을 이룰 것”이라며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으로 한국 경제를 도약시키고, 지역균형 뉴딜을 더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전 국민의 삶의 질을 고르게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은 “민간 부문에서도 대규모 투자계획 발표가 잇따르고 있으며, 정책 금융과 민간 금융이 조성하는 뉴딜펀드도 활성화되고 있어 총 투자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라며 “한국판 뉴딜이 글로벌 기업과 벤처창업 기업들에 새로운 도전의 장을 열고 미래 산업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문 대통령은 1월 25일 기후변화 적응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 제고와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네덜란드가 주최한 ‘기후적응 화상정상회의’에 참석해 우리의 기후적응 행동 의지를 세계에 전했다. 문 대통령은 “파리협정 이행 원년을 맞아 기후적응을 위한 지혜를 모으는 첫 정상회의에 함께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기후적응은 인간이 자연과 함께 살아가기 위한 지혜”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국민은 자신이 좀 불편해도 자연과 더불어 살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으며, 기후변화에 적응하려는 인류의 노력에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함께 해왔다”고 말했다.
심은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