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건강’ 챙겨주는 정책 어디 없나요?

2020.09.21 최신호 보기

▶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우울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코로나 우울(블루)’은 코로나19와 우울감(blue)이 합쳐진 신조어로 일상에 큰 변화가 닥치면서 생긴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나타낸다. 코로나 우울을 호소하는 국민의 정신건강을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여러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국립정신건강센터를 중심으로 코로나19 스트레스 극복을 위해 무료 심리상담을 펼치고 있으며, 코로나19로 지친 의료인에게 치유와 휴식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우울감 해소를 위해 제공하는 반려식물 |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코로나 우울’ 극복 프로그램
2020년 2월부터 8월까지 국가트라우마센터, 정신건강복지센터 등에서 이뤄진 코로나19 관련 우울증 상담 건수는 총 37만 4221건. 정부는 코로나19로 자가격리를 겪었거나 집단감염 우려에 불안감을 호소하는 등 신종감염병 재난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국민에게 심리상담을 제공해 마음건강 회복을 돕고 있다.

▶숲치유 지원 프로그램에서 체조 동작을 따라 하는 의료진 | 산림청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 ‘심리적 응급처치’
행정안전부는 코로나19 등 새로운 유형의 재난 경험자도 심리회복 지원 대상으로 포함하는 내용의 ‘심리적 안정과 사회적응 지원대상 기준’(고시)을 제정해 8월 4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고시는 ‘재난 피해 정도 등에 관계없이 당사자나 재난심리 유관기관에서 지원 요청해 행안부 또는 구호기관에서 지원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람’을 재난 심리회복 지원 대상에 포함했다.
재난 심리회복 지원은 재난을 경험한 사람들이 겪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이 정신질환으로 악화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정부가 기본적 심리상담 등을 제공하는 제도다. 지금까지는 재난을 직접 목격한 사람, 이재민 및 일시 대피자, 재난 현장에서 구호·자원봉사·복구 활동에 참여한 사람 등으로 지원 대상이 한정돼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를 계기로 새로운 유형의 재난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국민에게 폭넓게 심리 회복을 지원할 필요성이 있어 이를 고려해 새로 고시를 제정했다고 행안부는 설명했다.
이에 따라 자가격리자처럼 코로나19를 직접 경험한 사람은 물론, 집단감염 우려로 불안감을 호소하는 등 직접 경험자로 보기 어려운 경우에도 정부의 심리상담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코로나19로 심리회복 지원을 받고자 하는 사람은 먼저 각 지역의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를 통해 요청해야 한다. 이후 전문 상담사와 문답 등을 거쳐 심리회복 지원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상담 등 ‘심리적 응급처치’를 받는다.
행안부는 대한적십자사에 위탁해 현재 17개 시·도에서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의사, 대학교수, 정신건강 전문요원, 간호사, 심리상담사 등 1308명의 인력 자원을 구성해 재난심리 회복을 돕고 있으며 2019년 상담 실적은 모두 7521건이다. 안영규 행안부 재난관리실장은 “재난 경험자들이 심리상담을 통해 재난 이전의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도록 체계적인 관리와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와 산림청이 공동으로 감염병 전담병원 소속 대응 인력에게 숲치유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 산림청

자가격리자 대상 심리상담 핫라인 운영
보건복지부도 코로나19 발생 초기(1월 29일)부터 코로나19 통합심리지원단을 구성해 확진자와 격리자 등을 지원하고 있다. 국가트라우마센터와 국립정신의료기관은 확진자와 그 가족 등에게 심리상담에 대해 안내하고 상담에 동의한 사람을 대상으로 상담을 진행한다. 정신건강복지센터를 통해 자가격리자와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심리상담 핫라인(1577-0199)도 운영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또한 마음 건강을 지키기 위한 여러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6월 5일 열린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대국민 마음건강 지침을 배포하고 의료인 등 대응 인력에 대한 소진 회복 프로그램을 발굴해 안내하고 있다”며 “행안부와 산림청 등 관계부처 협력을 통한 자가격리자 반려식물 보급과 코로나19 대응 인력을 위한 실내 정원(스마트 가든) 설치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국민의 사기를 북돋고 위안을 줄 수 있도록 온라인 문화공연을 마련하는 등 대국민 심리지원 프로그램과 대상별 맞춤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부산지역 청소년상담복지센터는 코로나19로 지친 청소년에게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 부산시청

