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7월 2일 서울 송파구 KSPO 돔(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동행세일, 가치삽시다’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부동산 대책에 국정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6월 17일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뒤에도 치솟는 매매가와 전세가로 인한 민심이 심상치 않다고 보고 강력한 메시지를 낸 것이다.
문 대통령은 7월 6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지금 최고의 민생 과제는 부동산 대책”이라며 “세계적으로 유동자금은 사상 최대로 풍부하고 금리는 사상 최저로 낮은 상황에서 정부는 최선을 다해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고 실수요자를 보호하며, 서민과 청년들의 주거 안정을 위한 대책을 강력히 추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회에 “2019년 내놓은 12·16대책과 최근의 6·17대책은 물론 곧 내놓을 정부의 추가 대책까지 포함해 신속히 입법으로 뒷받침해야 실효를 거둘 수 있다”고 협조를 당부했다. 앞서 7월 2일에도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청와대로 불러 부동산시장 관련 긴급 보고를 받은 뒤 주택 공급물량을 확대하고 투기 목적 다주택 보유자에 대한 세 부담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7월 안에 출범할 수 있도록 국회가 공수처장 후보를 추천해달라고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입법부 스스로 법을 무너뜨리는 과오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며 “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공수처장 후보 추천과 인사청문회를 기한 안에 열어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공수처법에는 국회는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후보자 두 명을 대통령에게 추천해야 하고, 대통령은 그중 한 명을 지명한 뒤 인사청문회를 거쳐 7월 15일까지 임명해야 출범에 따른 절차를 완료한다고 돼 있다.
“노사정 합의정신 살려야… 민노총, 협력 끈 놓지 말길”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대표자회의 잠정 합의가 막판에 무산된 것과 관련해선 “합의정신은 적극적으로 살려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7월 7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이같이 말하며 “잠정 합의된 내용을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이어받아 사회적 합의로 완성해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특히 “민주노총도 협력의 끈을 놓지 말아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잠정 합의에 이르고도 마지막 순간에 민주노총의 협약식 불참으로 최종 합의에 도달하지 못해 대단히 아쉽다”며 “협약이 체결됐다면 사회적 대타협의 중요한 첫걸음이 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노사정 대표자들이 긴 논의 끝에 조금씩 양보하며 잠정 합의에 이른 것은 의미 있는 진전이자 적지 않은 성과”라며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노사정이 함께 어려움을 나누고 극복하자는 뜻이 잠정 합의문에 담겨 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 정부는 잠정 합의의 내용대로 고용유지와 기업의 생존을 위한 지원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고용보험 사각지대 해소 로드맵’도 연말까지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변화하는 환경에 걸맞게 이제는 과거 산업화 시대의 대립적 노사관계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며 “노동의 변화를 적극 수용하는 노력과 함께 서로 상생하고 협력하는 새로운 노사관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위기 시기에 상생과 협력의 문화는 더욱 절실하다”며 “서로 양보하며 대타협을 이루는 것이야말로 위기에서 나라를 구하는 길이자 모두를 살리는 길”이라고 말했다.
고 최숙현 선수 사건과 관련해선 “불행한 사건의 마지막이 되어야 한다”며 폭력, 가혹 행위를 포함한 체육계 비리를 뿌리 뽑으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선수에 대한 가혹 행위와 폭행은 어떤 말로도 정당화할 수 없는 구시대 유산”이라며 “체육계의 각종 부조리에 문화체육관광부가 빠르게 적극적으로 바로잡아 국민께 확실히 신뢰를 심어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이어 “매우 안타깝고 가슴 아프다”며 “메달이 최고의 가치가 아니고, 성적이 선수의 행복보다 중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체육계의 폭행과 성폭행 사건 피해자 대부분이 여성 선수들인 점을 들며 “여성 체육인 출신 차관(최윤희 2차관)이 더 큰 역할을 해달라”고 말했다.
‘대한민국 동행세일’ 참석… “소비가 애국”
앞서 7월 2일 문 대통령은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동행세일, 가치삽시다’ 특별행사에 참석해 “수출은 우리 노력만으로 빠르게 회복하는 데 한계가 있다. 그러나 내수는 노력하면 노력하는 만큼 더 낫게 만들 수 있다”며 “과거에는 소비를 아끼고 저축하는 것이 애국이었지만 지금은 소비가 애국”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 동행세일’은 중소벤처기업부가 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과 소비 진작을 위해 6월 26일부터 7월 12일까지 실시한 행사로, 가전·자동차·백화점·대형마트 등 제조·유통분야 대기업(23개사), 온라인 쇼핑몰(16개), 전국 전통시장(633개) 및 동네 슈퍼(5000여 개), 축·수산업계, 외식·관광 등 모든 경제주체가 참여했다.
긴급재난지원금 효과가 주춤해진 상황에서 동행세일이 내수 활성화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특별행사 모두발언을 통해 “내수는 노력하는 만큼 더 낫게 만들 수 있다”며 “재난지원금이 소비를 많이 늘렸고 유통업체, 골목상권, 전통시장, 지역경제에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특히 “대한민국 동행세일은 질 좋은 제품을 소비자들이 직접 보고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기회”라며 “많이 소비해주면 우리 경제를 살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이 방역 성공을 이끌어준 것처럼 경제의 주체가 돼 빠른 경제회복을 이끌어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전통시장 및 골목상권 소상공인, 온·오프라인 동행세일 판매자, 소비자 등 전국의 다양한 국민 80여 명과 화상으로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이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