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택배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우리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가운데 택배 기사들은 집집마다 물건을 배달하느라 구슬땀을 흘립니다. 그러잖아도 더운 여름철, 마스크까지 쓰고 정해진 일정에 맞춰 배달 업무를 하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이렇게 고생하는 택배 기사들에게 단비 같은 소식이 들려옵니다. 8월 중 하루를 ‘택배 없는 날’로 지정해 장시간 노동에 시달려온 택배 기사들이 짧게나마 여름휴가를 즐길 수 있게 됐다는 소식입니다. ‘택배 없는 날’은 언제일까요? 어떤 배경에서 나왔고, 어떤 택배사가 참여하는 걸까요? <아하! 공감>이 알아봤습니다.
김청연 기자
그동안 택배 기사에겐 휴가가 없었나요?
대다수 택배 노동자들은 일요일과 공휴일 등 이른바 ‘빨간 날’만 쉽니다. 택배 기사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로 분류되기 때문에 근로계약이 아니라 위임계약(또는 도급계약)에 따라 고객을 찾거나 노무를 제공하고, 실적에 따라 수당을 받아 생활하는 개인사업자로 인정돼왔습니다. 그런 탓에 근로기준법상 명시된 근로 및 휴식시간을 비롯해 노동자로서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언제이며 어떤 배경에서 나왔나요?
‘택배 없는 날’은 8월 14일 금요일입니다. 이날은 과도한 업무와 피로 속에서 일하는 택배 노동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그들에게 재충전의 시간을 주자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간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은 주요 택배사들이 가입한 한국통합물류협회 측에 택배 기사들의 휴식권 보장을 위해 택배 없는 날을 지정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촉구했습니다. 그 결과 협회가 이를 받아들여 마침내 택배산업이 시작된 1992년 이후 28년 만에 택배 없는 날이 지정됐습니다.
‘택배 없는 날’은 2019년 8월에도 진행됐으나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일부 조합원만 참여했습니다. 2020년에는 주요 택배업체들이 참여 의사를 밝혀 전국의 택배 기사 대부분이 쉴 예정입니다. 이처럼 택배 없는 날이 지정되기까진 국민도 ‘#8월14일_택배없는날’ 해시태그(핵심어 표시) 달기, ‘#8월14일_택배없는날_택배노동자에게_휴식을’ 배송 메시지 남기기 운동에 동참해 힘을 보탰습니다.
코로나19로 택배 물량이 얼마나 늘었나요?
업계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국내 택배 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가량 늘어난 것으로 추산됩니다. 코로나19로 업계는 호황을 맞았지만 택배 기사들의 피로와 스트레스는 더 심해졌습니다. 처리해야 할 일은 많고, 쉴 수 있는 날은 적으니 일하다 몸이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하고 약으로 버티는 택배 기사도 많다고 합니다. 코로나19 이후 배송 물량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택배 기사가 과로로 세상을 떠나는 안타까운 일도 일어났습니다.
어떤 택배사가 참여하나요?
CJ대한통운, 한진, 롯데, 로젠 등 주요 4대 택배사와 우체국 택배가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쿠팡을 비롯한 그 밖의 업체들은 자체 배송 업무를 정상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참고로 쿠팡 등에서 일하는 기사는 일부 아르바이트생을 제외하고 특고가 아닌 회사 소속 근로자입니다. 쿠팡의 경우 주 5일 근무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관련 직종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일하고 있나요?
택배 기사, 퀵서비스 기사 등이 제공하는 노동을 흔히 ‘플랫폼 노동’이라고 합니다. 정보통신기술(ICT) 발전으로 탄생한 디지털 중개망을 매개로 해 노동이 거래되는 새로운 고용 형태를 의미하죠. 이용자가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앱)이나 누리소통망(SNS) 등을 통해 서비스를 요청하면 노동자가 이를 확인하고 노동력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국내 플랫폼 노동 종사자는 47만~54만 명으로 추산됩니다. 이는 전체 취업자의 1.7~2.0% 수준입니다.
택배 휴무 기간에 주문은 어떻게 하나요?
택배 없는 날 전에 택배를 받으려면 늦어도 8월 11일 오전까지는 주문을 완료하는 게 좋습니다. 특히 8월 15~17일 연휴 기간에 택배가 더욱 몰릴 수 있기 때문에 식품류는 그보다 이른 8월 10일까지 주문하는 것이 안전할 것으로 보입니다. 우체국 택배의 경우, 하계 휴식 기간인 8월 14일부터 17일까지 나흘간 접수된 우편물은 8월 18일 정상적으로 배달할 예정입니다.
‘택배 없는 날’에 동참하는 방법은 뭘까요?
“코로나19로 고생하는 기사님들을 위해 연휴 기간에는 택배 주문을 안 하겠습니다.” “택배 하루이틀 늦으면 어떻습니까. 기사님들 맘 편히 쉴 수 있게 동참합시다!” 이미 온라인에선 이렇게 ‘택배 없는 날’ 지정을 반기고, 택배 기사들을 응원하는 글이 많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이들 말처럼 연휴 기간에는 주문을 안 하는 것도 ‘택배 없는 날’에 동참하는 좋은 방법이 될 겁니다.
택배 없는 날에 대한 정보를 더 많은 사람이 알 수 있게 해시태그를 다는 이들도 있습니다. 이미 누리꾼들은 온라인에서 ‘#택배 없는 날 동참’ ‘#택배 없는 날 운동’ ‘#택배기사님 강제 휴가 드려요’ 등의 해시태그를 달며 택배 기사들에게 휴식권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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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