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 발산마을
최근 지방자치단체에서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관광업계의 경영난을 완화하고 지역 경제를 회복하기 위해 위기 타개책을 내놓고 있다. 정부가 소비 회복 불씨를 살리기 위해 내놓은 숙박 및 관광 분야 소비쿠폰과 연계하면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은 여름 휴가지로 해외여행보다는 상당수가 국내로 눈을 돌릴 것으로 보인다. 지자체에서는 해외여행이 어려워진 시기에 관광 내수를 살리기 위해 다양한 유인책(인센티브)을 통한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인천광역시는 코로나19로 공실률이 높아진 숙박업체의 매출 회복을 지원하고 ‘인천관광 붐업 조성’을 위해 ‘9900원으로 인천을 누려라’ 이벤트를 벌였다. 등급에 따라 1박 최소 9900원에서 최대 2만 9900원으로 예약할 수 있는 파격적 이벤트였다. 행사 개시 1시간 40분 만에 ‘완판(모두 다 팖)’과 함께 순간 동시접속 80만 명을 기록했다. 인천시는 이번 이벤트 결과를 참고해 연말에 다른 형태의 이벤트도 계획할 예정이다.
경북 안동시도 9월부터 관광객 유치 인센티브를 전국 최고 수준으로 확대 시행한다. 관광객 유치 인센티브는 단체 관광객 기준 인원을 20명에서 10명으로 완화하고, 1인당 1만 원에서 5만 원까지 지원한다. 또 어려운 지역 여행사를 위해 2020년 체류형 관광객 300명을 초과한 여행사에 지원 금액의 2배를 추가 지원한다. 지역 문화시설에서 공연 관람 및 전통문화 체험 시 1인당 5000원을 추가 지급하는 항목도 신설했다. 34세 이하 내일로(패스형 철도 여행 상품) 자유여행 패스권 발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내일로(내일로 티켓을 이용해 일주일 동안 전국을 여행하는 학생) 인센티브는 지역을 방문하는 관광객에게 기존 지원하는 숙박비를 두 배 늘려 4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광주광역시는 여행업체가 관광객을 유치할 경우 교통비뿐 아니라 숙박·식비까지 지원을 확대하는 등 인센티브를 크게 강화했다. 이에 따라 20인 이상 버스 차량비 지원을 종전 최대 80만 원에서 120만 원으로 늘리고, 5인 이상 관광객이 지정 숙박업소 이용 시 1인당 1만 원의 숙박비와 식사비 10%를 추가 지원한다.
▶광주광역시의 대표적인 도심 거리축제인 ‘추억의 충장축제’│광주광역시
안전 여행 위해 방역 관리와 편의 제공
한편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여전한 가운데 관광객들이 안심하고 편안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방역 관리와 편의 제공에 공들이는 자치단체들도 눈에 띈다. 강원도는 ‘클린강원 패스포트’ 공공 앱을 개발해 도내 숙박, 음식, 음료 등 서비스업종 점포 방문 시 개인별 체온 상황과 방문 이력을 전자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강원도는 연내 1만 개 관광시설 및 밀집시설로 확대해 확진자 발생 시 신속 대응을 통해 ‘관광내수 활성화와 방역 관리’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복안이다.
광주광역시는 전남 목포·나주·담양시와 공동으로 타인과 접촉 최소화를 원하는 여행자들의 선호를 반영해 포스트 코로나 대비 비대면 관광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관광객들은 관광지 거점에서 지급받은 안내 태블릿으로 관광지별 영상 안내와 해설 서비스, 맛집·카페·숙소 정보 등을 활용하면서 비대면·비접촉 관광을 즐길 수 있다.
▶제천시가 전세택시 개념인 관광택시를 도입했다. 이상천 제천시장(맨 왼쪽)이 제천역 광장에서 1호 탑승객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제천시
충북 제천시는 개별 또는 소규모 관광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여행자가 택시를 배정받아 정해진 시간만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전세택시 서비스를 선보였다. 5시간권(5만 원, 최대 6시간)과 8시간권(8만 5000원, 최대 10시간) 2종으로 운영되고 있다. 렌터카 비용보다 저렴하고, 맛집에서 좋은 술 한 잔을 마셔도 음주운전 걱정이 없어 관광객에게 인기다. 또 시간에 쫓겨 화장실 이용하는 것도 눈치를 봐야 하는 단체 여행과는 달리 여유 있게 지역 명소를 즐길 수 있다. 게다가 1만 원만 더 내면 청풍호반 케이블카와 청풍 문화재단지, 의림지 역사박물관도 추가 요금 없이 이용할 수 있다. 관광택시는 제천시가 코로나19로 힘든 관광산업을 되살리기 위해 내놓은 묘책이다.
▶경남 창녕별숲글램핑│경남도
소상공인 생계 지원 위한 다양한 조치도
이 외에도 각 지자체에서는 지역 관광산업 위축으로 여행·숙박·음식점 등 관련 업종 소상공인의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생계 지원을 위한 다양한 조치도 신속히 시행하고 있다.
