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온 측정, 휴대전화 충전, 무료 와이파이, 냉난방·공기살균기 이런 버스정류장 보셨나요?

2020.09.28 최신호 보기

▶서울 성동구의 스마트쉼터│성동구

서울 성동구 실내형 정류장 ‘스마트쉼터’ 가보니
“코로나 시대, 열이 있는 사람은 들어올 수 없는 최첨단 버스정류장이 만들어졌다.”(미국 CNN)
“한국의 새로운 버스정류장이 우리가 지금 공상과학 세상에 살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게 한다.”(뉴스위크)
성동구의 최첨단 버스정류장 휴식처 ‘성동형 스마트쉼터’가 해외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성동구는 8월 5일 지역 내 버스정류장 10개소에 스마트 기술을 도입한 혁신적 쉼터 ‘성동형 스마트쉼터’를 선보였다. 버스정류장이 기상·범죄 대피소를 겸한 실내 정류장으로 진화한 것이다. 내부에 첨단 사물인터넷(IoT) 기기와 공조시설을 설치해 안락하고 세련된 느낌을 준다.
사물인터넷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쉼터 정류장을 찾아갔다. 쉼터는 3면이 투명한 유리로 돼 있었다. 출입 단계부터 정보통신기술(ICT)이 접목됐다. 출입문 옆으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열화상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카메라에 얼굴을 비추면 자동으로 체온을 재고 적정 체온임을 확인한 뒤 자동문이 열린다.
 
비상벨 누르면 직원 연결 ‘범죄대피소’
안으로 들어가니 무료 공공와이파이와 휴대전화 충전기, 간이식탁까지 마련돼 있어 작은 카페의 느낌이 들었다. 안락함뿐만 아니다. 스마트쉼터는 작은 범죄대피소이기도 하다. 내부 비상벨을 누르니 구청 관제센터 직원과 음성 연결돼 소통할 수 있었다. 센터 직원은 내부 폐회로텔레비전(CCTV)으로 쉼터 내부를 살피고 원격으로 문을 잠그거나 조명, 실내 온도를 조절할 수 있다. 쉼터 내·외부에 설치된 지능형 CCTV는 도로와 버스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전달한다. 갑자기 사람이 쓰러지거나 이상행동이 감지되면 주변 경찰서·소방서와 상황을 공유한다. 음원 감지 시스템이 CCTV가 잡아내지 못하는 비명 소리 등을 인식하고 관제센터에 알려주는 것이다.
확 트인 디자인의 쉼터는 시야를 가리던 기존 한파대피소나 흡연 부스, 미세먼지 대피소와 대비됐다. 부스 앞 유리 위에는 투명 발광다이오드(LED) 안내판이 설치돼 있어 실시간 미세먼지 농도와 강수량 등 기상 정보를 안내받을 수 있었다. 네 평 남짓한 안쪽에는 버스와 지하철 도착시각을 알려주는 모니터가 눈에 띄었다. 도로를 비추는 CCTV 화면이 함께 나타나 부스 밖을 쳐다보지 않아도 기다리는 버스가 어디쯤 오는지 알 수 있었다. 버스가 접근하면 도착 안내방송이 나온다.
실내 공기는 쾌적했다. 스마트쉼터 안에 설치된 UV 공기살균기가 공기 중 바이러스를 차단한다. 미세먼지는 물론 바이러스도 막아주는 최첨단 버스정류장이다. 벽면에 달린 공기살균기 램프에는 살균기가 정상 작동하고 있음을 알리는 불이 들어와 있었다. 살균기는 흡기구로 공기를 빨아들여 바이러스와 세균, 미세먼지 등을 96% 이상 없앤 뒤 깨끗한 공기를 배기구로 내보낸다. 천장형 냉난방기는 한파와 폭염 때에도 쾌적한 실내 온도를 유지한다. 전력은 천장 태양광 패널이 생산한다. 스피커에선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왔다. 부스 운영시간은 새벽 4시부터 자정까지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구청 5층에 있는 ‘성동스마트 도시통합운영센터’를 찾아 업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스마트도시의 가장 진보한 미래형 쉼터”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스마트쉼터의 디자인 개발과 설치 등 모든 과정을 세밀하게 살폈다. 정 구청장은 “스마트쉼터는 스마트도시의 가장 진보한 미래형 쉼터”라며 “세계가 주목하는 스마트 기술의 포용적인 행정혁신에 우리 구가 가장 앞서나가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앞으로도 주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스마트환경 복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성동형 스마트쉼터는 똑똑함뿐만 아니라 안전성까지 갖췄다. 센터와 연계한 각종 스마트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충해 ‘구민 체감형 스마트도시’ 성동의 위상을 높여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스마트쉼터 정류장은 해외에서도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AFP 통신의 보도 이후 로이터 통신과 미국 CNN, 뉴스위크 등의 보도가 이어졌다. K-방역의 혁신적인 개발품이 등장했다며 입을 모았다. 기사를 접한 해외 누리꾼들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국은 2050년을 살아가는군” “한국은 사람들이 필요한 것 이상을 해주는 나라다” “왜 다른 나라들은 이렇게 똑똑하지 못한 걸까” “작은 스타벅스가 버스정류장에 생겼네” 등 다양한 댓글이 쏟아졌다. 성동구민들의 반응도 폭발적이다. 갑작스러운 집중호우와 폭염 속에 버스를 기다리는 구민들에게는 오아시스 같은 곳이다.
 
