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의 지속적인 확산과 파급 효과 제고를 위해 정부지원 종합 계획이 나왔다. 정부는 7월 16일 국무총리 주재로 제110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열고 ‘신한류 진흥정책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앞서 2월 24일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주재하고 13개 부처와 12개 공공기관이 참여하는 ‘한류협력위원회’가 출범했으며, 6월에는 문체부에 ‘한류지원협력과’를 신설해 한류 지원정책의 총괄 기구를 구축했다.
신한류 진흥정책은 크게 세 가지 전략으로 추진된다. 첫 번째 전략은 ‘한류 콘텐츠의 다양화’다. 한류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좋은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생산돼야 하기 때문에 기존 대중문화 콘텐츠 지원 외에 우리나라의 풍부한 문화자산으로부터 새로운 한류 콘텐츠를 찾아내려는 것이다.
두 번째는 ‘한류로 연관 산업 견인’이다. 한류로 소비재뿐만 아니라 서비스 산업까지 연계한다. 현재 각 관련 부처들이 산발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정책과 정보를 공유하고 협업을 강화하는 것만으로도 중복과 비효율을 줄일 수 있다.
세 번째 전략은 ‘지속가능한 한류 확산의 토대 형성’이다. 그 동안 정부는 한류에 대해 간접적 지원만 하고 공식적인 정책 총괄 기구를 두지 않았다. 그러나 앞으로 한류의 지속적 성장과 확산을 위해서는 정책 총괄 기구와 정부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보다 적극적인 지원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한류협력위원회 및 실무위원회를 두고 지원정책을 총괄할 계획이다.
한류 콘텐츠 다양화로 파급력 제고
한류 콘텐츠 다양화를 위해 기존 콘텐츠 중에서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전통문화·예술·스포츠 등 우리 문화 전반에서 새로운 한류 콘텐츠가 될 잠재력이 있는 것들을 찾아 해외 진출 등을 지원한다. 비대면 경제에 적합한 기존 콘텐츠나 새로운 온라인 서비스에 대한 지원도 확대한다.
2020년 11월 ‘제1회 한·중·일 e스포츠 대회’ 개최와 e스포츠 상설 경기장 설립 등을 계기로 우리 e스포츠를 세계적 한류 콘텐츠로 육성한다. 기존 대중문화 콘텐츠 외에 한식·태권도·문화재 등 전통문화와 생활문화를 포함한 한국문화 전반으로 한류의 저변을 확장하기 위한 해외 사업을 지원한다.
특히 생활문화·문화유산·예술 분야 등으로 한류 콘텐츠를 다양화하기 위해 ‘해외 한식당 한국적 이미지 강화 사업’을 펼친다. 또 국가무형문화재 전승자가 참여하는 ‘K-무형유산’과 전통과 현대 융합 공연 콘텐츠 개발 지원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류로 연관산업 동반성장 견인
한류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활용해 소비재,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을 높여 연관 산업 동반성장을 유도한다. 화장품(K-뷰티), 농·식품(K-푸드), 수산물(K-피시), 패션(K-패션) 등 소비재 산업 마케팅에 한류를 적극 활용하고, 관광, 의료, 교육 분야도 한류와 연계해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을 높인다.
민관 협력 한류 마케팅과 우수 중소기업 브랜드 ‘브랜드K’ 지원을 위한 협력 사업도 강화하고, ‘대한민국 동행세일’을 통해 한류와 실시간 방송판매(라이브커머스)를 융합한 온라인 판매(K-세일) 방식의 새로운 영역을 구축한 만큼, 이를 통한 한국 제품의 해외진출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주요 과제로 2021년에 서울 명동과 강남 등 국내 거점 상권에 한국미용(K-뷰티) 체험·홍보관 신설을 추진한다. 한류스타와 연계해 우리 농·식품과 수산물을 홍보하고 신남방·중화권 지역 등 한류 확산지역 대형마트와 영화관, 전용 판매관·반짝매장(팝업부스) 등을 중심으로 전략적 판촉을 지원한다.
한류 관광 활성화를 위해 국내에서 대규모 한류행사인 한국문화축제(K-Culture Festival)를 온·오프라인으로 개최한다. 관광자원으로서의 우리 대표 문화유산을 매력적으로 홍보하기 위해 문화유산 방문코스를 제공하고, 한류스타 협업 홍보 콘텐츠도 제작할 계획이다.
지속가능한 한류 확산의 토대 형성
한류 관련 정책 및 정보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한류 소비층 확대 및 문화교류를 통해 한류에 대한 우호적 인식을 확산시킨다. 이를 위해 문체부 장관이 주재하는 한류협력위원회를 중심으로 협업사업을 기획·추진하고, 해외 저작권 보호 지원체계를 위한 국제 문화교류 증진활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주요 과제로서 2020년 2월에 출범한 민관 협력 한류협력위원회를 법제화해 정부의 핵심 협업체로서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온라인상 해외 한류 수요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한류 대량자료(빅데이터)를 수집·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5월에 구축된 코리아넷 ‘한류 유튜브 채널’을 활용해 외국인들이 한류를 비롯한 한국문화 관련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고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확대한다. 한류 콘텐츠의 해외 저작권 보호를 위해서는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해외지식재산보호협의체를 중심으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코로나19 극복하고 한류 열기 지속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시장 진출이 제한되어 관련 산업 분야들이 큰 변화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에서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지원 내용도 발표했다.
우선 게임, e스포츠, 웹툰 및 1인 방송·영상 콘텐츠 등 비대면 모바일 매체에 적합한 한류 콘텐츠들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얼굴인식, 가상현실(VR) 등 신기술 융합 웹툰 제작을 지원하고,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에 적합한 새로운 유형의 영상콘텐츠 제작 지원 등에도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신속하고 창의적인 대응으로 K-방역이 한국의 국가 위상을 크게 높인 것과 관련, 안전한 의료·치유 관광 중심국가 도약을 위한 업계 경쟁력 강화와 상품 개발도 추진한다. 의료관광객 유치업체 육성 및 분야별 교육을 제공하고, 국내 여행사 대상 공모로 융합형 치유 관광상품 개발도 착수한다.
이번 계획에 포함된 실감 콘텐츠 개발, 온라인 K-팝 공연장 지원, 교육용 게임콘텐츠 개발 등은 7월 14일 발표한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 중 디지털 뉴딜 사업에 포함돼 있어 앞으로 신한류 정책은 한국판 뉴딜사업 방향과 보조를 맞춰 진행하고 추가 지원정책을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신한류의 새로운 역사 시작되기를”
확산·융합·기반 3대 전략을 토대로 이뤄지는 이번 신한류 진흥정책은 범정부 협업과 민관 협력을 통해 콘텐츠 산업뿐만 아니라 소비재, 서비스 산업의 해외 수출 경쟁력을 높인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한국에 우호적인 한국문화 소비층을 증가시켜 문화·경제 강국으로서 한국의 국제 위상을 더욱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한류는 세계 문화사에 기록될만한 사건이고, 우리가 문화부문에서도 세계 정상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해주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지금 한류는 기로에 서 있으며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 정부의 지혜로운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우리 민족의 문화예술적 잠재력과 창의력이 세계무대에서 마음껏 발휘될 수 있도록 잘 지원해 세계 문화를 선도하는 신한류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청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