부산광역시는 민간 관광전문가 모니터링 점검단을 구성해 주요 관광지 170개소와 문화재 443개소 인근의 안내 표지판, 화장실, 대중교통, 홍보물 등 관광 인프라를 집중 점검·정비하는데, 이를 통해 코로나 종식 이후의 관광 특수에 대비하는 동시에 한시적 일자리도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400여 개 여행업체를 대상으로 여행수요 회복 대비 신규 맞춤형 관광상품을 기획·개발해 예약 시스템 및 플랫폼 서비스 정비, 홍보·마케팅 등에 최대 100만 원을 지원해 지역관광 경쟁력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충남 서천군과 경남 남해군은 코로나19 여파로 지역 대표 축제가 취소되자 소상공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신속히 마련해 대응했다. 먼저 서천군은 한산 모시문화제가 취소된 이후 모시옷 입기 챌린지 캠페인과 한산모시 공예마을 활성화 행사 등을 통해 소상공인의 매출을 보전할 계획이다. 남해군은 보물섬 마늘&한우 축제 대신 농특산물 판매장터를 운영해 관내 농업인들의 판로를 확대하고, 한우 먹고 행복찾기 이벤트를 통해 연계 숙박업·요식업계의 매출 증가도 꾀했다.
▶강원도 바닷가에서 서퍼들이 파도를 타고 있다.│강원도
경남도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캠핑장 선호도가 높아지자 ‘캠핑하기 좋은 경남 17선’을 선정해 홍보에 나서고 있다. 캠핑하기 좋은 경남 17선은 산, 바다, 강, 계곡·실개천 등 네 가지 테마로 구성했다. 산 테마는 심신을 달래주는 피톤치드가 가득한 ‘창원 진북편백골 관광농원캠핑장’, 치유 숲길을 갖춘 ‘김해 신어산자연숲캠핑장’ 등이 대표적이다. 바다 테마로는 이순신 장군의 숨결이 느껴지는 ‘통영 통제영오토캠핑장’, 천혜의 바다와 자연경관을 간직한 ‘사천 비토국민여가캠핑장’ 등을 선정했다. 강 테마에서는 낙동강 둔치에서 여유로운 캠핑을 즐기는 ‘밀양 아리랑오토캠핑장’과 ‘함안 강나루오토캠핑장’ 등이 꼽혔고, 계곡·실개천 테마는 폐교를 새 단장한 ‘의령 거장산오토캠핑장’도 피서지로 제격이다.
이뿐만 아니라 경기도 시흥시는 기존 무료법률상담소를 민생경제 법률상담센터로 확대 개편해 코로나19로 인한 각종 계약 취소, 환불 위약금 관련 피해를 입은 사업주, 노동자,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법률 상담을 지원하고 있다.
고규창 행정안전부 지방재정경제실장은 “코로나19로 특히 여행업계를 비롯한 서비스업종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자치단체의 관광내수 활성화 노력과 국민의 선진적 방역의식이 어우러져 지역 경제상황이 점차 개선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유리 기자
여행 상품 선결제하고 30% 할인 받자
숙박·관광 소비쿠폰 누리려면…
정부가 소비 회복 불씨를 살리기 위해 숙박과 관광 분야에서 사용할 수 있는 소비쿠폰을 차례로 풀기로 했다. 먼저 숙박의 경우 온라인(인터파크 등 27개소)으로 예약하면 3만~4만 원 숙박 할인을 제공한다. 8월 14일부터 예약 접수하며 9월 1일분부터 할인이 적용된다. 이를 통해 모두 100만 명이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관광 분야는 국내 여행 조기 예약 할인상품(9~11월)을 미리 결제하면 30%를 할인해준다. 8월 25일부터 예약 접수하며 9월 1일분부터 할인이 적용된다. 모두 15만 명이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관광·문화 소비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행사도 진행한다. 여름성수기 중 비대면 관광지 100선, 숨은 관광지 29선, 휴가철 찾고싶은 섬 33선, 치유관광지 48선 등을 추천, 안전한 여행을 권장한다. 이와 함께 여름 성수기를 계기로 하반기 관광수요가 회복될 수 있도록 숙박·관광 소비쿠폰 외 추가로 관광 프로모션을 집중 추진할 방침이다.
아울러 농촌체험 휴양마을, 관광공원, 농촌융복합산업 인증사업자, 낙농체험 목장 등 농촌관광경영체에서 식사, 숙박 체험 프로그램을 이용하거나 농특산물을 구매할 경우에는 30%(최대 3만 원)를 할인해주기로 했다.
이와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2021년에는 지역사랑·온누리상품권을 2020년(13조 원)보다 늘려 15조 원 이상 발행하는 방향으로 검토한다.
또한 지역에서 준비 중인 축제의 성공적인 개최를 지원한다. ‘일상 속 축제’ 개최, 축제 장소 분산, 온·오프라인 축제 병행, 온라인 전환 등 코로나19 시대에 맞는 다양한 축제 방식을 모색하고 축제 특성, 여건을 고려해 축제장 내 분산 관람 유도, 실외 운영 등 개별 축제에 맞는 방역 계획도 수립한다.
박유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