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2020년 2월 19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한겨레
“한국 문화 역사상 그리고 한류 역사상 이보다 빛날 순 없었다.” 한류가 글로벌 흐름(트렌드)을 이끌고 있다. 특히 전 세계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한류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며 많은 이에게 감동과 힘을 줬다. K-브랜드는 영화·음악·드라마·스포츠·게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신한류 열풍을 몰고오며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굳혔다. 영화 <기생충>, 방탄소년단(BTS),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국악밴드 ‘이날치’, K-푸드의 세계 확산, 손흥민·류현진·고진영 선수 등 코로나19 속에서 빛났기에 점수를 매길 수 없을 만큼 값졌다.
BTS, 빌보드 핫100 두 차례 1위(표①)
한류 열풍의 중심에는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있다. 방탄소년단은 전 세계 음악 팬들에게 엄청난 사랑을 받으며, 세계 최고 인기 그룹으로 우뚝 섰다.
2020년에는 ‘다이너마이트(Dynamite)’ ‘라이프 고즈 온(Life goes on)’ 등 발매곡이 연속 2회 빌보드 핫100(싱글차트) 1위를 차지했다. 방탄소년단 발매 앨범은 2018년 5월부터 5장 연속 빌보드 200(앨범차트)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외신들의 찬사도 이어졌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방탄소년단을 두고 “서양 음악 팬들이 비서구권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꿨다”고 말했다. 한편, 영국 통신사 <로이터>는 “K-팝의 미국 진출 최전선”, 미국 전자악기 업체 ARP는 “미국의 거물 가수들을 제치고 글로벌 지배력을 확고히 하는 이정표”라고 호평했다.
영화 <기생충> 아카데미 4관왕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은 72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과 92회 미국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 등을 석권하는 쾌거를 이뤘다. 특히 미국 아카데미에서 받은 작품상은 비영어권 영화 최초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빛났다. 영화는 세계 62개국 개봉·202개국 수출 및 2019년 미국 개봉 외화 매출 1위(역대 5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기생충>의 연이은 해외 영화제 수상은 한국 영화가 아시아를 넘어 미국, 유럽 등 세계 주류 영화의 중심에 섰고, 세계인의 시야가 한국 문화로 확장되는 계기를 제공했다고 평가받는다. 2020년 2월 11일 모건 오테이거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한류는 확실히 도래했다”고 말한 바 있다.
<기생충>은 비영어권 및 아시아 영화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백인·영어권 위주였던 미국 아카데미의 새 역사를 기록하는 등 세계 문화다양성에 기여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미국 주요 매체들은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과 관련해 “비영어권 영화로 작품상을 받은 것은 세계의 승리”(미국
, 2020년 2월 9일), “아시아 영화의 거대한 진보”(미국 , 2020년 2월 9일)라고 극찬했다.
콘텐츠 산업 수출액 10조 원 돌파(표②)
2015~2019년 5년간 우리나라 콘텐츠 산업 수출 규모는 16.4%의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2019년엔 수출액이 최초로 100억 달러를 돌파(103억 9000만 달러)했다. 특히 2019~2020년 <기생충>의 연이은 해외 영화제 수상 및 BTS의 빌보드 핫100, 200 1위 등 한류 콘텐츠의 전례 없는 성과는 우리 콘텐츠 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입증했다.
2020년 7월 16일 영국 월간지 <모노클>은 한국의 문화 영향력(소프트파워)을 독일에 이어 세계 2위로 평가했다. 이들은 “한국이 엔터테인먼트와 혁신에서 다른 나라를 위한 기준을 세웠다” “한국 영화·TV·음악은 한국의 강력한 소프트파워의 핵심이다” “세계인들이 봉준호, 박찬욱 감독의 영화를 보고, K-팝을 듣는 등 한국 문화는 명실상부한 문화 수출품이 됐다”고 평가했다.
2018년 기준 한국 콘텐츠 시장 규모는 623억 달러로 세계 7위다. 콘텐츠 수출은 한류를 향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2019년 국제교류재단 자료에 따르면 해외 한류동호회 회원 수가 9932만 명에 이르는 등 전 세계 한류 애호층 수는 약 1억 명에 육박한다.