지자체에서도 다양한 우울증 방역이 이어지고 있다. 부산시는 상담 전화를 통해서도 청소년을 돕는다. 15개 부산지역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온라인과 청소년 상담전화 1388을 통해 365일 24시간 지원된다. 휴대전화 접근성이 높은 청소년을 위해 문자와 카카오톡 상담도 한다. 모든 상담은 무료다. 청소년상담복지센터는 지역사회 청소년 안전망의 중추기관으로 센터 내 전문 상담사를 배치해 청소년을 대상으로 개인 상담과 심리검사, 집단 프로그램 등을 무료로 지원하고 있다.

▶서울 노원구는 8월 5일 코로나블루심리지원단을 구성해 발대식을 개최하고 활동을 시작했다. | 노원구청

‘찾아가는 방식’ 통해 위험군 선제 발굴
한편 서울시 노원구에서도 코로나 우울에 걸린 주민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노원구는 8월 5일 코로나블루심리지원단을 구성해 발대식을 하고 활동을 시작했다. 총 54명으로 구성된 코로나블루심리지원단은 이미 운영 중이던 정신건강복지센터, 심리상담요원, 이웃사랑봉사단을 활용해 코로나 우울로부터 주민들을 전문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조직됐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속함으로써 사람들 간 만남의 횟수가 줄어들면서 우울감이 생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노원구는 기존에 자살예방 사업을 위해 자원봉사자로 구성된 이웃사랑봉사단 조직이 있었다. 그중 몇몇 사람을 뽑아 일정 시간 교육을 이수하고 심리상담요원 자격을 갖추게 했다. 해당 이웃사랑봉사단(심리상담요원 포함)과 노원구 정신건강복지센터의 전문인력으로 코로나블루심리지원단을 구성할 수 있었다. 노원구 정신건강복지센터 전문인력은 노원구청 소속 직원이며, 이웃사랑봉사단은 월 1회에서 4회까지 자원봉사 또는 소액의 활동비를 받고 활동하고 있다.
전문가인 정신건강복지센터 전문인력은 자살 성향 및 우울증이 심한 고위험군에 관한 개별 사례를 상담, 관리한다. 준전문가인 이웃사랑봉사단은 저위험군을 발굴, 관리하고 있다. 예를 들면 안부 확인을 위한 말벗, 전화, 가정방문, 친구 역할 등을 수행하고 있다.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기다리는 방식이 아닌 찾아가는 방식을 통해 능동적으로 위험군을 발굴하는 것이다.

▶코로나 우울에 걸린 주민을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노원구 | 노원구청

코로나 시대 자살예방 대책 모색도
코로나 시대의 자살예방 정책도 논의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자살예방센터는 9월 4일 ‘코로나 시대의 자살예방’을 주제로 자살예방 정책 누리토론회를 개최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사회적 고립, 경제적 어려움 등이 자살 위험 증가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선제적인 자살예방 대책 모색을 위해 마련되었다. 자살예방 정책 세미나는 기선완 한국자살예방협회장이 좌장을 맡고, 데버러 케스텔 세계보건기구 정신건강국장과 백종우 중앙자살예방센터장이 발표를 진행했다. 보건복지부 서일환 자살예방정책과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자살 위험이 증가할 우려가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자살 빈발 지역을 중심으로 도움 요청 정보를 집중적으로 홍보하고, 자살 고위험군을 적극 발굴하고 있다”면서 “이번 세미나를 통해 코로나 시대의 자살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시사점을 얻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백종우 중앙자살예방센터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자살 증가에 대한 우려는 세계 공통의 과제다. 우리나라는 높은 자살률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정신건강 문제, 경제적 문제, 건강 문제의 삼중고가 코로나19로 인해 모두 악화될 위기”라면서 “2020년 현재까지는 우리나라 자살률이 감소해 긍정적이다. 그러나 앞으로 증가에 대비한 실질적이고 생산적인 논의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박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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