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경남지사는 “경남과 부산을 동일 생활권으로 연결하고 도시권역 내 주요 지점을 잇는 동남권광역철도망 구축을 핵심과제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경남도
한국판 뉴딜의 두 축인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에 ‘지역균형 뉴딜’이라는 새로운 축이 생기면서 ‘지자체 주도형 뉴딜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월 13일 제2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서 대전, 경기, 강원, 전남, 제주, 경남 등 6개 시·도지사가 한국판 뉴딜에 지역 특성 사업을 연계한 지역균형 뉴딜 전략을 제시했다. 이들 6개 시·도지사와 인터뷰를 통해 지역사업 계획과 추진 방향 등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김경수 경남지사
김경수 경남지사는 “지역균형 뉴딜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행정통합을 넘어서는 유연한 권역별 발전전략을 통해 대한민국의 발전축이 다극화돼야 한다”며 “경남 지역은 동부경남과 부산, 울산이 산업과 물류 등 여러 분야에서 공통점이 있고, 서부경남은 동부호남과 남중권이라고 해 생활권과 경제권이 겹쳐 권역별 발전전략 수립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동남권 메가시티’(특화도시)를 포함해 권역별 발전전략이 성공하려면 지역에도 수도권과 같은 최소한의 광역 대중교통망 구축과 행정통합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부산 중심지와 경남 마산 구간에 전동열차를 도입하는 한편, 부산과 경남을 우선적으로 통합하고 울산은 적절한 시기에 2단계 통합을 통해 동남권 메가시티 조성을 위한 공동의 발전전략과 협력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 비수도권의 경쟁력 강화는 생존을 위한 몸부림 정도로 절박한 상황”이라며 “지역의 노력 못지않게 정부 차원에서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민관협치(거버넌스)를 정비하고, 광역협력계정을 신설하는 등 획기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지사와 서면 인터뷰 일문일답.
-정부는 한국판 뉴딜을 확산하고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지역균형 뉴딜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습니다. 뉴딜을 지역 발전과 연계하겠다는 이번 방안에 대한 의견이 궁금합니다.
=정부의 뉴딜과 지역균형발전을 연계한 지역균형 뉴딜 정책방향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한국판 뉴딜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역균형 뉴딜이 함께 추진돼야 하며, 지역균형 뉴딜이 성공하려면 공모사업을 통해 17개 시·도가 경쟁하는 지금까지 방식을 전환해야 합니다. 지금은 서울을 중심으로 하는 수도권에 사람과 자본, 기업 등 모든 것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유연한 권역별 발전전략을 통해 대한민국의 발전축이 다극화돼야 지속가능한 발전이 가능합니다.
지금 지방분권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지역 간 균형이 무너지는 상황에서 지방에 아무리 권한을 많이 준다 해도 극복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한국판 뉴딜의 핵심 투자처는 지역이 되어야 하고, 지역을 중심으로 한국판 뉴딜과 국가균형발전을 함께 모색해 나가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말씀이 지역 입장에서는 무척 공감이 되고 감사한 일입니다.
-그렇다면 경남이 그리고 있는 지역균형발전의 핵심은 무엇입니까?
=기존 중앙 주도에서 지역이 주도하는 균형발전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17개 시·도가 쪼개져서 경쟁하는 구조로는 수도권 쏠림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권역별로 힘을 모아 시너지를 내야 합니다. 생활권과 경제권 중심의 유연한 권역별 발전전략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경남 지역은 동부경남과 부산, 울산이 산업과 물류 등 여러 분야에서 공통점이 있고, 서부경남은 동부호남과 남중권이라고 하여 생활권, 경제권이 겹칩니다. 남해안과 지리산권도 관광벨트 구축을 위해 권역별 발전전략 수립이 가능합니다.
-권역별 발전전략을 만들기 위해서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차이가 무엇인지 들여다봐야 하는데, 어떻게 진단하고 있는지요?
=권역별 발전전략의 기본 토대는 편리한 광역 대중교통망입니다. 권역별 발전전략의 선도 모델이 될 수 있는 부산, 울산, 경남의 동남권 메가시티와 수도권의 대중교통망을 비교해보겠습니다.
수도권은 편리한 광역 대중교통망을 통해 생활권과 경제권을 압축해내는 공간 혁신이 이뤄졌습니다. 거미줄처럼 촘촘하게 대중교통망이 연결돼 어디에 살든지 주거와 일자리, 즐길 거리가 통합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이에 반해, 지방은 그렇지 못합니다. 실제로 같은 거리인데도 수도권은 전철 한 번이면 어디든 갈 수 있지만, 동남권의 창원과 울산은 여러 번 갈아타야 하고 불편하니까 차로 가야 합니다.
동남권 메가시티를 포함해 권역별 발전전략이 성공하고 한국판 뉴딜과 지역균형 뉴딜의 상승효과를 높이려면 지역에도 수도권과 같은 최소한의 광역 대중교통망이 구축돼야 합니다.
▶경남 진해에 들어설 부산항 제2신항 조감도│경남도
-경남의 동남권 메가시티의 대표 사업은 무엇이고,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는지요.
