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으로 중계된 ‘2020한국문화축제’ 안동 K-팝공연에서 해외 팬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오마이걸
콘텐츠 분야-온라인 K-팝 공연제작 지원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이 함께 개최한 ‘2020 한국문화축제’가 11월 한 달 동안 온라인에서 진행됐다. 2020년 처음 열린 한국문화축제는 정부의 ‘신한류 진흥정책’에 따라 연관 산업 동반 성장과 한류 호감도 향상을 목표로 한류와 관광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홍보해, 한국대중음악(K-팝) 등 일부에 집중된 한류 팬들의 관심을 한국문화 전반으로 확산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를 위해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는 K-팝 가수인 슈퍼주니어 케이아르와이(K.R.Y.)와 레드벨벳을 ‘세계(글로벌) 한류 홍보대사’로 위촉하고, 이들이 행사 홍보뿐만 아니라 다양한 마케팅 활동, 공연 등에 참여해 한국문화축제에 대한 관심을 유도했다.
한국문화축제 온라인 진행… 해외 시청자가 87%
‘시청자와 함께 떠나는 랜선 여행’에서는 K-팝 가수들이 실시간으로 관객들의 질문이나 요청사항에 직접 답변하며 소통했다. 지역관광거점도시인 전남 목포, 전북 전주, 강원 강릉, 안동 등 관광거점도시 4곳의 지역별 특색을 담은 문화체험 영상이 매일 한 편씩 모두 24편이 유튜브를 통해 공개돼 세계 각국의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해외 한류 동호인들이 영상을 편하게 시청함으로써 한류 콘텐츠가 널리 퍼지고 파급력을 높일 수 있도록 외국어 자막도 지원해 해외 시청자 비율이 87%에 이르렀다.
아르헨티나, 사우디아라비아 등 80여 국가의 한류 팬이 ‘좋아요’ 16만 건과 댓글 9000여 개를 남기며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매주 일요일 밤 인터넷에서 온라인으로 중계된 K-팝 공연은 관광거점도시 4곳을 배경으로 펼쳐져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자가 증가했다. K-퍼포먼스를 주제로 11월 29일 열린 안동 K-팝 공연은 4차례 공연 가운데 가장 높은 실시간 시청자 조회 수 약 21만 명을 기록하며 축제의 대미를 장식했다.
▶K-팝 스타들과 함께 떠나는 랜선 여행 ‘2020 한국문화축제’ 목포 가(go)드림. 왼쪽부터 황치열, 아스트로 문빈, 아스트로 산하│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코로나19로 K-팝도 비대면 온라인 공연 대세
코로나19가 장기화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으로 자리 잡으면서, 공연 문화도 비대면 온라인 라이브 공연이 대세가 되고 있다. 2020년 6월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방탄소년단(BTS)의 온라인 콘서트 ‘방방콘 더 라이브’를 개최했다. 이 콘서트는 모두 107개 나라에서 75만여 명의 관객이 관람했으며 260억 원의 입장료 수입을 올렸다. SM엔터테인먼트 역시 2020년 4월 네이버와 함께 라이브 콘서트 ‘비욘드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35만 장의 입장권을 팔았다. 온라인 라이브 공연도 흥행 가능성이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온라인 라이브 공연은 온라인·인터넷으로 실시간 중계되는 콘서트나 행사다. 가장 큰 장점은 접근성이다. 오프라인 공연에 비해 시간과 공간의 제약에서 훨씬 자유로우며, 관객과 공연자 모두에게 뛰어난 접근성을 제공한다. 콘서트에 참석하고 싶은 관객은 온라인에서 입장권을 구입해 거실이나 방에서 접속해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다.
