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9월 24일 경기 김포시 온라인 공연장인 ‘캠프원’에서 열린 ‘디지털 뉴딜 연계 문화콘텐츠산업 전략 보고회’에 참석해 입체 음향 기술의 소리를 통해 공간을 인식하는 ‘메이트리’의 실감 콘텐츠 아카펠라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연합
디지털 뉴딜 문화콘텐츠산업 성장전략
코로나19 위기로 영화, 대중음악 공연 등 대면 중심의 콘텐츠산업은 관객이 급감하고 매출이 줄어들면서 창·제작이 연기되거나 취소되는 등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콘텐츠업계는 대기업 중심으로 온라인 유료 공연과 해외시장 진출 등 온라인 콘텐츠·서비스 확대를 통해 위기 상황에 대처하고 있다.
콘텐츠산업은 해외 콘텐츠 소비가 늘어나는 위기 상황에서 ‘한류’라는 독자 브랜드를 구축하는 등 혁신 노력을 통해 성장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최근 세계적 온라인 플랫폼의 지배력 확대, 5세대 이동통신(5G) 환경의 신시장 대두, 콘텐츠기업의 영세성과 분야(장르) 간 불균형 등 급변하는 콘텐츠산업 환경과 생태계 위기는 우리 콘텐츠산업에 또 한 번의 혁신과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9월 24일 경기도 김포에 자리한 온라인 공연장 ‘캠프원’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콘텐츠 창작자·제작자, 관련 기업 및 지원기관 관계자 등 2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디지털 뉴딜 연계 문화콘텐츠산업 전략 보고회’를 열고, 코로나19를 계기로 가속화되고 있는 디지털 전환 환경에서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는 콘텐츠산업의 대응 전략과 과제를 제시하는 ‘디지털 뉴딜 문화콘텐츠산업 성장전략’(이하 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이번 성장전략은 정부가 2019년 9월 발표한 ‘콘텐츠산업 3대 혁신전략’의 과제들을 각 부처가 추진하는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가 발표한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의 정책 방향과 과제들을 반영한 콘텐츠산업의 디지털 혁신방안을 담고 있다. 즉 ‘한국판 뉴딜’ 정책의 한 축인 ‘디지털 뉴딜’을 실현하기 위한 콘텐츠산업의 비대면 기반(인프라) 확충, 고부가가치 차세대 콘텐츠 개발, 세계시장 경쟁력 강화 등을 제시하고 있다.
온라인 공연 제작·유통·이용 기반 확충
비대면 전환 상황에 콘텐츠업계가 빠르게 대응하고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관련 기반과 콘텐츠 제작 지원, 제도 개선 등을 추진한다. 대면 공연을 대신해 현장에서는 온라인 공연이 새로운 관객 서비스 방식으로 등장했지만 이제 시작 단계의 산업으로서 전용 시설과 장비, 연결망(네트워크), 기반 지원 등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할 영역이 많은 상황이다.
이에 대규모 공연 콘텐츠 중계 및 전송, 실감기술 접목, 쌍방향 소통, 저작권 보호 등 비대면 공연에 적합한 시설과 장비 등을 갖춘 온라인 전용 K-팝 공연장을 조성하고, 시범적으로 자본과 기술이 부족한 중소 기획사의 온라인 공연 제작을 지원한다.
가상·증강현실 등 새로운 기술과 융합된 다양한 분야의 온라인 콘텐츠 개발을 지원해 단순히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기는 것을 넘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한다.
2020년 처음 조성된 콘텐츠 모험투자펀드를 815억 원에서 1500억
원으로 확대하고 인공지능·가상현실·가상영상체 특성화 기술 등 분야별 신기술 개발과 적용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특히 웹툰(인터넷 연재만화)의 경우 콘텐츠와 더불어 온라인 플랫폼이 해외로 진출할 수 있게 중소 콘텐츠기업의 서버 구축과 마케팅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비대면 환경에서 중요해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그 핵심인 콘텐츠 지원사업을 확대하고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구체적으로 OTT 특화 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을 신설하고 짧은 형식(쇼트폼) 등 뉴미디어 콘텐츠에 대한 제작 지원을 늘린다. ‘영상콘텐츠 전문펀드’도 460억 원 규모로 조성할 계획이다.
