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가게 자긍심 심어주고 전통 지키게 도와”
▶창성옥 김계수 대표│김계수
■ 백년가게·백년소공인 지원
서울 용산구 용문시장에 있는 감자탕집인 ‘창성옥’은 시장이 문을 연 1948년에 개업해 시장과 함께 성장했다. 2018년
12월 정부가 선정한 ‘백년가게’에 뽑힌 뒤 역사가 오래된 매장으로 언론의 조명을 받으며 인지도와 함께 매출도 상승했다.
창성옥뿐 아니라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삼거리먼지막순대국’은 백년가게에 선정된 뒤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순댓국집으로 유명해졌다. 경북 영주시의 분식집인 ‘나드리’는 백년가게로 뽑힌 뒤 2019 소상공인대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으며 인지도를 높이고 전국적인 쫄면 브랜드로 성장했다. 2020년까지 모두 600곳의 백년가게와 300명의 ‘백년 소공인’이 선정됐다.
정부는 2021년 예산안에 58억 5000만 원을 배정해 백년가게 200곳과 백년 소공인 500명을 추가로 선정할 계획이다. 이들에게는 업종·규모에 따라 가게별 맞춤형 상담을 지원하고 현판 제공, 방송·신문·온라인 플랫폼 등 통합 홍보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형 유통사 등과 협업해 자체 상표(PB) 상품을 개발하도록 돕는 등 판로를 개척해준다.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가지고 30년 넘게 영업한 우수 소상공인을 발굴해 백년 이상 존속·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소상공인 성공모델을 확산시킬 계획이다.
3대째 가업을 잇는 김계수 창성옥 대표는 2019년 서울시가 서울 전통시장 상인들의 귀감으로 뽑은 ‘서울상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용문시장과 용문동의 핵심 점포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가게에 대한 자긍심도 커졌다. 그러다 보니 지역에 대한 관심이 많아져 용문동 주민자치위원으로 활동했고, 시장 활성화를 위해 일하게 됐다”고 말했다.
청년 상인이 시장을 위해 일을 하자 김 대표처럼 가업을 승계한 젊은 사장들과 청년 대표들이 모여 청년기획단을 구성했다.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고민하며 활동하는 젊은이들의 모습에 다른 상인들도 자극을 받아 변화를 시도했다. 시장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용문시장은 특성화시장 육성사업에 선정되는 등 지역사회 활성화로 이어졌다.
2020년에는 김계수 대표 등 젊은 용문시장 상인들이 유명 음료수 광고에 출연했다. “70년 된 전통시장, 용산구 용문시장. ‘젊은 놈이 시장 일을 뭘 아냐’라는 시장 어르신의 말에 ‘젊으니까, 젊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자’고 마음먹고 전통시장의 변화를 위해 노력했습니다. 전통과 젊음이 만나 더 활력을 되찾은 용문시장처럼 대한민국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를 기원합니다. 우리에겐 회복하는 힘이 있습니다.” 광고 문구는 코로나19로 힘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작은 힘이 되고 있다.
김계수 대표는 “전국적으로 유통망을 갖춰 ‘백년가게 창성옥’으로 수출도 해보고 싶다”며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 취득을 위한 상담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현 정부는 ‘백년가게’라는 자긍심을 심어주고 그 전통을 현대에 맞게 지켜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 같습니다. 이에 발맞춰 시장 상인들도 광고 문구처럼 ‘오늘도 젊음과 전통은 함께 뛰고 있습니다.’”
“산불 초기 대응 위한 전문 진화차 도입”
▶2019년 7월 전국 최초로 도입된 산불 전문 진화차│ 강원도소방본부
■ 산불 전문 진화차 도입
2020년 경북 안동시에서는 3월 25일 도산면 운곡리에서 산불이 난 지 한 달 만인 4월 24일 풍천면에서도 산불이 났다. 안동소방서 도산센터 관할 예안전담의용소방대도 이들 산불 현장에 출동했다. 지역 주민으로 구성된 의용소방대는 화재 진압, 구조, 구급 등의 소방 업무를 수행하거나 보조하는 민간 봉사단체다.
예안전담의용소방대 김제호 대장은 두 건의 산불을 진화하면서 산불 전문 진화차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현재 운용하는 산불 진화차와 펌프차, 물탱크차만으론 산불을 진압하는 데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다. 이들 차량은 크기와 성능 등의 문제로 산불 현장으로 진입하기 곤란한 경우가 많다. 펌프차와 물탱크차는 산불 현장 아래에서 중계 급수와 화점 방어를 하고, 산불 진화차로 들어갈 수 있는 곳까지 최대한 들어가 물을 뿌리는데 방수 거리가 산불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김 대장은 “이런 점 때문에 신속한 초기 진화와 뒷불 정리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정을 고려해 정부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매년 10대씩 모두 30대의 산불 전문 진화차를 확보하기 위해 2021년 예산안에 37억 5000만 원을 반영했다. 김제호 대장은 “산불 전문 진화차가 있으면 신속한 초기 진화와 뒷불 정리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반겼다.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산불 전문 진화차 등 소방 장비를 보강하고 인력을 충원하는 등 재난 대응력을 부단히 강화하는 것 같습니다. 의용소방대도 국민의 기대에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최근에는 펜션, 요양원 등 휴양을 위한 건물이 산림 인접 지역에 많이 들어섰다. 산불이 나면 이들 건축물로 순식간에 번져 대형 인명 피해가 발생하기도 한다. 산불로 인한 건축물 피해액은 2016년 1억 원에 그쳤지만 2017년 12억 원, 2018년 13억 원, 2019년 550억 원으로 급증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산불에 사륜구동인 산불 전문 진화차를 투입한다. 타이어 공기압 조절 시스템으로 바퀴 4개가 각자 균형을 잡기 때문에 일반 소방차는 무게중심이 무너지는 굴곡진 산길과 최대 45도의 급경사 임도에서도 미끄러지거나 전복되지 않고 주행할 수 있다. 일반 소방차는 차량을 정지시킨 뒤 하차한 소방대원이 호스를 펼쳐 불을 꺼야 하지만, 산불 전문 진화차는 이동하는 중에도 자체 유압시스템을 통해 고압 펌프 작동이 가능해 상부에 탑승한 소방대원이 물을 뿌릴 수 있다. 펌프와 호스 등의 성능도 뛰어나 방수 거리가 90m로 일반 소방차보다 길어 산악 지역에서 신속하게 기동하며 광범위한 산불을 끌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국내에서는 2019년 4월 동해안 일원에서 일어난 대형 산불을 계기로 산불 전문 진화차 2대가 같은 해 7월 처음으로 강원도 강릉소방서에 배치됐다. 최대 1m 20cm 깊이의 강을 건널 수 있는 도강 기능까지 갖춰 육로가 끊긴 수해 현장을 누빌 수 있다. 배기구가 하부에 달린 일반 차량과 달리 상부에 있는 배기구가 공중을 향해 있어 침수 구간에서도 주행이 가능하다.
원낙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