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 달린 선별진료소 ·카라반 안심숙소 ·비대면 성묘 ·온라인 간편 출입명부 “확산 막아라”눈에 띄는 톡톡 아이디어

2020.09.21 최신호 보기

▶서울 구로구의 ‘차량탑재형 이동식 선별진료소’ | 구로구청

‘어디든 가는’ 차량탑재형 이동식 선별진료소
3월 초 서울시 구로구의 한 콜센터에서 수도권에선 처음으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3월 9일 구로구보건소 측은 확진자가 나온 건물 근처에 선별진료소용 야외 텐트를 설치하기 시작했지만 비가 내리는 탓에 어려움이 많았다. ‘안전하면서도 신속하게 이동 가능한 진료소를 만들 순 없을까?’ 구로구보건소 위생과 식품안전팀 김일구 팀장의 고민이 깊어졌다. 생각을 거듭한 끝에 ‘차량탑재형 이동식 선별진료소’(이하 이동식 선별진료소)라는 아이템이 떠올랐다. 구상은 했지만 구체적인 그림을 어떻게 그려나갈지 막막했다. 인터넷을 통해 ‘고려기연’이라는 업체를 찾아냈다. 무작정 전화를 걸어 “차량탑재 이동형 검체 공간을 제작하고 싶다”고 하자 업체 대표는 흔쾌히 받아들였다. 이렇게 탄생한 구로구의 ‘이동식 선별진료소’는 8월 25~26일 구로구 관내 한 아파트의 주민 대상 검사에 첫선을 보였다.
기존 선별진료소는 천막, 탁자, 의자를 설치하는 등 사전 준비 시간이 꽤 걸린다. 천막 안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은 검사 대상자와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방호복 등 보호 장비를 갖춰 입고 있어야 한다. 장시간 검사 시 더위에 노출돼 탈진 등의 위험도 있다.
구로구의 ‘이동식 선별진료소’는 기존 선별진료소의 애로사항을 개선했다. 의료진은 차량 안 진료 부스에 앉은 채로 검사 대상자를 만난다. 부스에는 바이러스 유입을 차단하는 음·양압 장치가 설치되어 있어 방호복을 입지 않아도 된다. 부스가 차량에 탑재되어 있기 때문에 1톤 차량이 들어갈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이동할 수 있다.
이동식 선별진료소가 등장하자 의료진과 시민들 반응이 뜨거웠다. 의료진은 “부스 안에 에어컨과 선풍기 등을 틀 수 있어 훨씬 쾌적하다”며 반겼다. 시민들 사이에선 “기발한 아이디어”라는 호평이 이어졌다.
김 팀장은 “작은 아이디어를 구현해보았을 뿐인데 좋다는 반응을 보여 몸 둘 바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기존 선별진료소가 많이 보급되어 있고, 정착한 상황이니 상시적으로는 선별진료소를 이용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이동식 선별진료소는 산발적 집단감염 등이 발생한 경우에 탄력적으로 활용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집단감염 등의 상황이 더는 일어나지 않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기도 고양시는 킨텍스 내 캠핑장에 있는 카라반을 자가격리자 안심숙소로 활용하기로 했다. | 고양시청 

“가족 간 감염 막아요” 카라반을 자가격리 숙소로
카라반은 ‘이동식 주택’이란 뜻으로, 차에 연결해 이동할 수 있게 만든 캠핑 트레일러를 말한다. 캠핑족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카라반을 코로나19 자가격리자 안심숙소로 활용하는 아이디어도 나오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는 킨텍스 내 캠핑장에 있는 카라반 16대를 자가격리자 안심숙소로 활용하기로 했다.
코로나19 확진자와 함께 생활하는 가족은 상대적으로 감염에 노출되기 쉽다. 실제로 8월 1일부터 9월 7일까지 고양시 확진자 총 221명 가운데 가족 간 접촉에 의한 확진자는 107명으로 전체의 48%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상황에서 고양시는 가족 간 2차 감염 등을 예방하자는 취지로 카라반을 활용하기로 했다. 시 측이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해 최초 확진자의 접촉자로 확인된 가족 등에게 자가격리를 하도록 안내하고 있지만, 자택 규모·구조·주거환경·생활습관 등의 문제로 안전한 자가격리 공간 마련이 쉽지 않은 이들이 있다는 데서 착안한 것이다.
카라반 안심숙소는 주택 구조나 구성원 수 등으로 집에서 격리가 어려운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다. 당초 이 캠핑장 내 카라반은 4월 해외 입국자들의 자가격리 장소로 쓰인 바 있다. 고양시 측은 킨텍스 캠핑장 내 카라반 16실 등을 우선 활용키로 하고, 추가로 인근 야영장 대지에 20실을 확보할 방침이다. 또한 가족 확진자가 더 늘어날 경우 시가 소유한 경로당 40개소를 이용할 수 있도록 3개 구 노인지회장들과 사전 협의를 완료했다.
 
