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1월 27일 청와대에서 2050 탄소중립 범부처 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연합
2020년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잠정)이 전기 대비 2.1%를 기록하며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분기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코로나19 이후 첫 분기 반등이다. 지난 1분기와 2분기 각각 -1.3%, -3.2%의 역성장을 딛고 3개 분기 만에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한 것이다.
특히 올 3분기 잠정 GDP는 10월 발표된 속보치(1.9%)보다도 0.2%포인트 상향된 수치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호조세가 뚜렷해지면서 국내 설비투자가 빠르게 늘어난 영향이다.
12월 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3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2020년 3분기 우리나라의 실질 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 2.1% 올랐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분기 3.0%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잠정치는 10월에 발표된 속보치(1.9%)를 뛰어넘은 2.1%를 기록했다. 3분기부터 시작된 경제 반등의 흐름이 4분기에도 힘 있게 이어지고 있다”며 “각 부처는 이런 긍정적 흐름이 확실한 경제 반등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 반등의 추세를 얼마 안 남은 연말까지 이어나가면 2021년 상반기부터 우리 경제는 코로나 충격을 회복하고 정상궤도로 진입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3분기 경제성장률 2.1% 11년 만에 최고
경제 활동별로 살펴보면 제조업은 컴퓨터·전자와 광학기기 등이 늘어 7.9% 성장했다. 건설업은 비주거용 건물 및 토목 건설을 중심으로 5.2% 감소했으며 서비스업은 의료·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금융 및 보험업 등이 늘어 0.9% 성장했다. 지출 항목별로 민간 소비는 서비스(음식숙박 등)가 줄었으나 비내구재(식료품 등)가 늘어나면서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정부 소비는 건강보험 급여비 등이 늘어 0.2% 증가했다.
건설투자는 토목건설을 중심으로 7.3% 감소했으며 설비투자는 운송장비와 기계류가 모두 늘어 8.1% 증가했다. 수출은 자동차·반도체 등이 늘어 16.0%, 수입은 원유·화학제품 등이 늘어 5.6% 증가했다.
올 3분기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전기 대비 2.5% 늘었다. 2019년 3분기에 비해서도 0.1% 증가한 수치다. 실질 국민총소득 증가율은 2.4%로 1분기(-0.8%)와 2분기(-2.2%) 이후 3분기 만에 반등했다.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은 3조 1000억 원에서 1조 9000억 원으로 줄었으나 교역조건 개선 덕에 실질 무역손실액이 6조 원에서 3조 8000억 원으로 축소되면서 실질 GDP 성장률(2.1%)을 웃돌았다고 한국은행은 설명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방역 성과가 경제로 연결되고 정부의 적극적 재정 정책과 ‘한국판 뉴딜’ 등 효과적 경제 대응이 ‘빠른 경제회복, 강한 경제 반등’을 이뤄내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11월 수출 4% 증가, 단순회복 넘어 질적 성장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던 수출이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3분기를 기점으로 반도체와 자동차 등 주력 수출품목이 살아나고, 바이오헬스를 앞세운 신성장 품목의 선전이 더해지면서 고부가가치화와 수출 저변 확대 등 질적 성장도 함께 거두고 있다는 평가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2월 1일 발표한 11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11월 수출은 4.0% 증가한 458억 1000만 달러로 9월에 이어 2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다. 수입은 2.1% 감소한 398억 8000만 달러, 무역수지는 59억 3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7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11월까지 누계 무역흑자는 390억 달러로 2019년 흑자 규모(389억 달러)를 이미 상회했다.
문 대통령은 “경제 반등의 주역인 수출의 증가세는 더욱 괄목할 만하다. 10월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일평균 수출 증가율이 플러스로 전환된 데 이어 11월에는 일평균과 월간 전체 증가율이 24개월 만에 모두 플러스를 기록했다”며 “세계경제 침체와 국제교역 위축 속에서 일궈낸 기적 같은 성과”라고 강조했다.
월별 수출은 코로나19 여파로 3월부터 8월까지 6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오다 9월에 7.3% 증가한 뒤 10월에 3.8% 감소로 전환했다.
11월은 조업일수를 고려한 하루 평균 수출액도 6.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총수출액과 일평균 수출액이 모두 증가한 것은 2018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조업일수가 0.5일 부족했는데도 총수출액이 플러스가 된 것 역시 2018년 3월 이후 32개월 만에 처음이다.
15대 품목 중 10개 품목이 플러스를 기록했고 마이너스 5개 품목도 석유제품을 제외하고는 모두 한 자릿수대의 감소율을 보이는 등 주요 품목들은 전반적인 회복 추세를 보였다.
나승식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은 “11월은 조업일수가 부족했는데도 두 달 만에 플러스 전환에 성공했다”며 “특히 월 총수출과 일평균 수출이 2년 만에 동시에 증가했고 조업일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달성한 플러스는 2018년 3월 이후 32개월 만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범정부 탄소중립 추진체계 구축… 속도 있게 추진”
앞서 문 대통령은 11월 27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2050 탄소중립 범부처 전략회의에서 “2050년 탄소중립은 거스를 수 없는 세계적 대세가 됐다”며 “범정부 추진체계부터 강력히 구축해 탄소중립 사회로 이행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범정부 추진체계 구축과 관련해 “민·관이 함께 참여하는 대통령직속 가칭 ‘2050 탄소중립위원회’를 설치할 것”이라며 “에너지 전환 정책이 더 큰 힘을 받을 수 있도록 산업통상자원부에 에너지 전담 차관을 신설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경제 영역에서 저탄소화를 추진해 나가겠다. 에너지시스템의 구조적 전환이 그 출발점”이라며 “화석연료에서 신재생에너지로 에너지 주공급원을 전환하고 전력망 확충과 지역 중심의 분산형 전원체계를 확산할 것이며, 재생에너지·수소·에너지 정보기술(IT) 등 3대 에너지 신산업 육성에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청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