차세대 실감형·지능형 콘텐츠 시장 개척
콘텐츠와 데이터, 인공지능, 가상·증강현실 등 기술의 결합으로 차세대 고부가가치 콘텐츠를 육성해 나간다. 영화·게임·웹툰 등 콘텐츠 배경 장소에서 활성화되는 위치기반 실감 콘텐츠, 인공지능 활용 콘텐츠 제작을 지원한다. 제조·의료 등 핵심산업에 가상현실(VR)·증강현실(AR)·혼합현실(MR)을 적용하는 ‘확장현실(XR) 융합프로젝트’를 추진하는 한편, 원격회의·교육·전시 등 비대면 환경에서 수요가 높은 가상·증강현실 서비스 개발을 지원하고, 현장 수요와 연계해 확산을 가속화한다.
비대면 환경에서 핵심 콘텐츠로 부상하고 있는 게임산업은 온라인게임 위주의 시장에서 분야와 기능 등 저변을 확대, 미래 게임시장의 경쟁력을 확보해 나간다. 게임을 기반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신경과 등 다양한 의료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 치료기기·치료제 개발을 추진하고, 교육용 및 사회공헌 게임 등 다양한 기능성 게임을 개발할 예정이다. 또 클라우드·블록체인 등의 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차세대 게임콘텐츠와 5G 기반 온라인 실감형 게임 및 콘솔·아케이드용 게임 등 새로운 시장도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문화유산도 신기술을 토대로 향유하고 보존하는 등 관리체계를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문화유산 3차원 정밀 데이터베이스, 문화유산 가상현실(디지털 트윈)을 구축하고, 이를 3차원 지도서비스, 문화재 복원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궁궐, 문화유산 코스, 무형문화재 등을 활용한 실감 콘텐츠를 제작해 국민이 문화재를 시공간 제약 없이 즐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콘텐츠 지식재산(IP)의 세계시장 확산 지원
2020년 상반기 저작권 무역수지가 역대 최고 흑자인 약 1조 2000억 원을 달성하는 등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콘텐츠와 연관 산업의 동반성장을 위해 콘텐츠 지식재산 융·복합과 확산 등을 지원한다.
웹툰·이야기 등 콘텐츠 지식재산(IP)이 핵심 원천 콘텐츠가 되어 콘텐츠 시장의 확장과 수익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소재의 우수 콘텐츠 지식재산 개발과 사업화를 지원한다. 2020년 하반기 260억 원 규모의 콘텐츠 지식재산 펀드를 조성해 웹툰 및 웹소설 등 콘텐츠 지식재산을 활용한 창작 사업에 투자하고, 콘텐츠 지식재산의 사업화 자금 등을 우대하는 보증 프로그램을 신용보증기금과 함께 신설할 예정이다.
‘온(溫):한류축제(ON:Hallyu Festival)’ ‘디지털 케이콘(K-CON)’ 등 온라인 한류 종합축제를 열어 전 세계 한류 팬들에게 한류 콘텐츠의 체험 기회 제공과 연계상품 마케팅을 지원하고 온라인 수출전시관 신설, 맞춤형 콘텐츠, 콘텐츠 추천 등 콘텐츠기업의 비대면 한류 콘텐츠 수출지원을 강화해 나간다. 위기에 처한 콘텐츠 생태계를 복원하고 코로나19 피해 기업의 재기를 지원하기 위해 2021년에 350억 원 규모의 ‘코로나19 피해지원 펀드’를 조성한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콘텐츠산업은 디지털 전환의 최전선에서 혁신과 창의적 노력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왔다. 5세대 이동통신과 인공지능, 가상현실 등 첨단 기술과 창의성이 결합해 다양하고 차별화된 새로운 콘텐츠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보고회에선 16채널 입체 사운드를 생생하게 시연한 아카펠라 공연이 주목을 받았다. 박양우 장관은 10월 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번 아카펠라 공연은 단순히 감상한게 아니다. 첨단 실감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테스트한 것”이라며 “한류로 대변되는 우리 문화콘텐츠는 국가전략에서 결코 후순위로 소홀히 대접받아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강민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