저작권 무역수지 역대 최고 흑자 달성(표③)
2020년 상반기 우리나라 저작권 무역수지는 10억 4000만 달러(약 1조 2000억 원)로 역대 최대 규모 흑자를 달성했다. 특히 2020년 상반기에는 저작권 분야 반기 총 수출액이 50억 달러(5조 8000억 원)를 돌파했다. 또한 반기별 문화예술저작권(영화·음악 등) 무역수지도 사상 최초로 흑자로 돌아섰다.
K-웹툰 일본·미국 디지털만화 시장 1위
우리나라 웹툰은 일본과 미국의 디지털만화 시장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카카오재팬 플랫폼인 ‘픽코마’는 2020년 7~11월 일본 월간 만화앱 부문 매출 1위, 2020년 11월 전 세계 만화·소설앱 부문 매출 1위, 비(非)게임 부문 매출 7위(매출은 앱스토어·구글플레이 합산 기준)를 차지했다. 픽코마의 2020년 3분기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247% 증가한 1300억 원이며, 연간 누적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68% 증가한 2700억 원에 이른다. 한편, 네이버 웹툰 역시 2019년 1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미국 월간 만화앱 부문 매출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국제사회에선 우리나라의 우수한 웹툰 지식재산권(IP) 및 이를 활용한 2차 제작 성과에 대해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2020년 4월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애니메이션 <신의 탑>에 대해 “에피소드가 끝날 때, 어떻게 이 이야기가 주간 500만 명의 독자를 사로잡았는지 이해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한국의 소프트파워 역대 최고(표④)
미국 포틀랜드커뮤니케이션 조사 결과 한국의 문화 영향력<소프트파워> 순위는 2016년부터 지속적으로 상승해 2019년에는 아시아 지역 내 순위 2위를 기록했다. 특히 국제사회는 정부·대외관계·기업·교육·디지털·문화 등 6개 분야 중 디지털(5위), 기업(9위), 교육(12위)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여기엔 평창동계올림픽 개최 등 국제협력 및 다자주의를 강화했던 점 등이 긍정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전 세계 7000개 언어 중 한국어 사용 인구 14위(표⑤)
‘신한류’ 확산으로 한국 문화의 정수로 불리는 한국어를 향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세종학당은 200개소를 돌파했으며, 해외 정규학교 한국어 채택률도 2017년 28개국, 1423개교, 12만 5000명에서 2020년 39개국, 1669개교, 15만 2000명으로 늘었다.
2007년 유엔(UN)은 한국어를 세계 10대 실용어로 평가했고, 유엔 산하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는 한국어를 아홉 번째 공식 언어로 지정했다. 한국어는 IBM이 개발한 인공지능 왓슨의 여덟 번째 언어(2016년)이기도 하다. 한편 2020년 인도(7월), 러시아(9월)는 한국어를 교육과정 내 제2외국어로 채택했다. 베트남 역시 한국어의 제2외국어 채택 계획을 발표(11월)했고, BTS 등 한류스타와 관련한 한국어 학습 콘텐츠 개발도 확대할 계획이다.
한류 기반 K-푸드 세계 확산(표⑥)
영화 <기생충>의 해외 영화제 수상 및 BTS의 빌보드 차트 1위 등 한류 확산에 따라 K-푸드의 인지도도 높아졌다. 코로나19에도 농식품 수출은 2020년 11월 말 기준 전년 대비 6.8%라는 큰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기생충>에 등장한 ‘짜파구리’의 인기와 더불어 김치가 2020년 3분기 역대 연간 최고 수출액을 경신하는 등 건강·발효식품(김치·장류·인삼) 수출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건강·간편식 유행에 따라 한국 조미김은 세계 김 수출시장의 87%를 차지했다. 사상 처음 일본을 제치고 신남방 지역이 1위 수출권역으로 떠오르는 등 수출국도 다변화하며 K-푸드가 전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라면은 이제 단순 간식이 아닌 식사 대용으로 위상이 바뀌었고, 김치는 건강식품으로 자리매김했다.
김청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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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