▶경기 고양시청과 구청에 가면 가운데가 투명하게 처리된 ‘투명 마스크’를 쓴 민원 담당 공무원을 만날 수 있다. | 고양시청

▶고양시가 최초로 도입한 ‘안심콜 출입관리 시스템’ | 고양시청

정보 취약계층 등 위해 ‘안심콜 출입관리’
특히, 고양시는 코로나19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시민들의 일상에 불편함을 더는 일상 밀착형 서비스를 선보여 호평을 받고 있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투명 마스크’도 그 가운데 하나다.
고양시청과 구청에 가면 가운데가 투명하게 처리된 마스크 립뷰(lip-view) 마스크를 볼 수 있다. 민원 담당 공무원이 착용하는 마스크다. 입 모양과 표정을 확인해야 하는 청각장애인이 담당 공무원의 입 모양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한편 차량 탑재형 이동식 선별진료소에 이어 고양시가 최초로 도입한 ‘안심 콜 출입관리 시스템’(이하 안심콜 시스템)은 9월 1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방역 우수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고양시 ‘안심콜 시스템’은 출입자 본인이 직접 휴대전화를 이용해 지정번호로 전화를 걸면, 전화번호·방문 일시 등 기록을 남길 수 있는 시스템을 말한다. 출입자 전화번호와 방문 일시 등의 기록은 시청 서버에 자동으로 저장되며, 4주 후 자동 삭제된다. 이 시스템은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있는 수기명부 작성이나 어르신 등 정보 취약계층이 사용하기 어려운 QR코드의 단점을 한 번에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9월 11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서는 코로나19 개인정보보호 강화를 위한 대책으로 고양시의 안심콜 시스템을 자세히 설명하며 확산·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시민과 가장 가까운 지자체가 먼저 나서 시민들이 무엇을 불편해하는지 세심하게 살피고 빈틈을 채워가는 행정이 필요하다”며 “앞으로도 비대면(언택트) 행정에 온기를 더하는 고양시만의 작지만 따뜻한 ‘온택트 행정’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인천시와 인천시설공단은 전국 지자체 최초로 인천가족공원 온라인 성묘·차례상 서비스를 시작했다. | 인천가족공원 누리집 화면 갈무리

전국 최초 비대면 성묘·차례 서비스 시작
추석을 앞둔 시점, 많은 이들이 2020년 성묘·차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한다. 인천시와 인천시설공단은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9월 28일부터 10월 11일까지 온라인 성묘·차례상 서비스를 제공한다. 인천시와 인접 도시 주민들이 이용하는 장사시설인 인천가족공원은 1일 기준 3000여 명의 유가족 등이 방문하고 연중무휴로 운영되는 특성상 폐쇄나 운영 중단이 불가한 상황이다. 이에 인천시와 인천시설공단은 추석 명절을 맞아 인천가족공원을 찾는 방문객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하고 방문 없이도 고인을 기리고 추모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온라인 성묘·차례상 차리기 서비스는 인천가족공원 누리집에서 고인을 검색한 후 고인의 사진이나 봉안함 사진을 올리고 차례상 음식 차리기 또는 헌화대를 선택한 다음 추모의 글을 올리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긴급 구축한 것으로 2020년은 봉안당, 봉안담, 자연장지에 한해 제공되며 일반묘, 조성묘, 외국인묘에 안치된 고인은 온라인 성묘 대상에서 제외한다.
서비스는 9월 18일까지 인천가족공원 누리집을 통해 사전 접수를 받아 진행하고 있는데, 9월 7일 기준 예약 신청을 받기 시작한 이후 일주일간 온라인 성묘 신청자는 1400여 명에 이르는 등 큰 호응을 얻었다. 시와 인천시설공단은 인천에 연고가 있는 해외 교민도 온라인 성묘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다고 요청해오면서 9월 10일부터는 해외 교민용 ‘이메일 인증 서비스’도 함께 제공한다. 한편, 인천가족공원은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밀접 접촉 최소화를 위해 ‘미리 성묘기간’(9월 12~29일)도 운영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는 전국 최초로 구청 방문 시 손으로 쓰는 명부 대신 태블릿을 활용한 ‘온라인 간편 출입명부’를 자체 개발했다. | 강남구청

태블릿 활용한 간편 출입명부 개발하기도
강남구는 전국 최초로 구청 방문 시 손으로 쓰는 명부 대신 태블릿 컴퓨터를 활용한 ‘온라인 간편 출입명부’(이하 온라인 출입명부)를 자체적으로 개발, 9월 11일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강남구가 개발한 온라인 출입명부는 구청 방문자가 태블릿 컴퓨터 모니터에 전화번호 등을 입력한 후 체온을 재고, 방문을 인증받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무엇보다 수기 작성과 비교하면 대기시간을 줄일 수 있고, 휴대전화가 없거나 QR코드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어린이 등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방문자의 개인정보는 암호화한 형태로 수집되며, 4주 뒤 자동 폐기된다.
강남구는 수기명부를 분실할 경우 개인정보 유출로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높고, 명부 작성 시 타인의 정보를 볼 수 없게 해야 한다는 보건복지부 기준에 따라 선제적으로 정보·자료를 디지털화해 보관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기호 강남구청 정책홍보실장은 “향후 시각장애인 등 정보 약자도 온라인 출입명부를 이용할 수 있도록 음성인식 서비스를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청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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