=동남권 메가시티 조성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주민들의 이동이 편리한 광역 대중교통망 구축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경남과 부산을 동일 생활권으로 연결하고 도시권역 내 주요 지점을 연결하는 동남권 광역철도망 구축을 핵심과제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부산 중심지와 경남 마산 구간에 전동열차를 도입해 현재 버스 환승과 도보 이동, 대기시간을 포함해 90분 이상이 걸리는 거리를 60분으로 줄이고 운행 간격을 20분대로 축소하기 위해 정부에 국비 지원을 건의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지역 인재 혁신 플랫폼 구축입니다. 도는 2019년 교육부의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 사업’ 공모에 선정돼 총 448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방정부가 시행하는 최초의 교육인재 양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도를 중심으로 LG전자, 센트랄,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도내 다수의 기업체, 경상대학교를 비롯한 도내 17개 대학, 그리고 경상남도교육청, 경남테크노파크, 한국전기연구원, 재료연구소 등 지역혁신기관이 참여해 지역 실정에 따른 대학 교육체계 개편과 인재 육성, 기술 개발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동남권 메가시티 조성을 위해서는 우수한 인재와 기업을 찾아서 기업과 청년이 지역을 떠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우리 도는 이러한 지역 인재 양성 사업을 향후 동남권으로 확대하기 위해 대정부 건의와 부울경(부산광역시와 울산광역시, 경상남도 지역) 협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동북아 물류플랫폼 구축입니다. 동북아, 환태평양 진출 거점이 될 수 있는 지리적 이점과 항만, 공항, 철도 등 기반 시설을 활용해 물류 제조, 물류 R&D센터, 기업 지원센터 등이 집적된 대규모 스마트 물류단지를 조성하는 것입니다.
부산항 제2신항인 진해신항 건설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며, 동북아 물류R&D센터 설치를 위한 연구용역도 마무리 단계에 있습니다. 이와 함께 신항과 연계한 배후지역 규제·제도 개선 등을 통해 고부가가치 물류환경 조성 사업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동남권 신공항이 건설되면 철도와 공항, 항만이 하나가 되는 물류 허브 기지가 완성됩니다.
-지역의 강점과 특성을 살린 동남권 메가시티가 전국적인 모델로 확산하기 위해서는 어떤 부분이 전제돼야 한다고 봅니까?
=동남권 메가시티를 생활권, 경제권 단위로 지역을 발전시키는 새로운 국가균형발전 정책의 핵심 모델로 만들어보고자 합니다. 메가시티의 성공을 위해서는 결국 행정통합이 필요합니다. 부산과 경남이 우선적으로 통합을 하고, 분리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울산은 적절한 시기에 2단계로 통합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회에서 계류 중인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개정되면 우선 협력이 필요한 사업 위주로 동남권 특별 지방자치단체 연합을 구성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의회, 민간단체, 전문가 등과 협력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현재 추진 중인 ‘동남권 발전계획 수립 공동연구’를 통해 부울경 통합, 동남권 메가시티 조성을 위한 공동의 발전전략과 협력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예정입니다.
무엇보다 지역이 주도하는 권역별 협력사업에 정부 지원이 절실합니다. 지금 비수도권의 경쟁력 강화는 생존을 위한 몸부림 정도로 절박한 상황으로, 정부 차원에서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민관협치를 정비하고 ‘광역협력계정’을 신설하는 등 획기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필요한 제도 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의 논의를 부탁드립니다.
-동남권 메가시티 외에 경남형 지역뉴딜 사업 계획과 방향, 이에 임하는 각오나 포부를 말씀해주세요.
=경남은 한국판 뉴딜과 발맞춰 나가되, 지역의 강점과 특성을 살려 스마트 뉴딜, 그린 뉴딜, 사회적 뉴딜이라는 3대 정책방향으로 ‘경남형 뉴딜’을 추진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2021년에는 3대 뉴딜에 6780억 원을 투입할 예정입니다. 비대면·디지털 시대를 준비하는 스마트 뉴딜 1179억 원, 저탄소 경제 전환과 녹색산업 육성을 선도하는 그린 뉴딜에 5130억 원, 사회적 뉴딜에 470억 원을 배정했습니다.
먼저, 스마트 뉴딜입니다. 정부는 디지털 뉴딜이라고 했지만 범위를 더 넓혀 스마트로 정의했습니다. 기계·조선·항공 등 경남의 주력산업에 스마트(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경쟁력을 높이고, 문화관광·농어업·서비스업 등 그 밖에 다양한 분야의 산업도 스마트화해 함께 육성해나갈 계획입니다.
그린 뉴딜은 기후변화 위기 대응을 위해 2050 탄소중립을 목표로 ‘RE100 그린산단 조성’과 탈탄소 전환, 낙동강 수질 개선 등을 추진하고, 그 전환 과정에서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 창출을 통해 경제위기와 기후위기의 동시 극복을 추진하기 위한 계획입니다.
끝으로 사회적 뉴딜은 코로나 등 고용 충격으로부터 취약계층을 보호하고 누구에게나 든든한 고용·복지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이와 함께 지역 문제를 공동체가 스스로 해결하는 사회적 경제 활성화와 지역 인재를 키우는 혁신 사업을 통해 지역혁신의 속도를 높이고자 하는 정책방향입니다.
경남형 뉴딜은 극심한 경기침체 극복과 함께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선제적인 대응으로 도민에게 더 나은 삶의 새로운 사회를 위한 약속입니다. 도민과 한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정책브리핑 원세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