그러나 대규모 온라인 콘서트와 이벤트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비용이 필요하다. 공연장이나 스튜디오를 빌려야 하고, 영상을 촬영할 카메라 등 장비가 필요하다. 전 세계 팬들에게 고품질의 동영상을 안정적으로 전송하는 온라인 송출 비용도 만만치 않다. 팬들은 아티스트와 직접 만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최대한 선명한 고화질 영상을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과 직접 대면 소통하는 느낌을 받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의상과 홍보 등 제반 비용까지 합치면 최소 수천만 원을 들여야 온라인 공연을 할 수 있다. 대형 기획사는 입장료를 받는 유료 공연을 하지만, 팬덤(열성 팬)이 약한 중소 기획사는 제작비용이 만만치 않아 수익이 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대형·중소 기획사 양극화 완화로 경쟁력 강화
정부는 대형 기획사를 중심으로 이뤄졌던 K-팝 비대면 공연이 중소 기획사를 포함한 대중음악계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문체부는 세계시장의 각축전 속에서 K-팝과 영화, 게임, 방송 영상 등 주요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21년 예산을 확대하면서 ‘온라인 실감형 K-팝 공연제작 지원사업’ 예산으로 265억 원을 편성했다. 온라인 K-팝 공연을 제작하고 중계할 수 있는 전문 스튜디오 조성에 200억 원, 중소 기획사를 대상으로 온라인 K-팝 공연제작 지원에 65억 원을 투입한다.
먼저 온라인 공연이 실감 콘텐츠 기술, 관객과 쌍방향 소통 등을 결합한 새로운 공연 콘텐츠로 등장한 가운데, 비대면 공연에 최적화된 무대·음향·조명·송출 설비 등을 갖춘 온라인 전용 K-팝 공연장을 기존 스튜디오 공간을 활용해 조성할 예정이다.
또한 자본과 기술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온라인 공연 제작이 어려웠던 중소 기획사를 중심으로 시설 장비, 기술 인력, 송출 연계망(네트워크), 저작권 보호 및 홍보마케팅 등을 종합 지원해 대형 기획사와 중소 기획사 간 양극화를 완화하고, 비대면 시대 음악산업 신시장을 선도해 나갈 예정이다.
▶9월 24일 오후 경기 김포시 민간 온라인 공연장인 캠프원에서 열린 ‘디지털 뉴딜 문화콘텐츠산업 전략보고회’에서 참석자들이 주제 영상을 보고 있다.│연합
글로벌 온라인 공연 시장 개발로 한류 확산 기대
문체부는 2020년 상반기부터 연예기획사, 통신사, 방송사업자 등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어 관련 업계의 의견을 청취했고, 이러한 소통의 결과로 ‘온라인 실감형 K-팝 공연제작 지원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4차 산업혁명 시대와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를 맞아 앞으로 오프라인의 콘텐츠와 첨단기술이 결합해 세계적으로 차별화되고 뛰어난 새로운 콘텐츠를 어떻게 만드느냐가 콘텐츠 산업, 곧 한류 성패의 관건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문체부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이 일상화된 최근의 상황에서 이런 콘텐츠와 기술의 융합은 절대적으로 필요하기에, 최첨단 기술 장비 등이 갖춰진 스튜디오의 조성은 새로운 시대의 콘텐츠 산업 발전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온라인 전용 공연장을 만드는 것만이 아니라 공연제작 지원을 위한 65억 원을 예산에 편성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정부는 이 예산으로 영상 중계·송출 지원을 포함한 관련 시설과 장비 사용, 저작권 보호, 통·번역, 홍보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K-팝이 실감 경험, 쌍방향 소통 등 기존 공연과 차별화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글로벌 온라인 공연 시장을 개척해 한류가 확산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원낙연 기자
▶‘2020 한국문화축제’ 강릉 K-팝 공연에서 여행지를 소개하는 위키미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콘텐츠 산업 생태계 복원 디지털 전환 가속화 지원
문화체육관광부는 2021년도 콘텐츠 분야 예산이 2020년 본예산 9115억 원보다 528억 원(5.8%) 늘어난 9643억 원으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위기극복 사업과 ‘디지털 뉴딜’ 사업을 콘텐츠 분야 중점 예산으로 편성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침체한 콘텐츠 산업의 생태계 복원과 활력 제고, 디지털 전환 가속화 추세를 고려한 분야별 디지털 혁신 지원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본 것이다.