주민들 “이런 곳이 다 있냐”며 감탄
한 곳당 설치 비용은 1억여 원이다. 성동구 관계자는 “기존 미세먼지 쉼터 하나에 8000만 원이 들어가는 것과 비교하면 비싸지 않은 금액”이라며 “하루 이용자 수가 200~300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이어 “버스를 기다리는 짧은 시간이지만 갑작스러운 폭우와 견디기 힘든 폭염을 피할 수 있고 무료 와이파이에 교통정보까지 제공하니 구민들은 ‘이런 곳이 다 있냐’며 감탄한다”고 덧붙였다.
성동구는 자체적인 혁신 기술로 스마트쉼터를 준비하고 관련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센터는 버스 운영 시각과 종료 시점에 맞춰 스마트쉼터 시스템을 한 번에 제어한다. 이뿐만 아니라 각 부서에 흩어져 관리하던 스마트 시설물을 실시간으로 통합 관리해 도시 관리의 효율성도 강화했다. 2019년 14곳에 설치한 스마트 횡단보도에는 사물인터넷(IoT), 정보통신기술(ICT), 인공지능(AI) 등 총 여덟 종의 스마트 기술을 접목했다. 모든 기능 역시 센터에서 통합 관리한다. 마장동 일대에 설치한 총 240대의 스마트 보안등도 고장, 파손 여부를 센터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관리한다. 구는 스마트 보안등을 2020년까지 238개, 스마트 횡단보도를 2021년까지 62곳 더 늘릴 계획이다.
아울러 성동구는 유동인구, 어린이보호구역 과속차량, 자전거 유동량 등의 주요 데이터를 수집, 대량 자료화해 정책 지원에도 활용한다. 하반기에는 구청장실에 지역의 각종 정보와 기술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디지털 시스템을 설치할 계획이다.
구는 하반기에 센터의 기능을 더욱 진화시킬 계획이다. 먼저 AI 영상분석 기술을 접목, 범죄 징후가 있는 사람과 차량 등을 선별하는 ‘지능형 선별관제시스템’을 도입해 관제업무의 효율성을 높인다. 시스템이 도입되면 검색 시간이 80% 단축되고 동시 모니터링도 약 20배 증가할 전망이다. 성동구는 정보통신기술의 수혜자를 늘리는 ‘스마트 포용’ 정책을 계속 확대할 계획이다.

▶쉼터 안 모니터에 나타난 버스·지하철 도착 예정시각│ 성동구
 
사회적 거리두기로 감염병 예방 효과도
성동구의 스마트 기술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된 감염병 예방에도 지속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위기 상황 시 전자출입명부(QR) 코드 기반의 모바일 전자명부를 자체적으로 도입해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태원 클럽 등 유흥업소 출입자 명부 다수가 허위로 작성됐다는 사실을 접하자마자 성동구는 선도적으로 전문 업체와 머리를 맞대고 근거리무선통신(NFC) 등 스마트 기술을 적용한 대책을 논의했다. 성동구가 내놓은 ‘모바일 전자명부’는 지역사회 방역 책임자로서 코로나19 차단, 개인의 사생활 보호, 사업주의 입장까지 고려한 균형적인 해법이었다.
스마트 기술을 적용해 만든 선도적인 모델은 이뿐만 아니다. 구는 최근 치매 어르신과 발달장애인의 실종 예방을 위해 위치 확인 시스템(GPS) 기능이 있는 신발 깔창 ‘스마트 인솔(Insol)’을 개발·보급했다. 치매를 앓는 어르신들이 다른 물건은 놓고 가도 신발은 신고 나간다는 데서 착안했다. 대상자가 안전구역을 벗어나면 ‘성동구 스마트도시 통합운영센터’에 긴급 알람이 울리면서 동시에 총 3181대의 CCTV가 신발 깔창에 들어간 어르신의 위치정보를 파악한다. 이후 경찰서와 즉시 연동, 긴급 구조에 나서는 시스템이다. 보호자가 앱(App)을 설치하면 언제든지 대상자의 이동경로와 활동 범위 등도 확인할 수 있다.

박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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