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위 택시’, 상상을 현실로
▶한화시스템 이광병 부장이 2020년 1월 미국에서 열린 소비자가전박람회(CES)에서 독일 볼로콥터가 개발한 ‘볼로콥터2X’를 타고 있다.│이광병
이광병 한화시스템 부장
드론을 대형화하고 동력·항법장치 성능을 개선해 여객 수송용 택시로 개발·활용하기 위해 도심항공교통(UAM) 분야 40여 개 기관·업체가 참여하는 민관협의체인 ‘UAM 팀 코리아’가 6월 24일 발족했다. 정부가 6월 4일 발표한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로드맵’의 후속 조치로 산·학·연·관이 함께하는 정책 공동체다. 2040년 세계시장 규모가 730조 원에 이르는 신산업인 만큼 민간의 기술개발과 정부의 제도 정비 간 조화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UAM 팀 코리아’에는 한화시스템 등 업계도 참여하고 있다. 2019년 7월 국내 최초로 UAM 시장에 진출한 한화시스템은 선도 기업인 미국 오버에어에 약 300억 원을 투자하고, 기체 개발 전 과정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한화시스템 전략항공사업팀의 이광병 부장은 “현재 UAM 기체를 개발하는 업체는 중국, 미국, 유럽 등에 300군데가 넘는데, 한국에서는 한화시스템과 현대자동차가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 동력을 활용하는 UAM은 탄소배출이 없고 소음도 헬기(80dB)보다 낮은 65dB 수준이다. 도시 권역에서 30~50km 비행해 버스, 철도 등과 연계하는 교통수단이다. 이 부장은 “헬기처럼 수직으로 이착륙할 수 있는데, 소음이 적어 도심에서 대중교통으로 바로 환승할 수 있다는 게 엄청난 장점”이라며 “게다가 내연기관 대신 배터리를 쓰기 때문에 구조가 단순해 기체 가격과 유지보수 비용이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2024년까지 비행 실증을 거쳐 2025년 거점과 거점을 연결하는 최초 서비스를 도입하고, 2030년부터 본격 상용화할 계획이다. 우선 2022~2024년 민관합동 실증사업(K-UAM 그랜드 챌린지)으로 국가 차원의 포괄적 운항기준을 마련한다. 이광병 부장은 “전기자동차가 나왔을 때 도로교통법 때문에 한동안 운행할 수 없었다. UAM에 대한 규정도 현재 없는 상태다. 기체 인증체계뿐 아니라 관제, 항로 지원, 운항서비스 시스템, 원격 조정 등 모든 걸 새로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제적으로 UAM 체계가 안 서 있어 표준을 먼저 세우는 나라가 주도권(헤게모니)을 잡는 거예요. 미국이 앞서가고 있었는데 코로나19로 주춤하면서 우리가 시간을 번 형국이 됐어요. 기존 항공사업은 격차가 너무 커서 못 따라갔는데, UAM은 국토교통부 등 범정부 차원에서 열심히 하고 있어 해볼 만합니다. 기존 항공사업이 거의 100년 가까이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했던 것을 짧은 기간에 다 쏟아부어야 합니다.”
정부는 2021년 예산안에 ‘UAM 실증 지원’ 예산을 118억 원 편성했다. 2020년(10억 원)보다 열 배 넘게 늘어난 규모다. 2021년부터 새로운 비행체의 실증을 위한 이·착륙장 및 충전설비, 기체 도입, 비행체 이동경로 점검 장비 등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사용한다. 중소기업이 드론을 활용해 도심 외곽에서 소규모 화물을 고객에게 시험 운송해볼 수 있도록 드론 운송 실증도 지원한다. 지자체와 함께 두 곳을 선정, 국민 수용성 제고를 위한 시연 행사도 계획하고 있다.
■혁신도시 온가족이 행복한 곳으로
▶2016년 경북 김천혁신도시로 이사 와 5년째 사는 이서현 김천혁신도시 부녀회연합회 회장│이서현
이서현 김천혁신도시 부녀회연합회 회장
이서현 씨는 2016년 경북 김천혁신도시로 이사 와 5년째 살고 있다. 2년 전부터는 김천혁신도시 부녀회연합회 회장도 맡고 있다. 사업 면적 381만 2000㎡, 사업비 8676억 원, 계획인구 2만 6269명 규모로 2015년 12월 준공된 김천혁신도시에는 한국전력기술, 한국도로공사 등 교통, 농업, 에너지 관련 공공기관 12개가 입주해 있다. 이 씨는 “김천혁신도시는 공원 위주로 건설된 만큼 산책로가 잘 정비돼 있어 공기가 좋고 운동하기에도 안성맞춤”이라며 “도농 복합도시라 농산물이 풍부하고 신선한 과일을 저렴하게 살 수 있어 주부로서 맘에 쏙 드는 도시”라고 자랑했다.
그러나 2020년 8월 12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0년도 상반기 기준 혁신도시 정주여건 통계조사’ 결과를 보면, 김천혁신도시의 가족 동반 이주율은 54.6%로 전국 혁신도시의 평균 이주율(65.3%)보다 10% 이상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 관계자는 “수도권과 가까운 혁신도시일수록 가족 동반 이주율이 낮았다”고 말했다. 수도권에서 가까운 충북혁신도시가 46.9%로 가장 낮았고 그다음이 김천혁신도시였다. 반면 제주혁신도시는 81.5%로 가장 높았다. 김천 옛 시가지와 가까운 김천혁신도시는 전국 혁신도시 가운데 교통 여건이 가장 좋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가까운 김천(구미)역에서 한국고속철도(KTX)를 이용할 수 있다 보니 가족이 함께 이주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천혁신도시로 가족 동반 이주가 부진한 데 대해 이 씨는 “아마도 교육 문제인 것 같다”며 “김천혁신도시에서 당초 계획했던 고등학교 2개, 중학교 2개, 초등학교 3개가 2021년 완공돼 신입생을 받으면 이주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김천혁신도시의 어린이 비율은 전국 평균의 두 배 정도로 알고 있는데, 어린이 돌봄·체험·교육시설이 부족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천혁신도시에 어린이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한 것이 못내 아쉬웠기에 최근 전국 10개 혁신도시에 이주 가족의 여가를 위한 복합생활시설을 짓는다는 정부 발표는 이 씨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반가운 소식이다.
정부는 2021년 예산안에 혁신도시의 정주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복합혁신센터와 어린이·가족 특화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시설의 설립을 지원하는 예산으로 287억 원과 450억 원을 각각 배정했다. 복합혁신센터는 혁신도시 안에 문화·체육·복지 시설과 신생 기업 창업공간을 융합한 곳으로 10개 혁신도시에 하나씩 설치한다. 어린이 직업체험관, 디지털 체험관 등 어린이·가족에 특화된 생활SOC 시설도 혁신도시 10곳에 설치한다. 정부는 혁신도시에 복합혁신센터와 어린이·가족 특화 생활SOC 시설이 들어서면 가족 동반 이주율을 높이고, 지역사회 활성화 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씨는 “어린이들이 평일이나 주말에 마땅히 갈 곳이 없었는데, 이번에 어린이 테마파크가 들어온다고 하니 더욱 반갑다”며 “청소년 시설도 부족했는데 복합혁신센터가 어느 정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원낙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