콘텐츠 창·제작 금융지원 확대로 재도약
2020년 코로나19 영향으로 콘텐츠 분야별 창·제작이 크게 축소되거나 취소됐다. 위기를 맞은 업계 종사자들을 위해 지원 규모를 2020년보다 확대했다. 250억 원 규모의 ‘코로나19 재기지원펀드’를 신설하는 등 ‘위풍당당 콘텐츠코리아펀드’ 예산을 2020년 1130억 원에서 2021년도 1148억 원으로 늘렸고 문화산업완성보증 기금은 200억 원에서 250억 원으로 늘렸다. 영화는 영화제작지원 투자·출자액 350억 원, 독립예술영화 제작 지원금 80억 원 등을 편성했다.
분야별 경쟁력 강화 지원 신한류 확산 기반 마련
분야별로는 영화산업 진행기금을 2020년 899억 원에서 2021년 1052억 원으로 17% 늘렸다. 음악 등 대중문화산업 육성 예산은 2020년 250억 원에서 두 배 이상 늘린 540억 원으로, 게임산업 육성 부문은 447억 원에서 646억 원으로, 미디어산업 육성 예산은 1631억 원에서 1799억 원으로 증가했다. 영화 부문에서는 ▲영화제작지원 투자·출자 350억 원 ▲독립예술영화 제작 80억 원 ▲한국영화 아카데미 운영 96억 원 ▲장애인 영화 관람환경 개선 21억 원 등이다. 특히 장애인 영화 관람환경 개선을 위해 장애인용 영화제작 지원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도 확대(연 30여 편→100여 편)하고, 온라인 관람료를 신규로 지원한다.
비대면·실감형 콘텐츠와 문화기술 지원 확대
게임산업에 대해서는 양극화 해소를 위한 플랫폼별 지원 구조 개편, 5세대(5G) 통신기술·인공지능(AI)·클라우드 등 지원 분야 확대 등을 통해 예비창업자와 ‘인디 게임사’ 등 중소 게임 스타트업의 성장을 지원한다. 646억 원의 예산 가운데 24억 원은 e-스포츠 상설 경기장을 구축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신한류 콘텐츠로 뜨고 있는 만화·웹툰에 대한 지원도 늘어났다. 만화 독립출판 지원에 5억 원, 중소 플랫폼 해외 진출 지원에 21억 원, 수출작품 번역 지원사업에 6억 원 등 모두 210억 원이 투입된다. 전자책과 오디오북 등 출판콘텐츠 분야에는 429억 원이 편성됐다. 전자책과 오디오북 제작 지원을 대폭 확대하고 출판콘텐츠에 인공지능과 증강·가상현실(AR·VR) 등 신기술을 접목하는 기술개발 지원도 늘려갈 예정이다.
인터폴과 손잡고 한류 콘텐츠 저작권보호 나서
해외에서 한류 콘텐츠 보호를 위해 2021년부터 ‘인터폴과의 국제공조’(7억 원) 및 ‘중소 콘텐츠 기업의 해외저작권 분쟁 지원’(18억 원) 사업도 새롭게 추진한다. 앞으로 5년 동안 인터폴을 중심으로 ▲한류 콘텐츠 피해 중심 합동수사 ▲한류 침해지역(중국·동남아 등) 피해 대응 수사기관 상시 공조체계 구축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최근 코로나19 상황에서 비대면 소비 증가로 전 세계 한류 콘텐츠 선호도가 급상승하면서 불법 복제·확산이 용이한 온라인 콘텐츠를 선제적으로 보호하기 위해서다.
원낙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