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한 이용객의 탁자 위에 마스크와 커피가 놓여있다. | 한겨레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우리 눈으로 볼 수 없는 아주 작은 크기이며 침방울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킨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사람에게 감기를 일으키는 흔한 바이러스 중 하나지만, 코로나19는 신종 바이러스로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익숙하지 않아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한다. 그래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확산을 막고 면역체계가 잘 작동하도록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매우 예민한 사람들’이 늘고 있다. 우리 몸이 불안을 장시간 느끼면 자신도 모르게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된다. 교감신경계는 비상시에 대비하기 위해 긴장을 증가시키고 예민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온몸의 근육이 긴장하면 사지의 말초 혈액이 심장으로 모여 심박동이 증가하고 호흡이 곤란한 느낌 든다. 예민한 이들은 이러한 신체 변화를 민감하게 느끼고 몸에 이상이 생겼는지 걱정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 비대면 활동이 많아진 것이 영향을 준다. 아이들은 온라인 개학으로 집에서 수업을 들어야 한다. 오랜만에 온 가족이 집에 모였지만 챙겨야 할 일이 너무 많고 가족 간 갈등이 생긴다. 여유가 없고 항상 긴장을 하다 보면 목소리가 커지고 화가 나게 된다. 집 밖에서도 이유 없이 화날 때가 많다. 자신의 불안을 줄이기 위해 외부에 화를 내는 ‘투사’의 방법을 사용하게 된다. 외부로 화를 표출하는 방법은 부메랑처럼 자신에게 돌아와 오히려 더 힘든 상황을 만든다.
생활 리듬 잘 유지하는 게 중요
결국 자신의 예민성을 잘 다스리고 교감신경계를 안정시키는 것이 코로나 시대를 슬기롭게 지내는 방법이다. 먼저, 생활의 리듬을 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시간에 자고 일어나고 식사하고 움직이는 것이 우리 몸을 편안하게 만드는 첫걸음이다. 지나친 긴장으로 각성 상태가 되어 밤에 잠이 잘 오지 않아 야식이나 폭식을 하기 쉽다. 코로나19 이전처럼 재택근무를 할 때도 일정한 생활 리듬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이 햇빛이다. 아침에 빛을 쬐면 우리 몸이 잠을 깨고 하루의 활동이 시작된다. 실내에만 있으면 햇볕을 잘 받지 못해 밤낮이 바뀌고 우울한 기분이 더 심해진다. 외출하기 힘들다면 집 안에서라도 창을 열고 오전 8~9시경 햇빛이 눈으로 들어오도록 창가에 의자를 놓고 30분 정도 앉아 있으면 그날 밤에 잠도 잘 오고 긴장이 줄어드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예방 수칙에 따라 마스크를 쓰고 집 주위나 공원을 천천히 산책하는 것도 교감신경계를 안정시키고 긴장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이 이전보다 많아졌다. 아이들은 학급 친구들과 만나 대화를 하면서 사회성을 배우고 성장해가야 하는데 온라인 개학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가족 안에서 겪는 경험이 아이들이 배울 수 있는 전부가 된다. 집 안에 모여 있지만 이야기 한번 제대로 나누지 않고 휴대전화, 게임만 한다면 배울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이 기회에 가족 간에 대화를 나누고 집안일을 함께하는 것이 좋다. 친구나 지인들과는 전화나 메신저로 연락해서 직접 만나지는 못하지만 마음을 전할 수 있으면 좋겠다. ‘연결성’이 사람을 편안하게 만들고 결국 어려운 시기를 이겨낼 수 있게 할 것이다.
가짜 뉴스나 자극적 기사에 현혹 말아야
불안이 많아지면 예민한 이들은 ‘위험을 감수하는 행동’을 하기 쉽다. 자신의 어려움을 한 방에 극복하고 싶은 마음이 들 수 있다. 하지만 불안하고 안정이 안 돼 있을 때 무리한 투자를 하면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다. 가족이나 주위 사람과 잘 상의해야 하고, 무리한 투자를 하고 싶은 생각이 들면 내가 예민한 상태가 아닌지 먼저 살펴봐야 한다.
코로나19 관련 가짜 뉴스나 자극적인 기사에 현혹되지 않고 코로나19 확진환자를 비난하거나 편견을 갖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흑사병이 유럽을 휩쓸 시기에는 유대인이나 집시 등이 전염병을 퍼뜨렸다고 집단학살을 한 역사가 있었는데 우리도 감염병을 이유로 소수 집단을 소외시키는 심리를 갖기 쉽다. 노출된 이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가져서 객관성을 유지하려 노력하지 않으면 우리도 가해자가 될 수 있다.
코로나19 시기에 자신의 예민성을 잘 다스리고 가족과 대화하는 시간을 더 갖는다면 어려움을 극복하고 더 단단해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힘든 시기일수록 자신을 잘 바라보는 시각과 여유가 필요하다. 국민 모두 이 시기를 슬기롭게 잘 넘어가고 있다. 자신을 잘 관리하는 시간으로 보내기 바란다.
전홍진 중앙심리부검센터장
지금 정책주간지 'K-공감' 뉴스레터를 구독하시고, 이메일로 다양한 소식을 받아보세요.
뉴스레터 구독신청
K-공감누리집의 콘텐츠 자료는 「공공누리 제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의 조건에 따라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사진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콘텐츠 이용 시에는 출처를 반드시 표기해야 하며, 위반 시 저작권법 제37조 및 제138조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