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1월 12일 청와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첫 통화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1월 12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첫 통화를 갖고 “지난 70년간 민주주의, 인권 등 공동의 가치를 수호하며 한반도와 역내 평화, 번영의 기반이 되어온 한미동맹의 미래지향적 발전과 한반도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 바이든 당선인과 긴밀히 소통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바이든 당선인은 “한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와 번영에 있어 핵심축(linchpin)”이라면서 “한국에 대한 방위공약을 확고히 유지하고,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과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오전 9시부터 14분간 이뤄진 첫 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미 대선 결과는 바이든 당선인의 오랜 국정 경험과 탁월한 리더십, 그리고 명확한 비전에 대한 미국 국민의 높은 기대가 반영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바이든 당선인이 줄곧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으며, 특히 오늘 미국 재향군인의 날(11월 11일)에 필라델피아 한국전 참전 기념비에 헌화하고 최근에는 직접 우리 언론에 기고문을 보내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한 바 있음을 언급하면서 한미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 정착에 대한 당선인의 높은 관심과 의지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양측은 코로나19 및 기후변화 등 글로벌 현안 대응에 있어서도 협력을 확대해 나간다는 데 공감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앞으로 코로나19 대응, 보건안보, 세계경제 회복, 기후변화, 민주주의,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한미가 긴밀히 협력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특히 코로나19와 관련 “한국과 미국에서 같은 날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는데 한국이 매우 훌륭하게 코로나에 대응해 온 데 대해 문 대통령께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한국과 같이 대응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며 “다행히 백신이 개발되고 있어 길이 열리고 있으며, 지금부터 신행정부 출범까지 코로나 억제를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바이든 당선인은 2021년 1월 바이든 당선인 취임 이후 가능한 조속히 만나 직접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로 했다.
“농촌이 한국판 뉴딜 핵심공간 되게 할 것”
문 대통령은 11월 11일 제25회 농업인의 날을 맞아 “국가식량계획과 농촌공간계획을 수립해 농촌이 한국판 뉴딜의 핵심 공간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통해 “농업과 농촌은 지속가능한 미래의 주역이 될 것이며, 식량안보 체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농업인의 날 기념식에 대통령이 참석한 것은 2003년 이후 17년 만이다.
특히 올 한 해 악조건 속에서도 이룬 한국 농업의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우리 농업은 수출을 늘렸고 일자리도 든든히 지켰다”면서 “코로나로 세계경제가 어려운 가운데서도 10월까지 김치와 고추장 수출이 2019년보다 40% 가까이 증가했고, 농산물 전체 수출 실적이 60억 달러를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자리는 2017년부터 3년간 11만 6000명이 늘어났다”며 “농촌에서 창업을 꿈꾸는 젊은이와 귀농인들이 농촌에 혁신과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농업은 생명산업이자 국가 기간산업이며, 농촌은 우리 민족공동체의 터전”이라며 “코로나 위기 속에서 우리는 자연 생태계의 중요성을 더욱 절실히 느꼈고, 삶의 터전으로서 농촌이 지닌 거대한 잠재력에 주목하게 됐다. 코로나 이후 시대를 맞아 새로운 시대의 농정을 과감하게 펼쳐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식량안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2030년까지 밀 자급률을 10%로, 콩은 45%까지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참전용사들의 자부와 명예 되새긴다”
문재인 대통령이 11월 11일 유엔 참전용사 ‘국제추모의 날’을 맞아 “자유와 평화를 향한 참전용사들의 자부와 명예를 되새긴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누리소통망(SNS)에 “11월 11일 11시, 세계에서 유일하게 유엔군 묘지가 있는 부산 유엔기념공원에서 ‘턴투워드 부산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식’이 열린다”며 글을 남겼다. 문 대통령은 “존엄한 정신은 되새겨볼수록 높아지고 엄숙해진다”면서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헌신하신 참전용사들께 존경을 바치며, 투혼으로 산화하신 영웅들의 명복을 빈다”고 했다.
이어 “부상의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참전용사들과,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내고 그리움의 나날을 견디는 유가족들께도 깊은 위로를 드린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께서도 각자 계시는 자리에서, 11시부터 1분간의 추모 묵념으로 동참해 주시면 그 숭고함이 더욱 빛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엔기념공원은 세계 유일의 유엔군 묘지로, 6·25전쟁이 일어난 이듬해인 1951년 1월 유엔군사령부가 전사자 매장을 위해 조성했다. 묘지가 완공된 뒤 개성·인천·대전·대구·밀양·마산 등지에 가매장되어 있던 유엔군 전몰장병들의 유해가 안장됐다. 1951~1954년에 유엔군 전사자 1만 1000여 명의 유해가 안장되었다가, 벨기에·콜롬비아·에티오피아·그리스·룩셈부르크·필리핀·태국 등 7개 나라의 전사자 유해와 일부 국가 유해가 본국으로 옮겨진 뒤, 현재는 유엔군부대에 파견 중 전사한 한국군 36명을 포함해 11개 나라 2309구의 유해가 안장돼 있다.
정부는 2020년 첫 법정기념일로 지정된 11월 11일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일’을 맞아 참전용사의 헌신에 감사하고 추모를 넘어 국제사회와 보훈외교를 강화해 평화번영의 미래로 나아간다는 다짐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열었다.
6·25전쟁 70주년 사업추진위원회는 11월 11일 오전 10시 55분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일 지정 후 처음으로 턴투워드부산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식을 열었다. 추모식은 6·25 참전 유공자, 참전국 대표 및 주한 외교사절, 참전국 장병 등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자부와 명예(Pride & Honor)’라는 주제로 치러졌으며, 이날 오전 11시 전 세계가 부산을 바라보며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목숨을 바친 유엔 참전용사를 추모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유엔군 전사자 및 실종자 4만 896명의 이름이 새겨진 추모명비 앞에서 유엔 참전용사들과 참전국 후손들을 화상으로 연결하는 비대면 행사로 치러졌다.
박순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