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리뷰
한 해의 반이 시작되는 7월에도 코로나19의 제2 창궐을 염려하고 있을 때 ‘비대면 시대 문화로 이어지는 따뜻한 사회’는 반가운 기사였습니다. 그동안 ‘내일이면 괜찮겠지, 괜찮겠지’ 하다 이제는 모두가 지쳐가고 있는 듯합니다. 한편으론 외부인과 접촉을 피하다 보니 가족의 관계는 더 돈독해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런데 가족과 즐기는 문화의 대부분이 TV 예능 프로그램이나 영화 감상이었던 것 같습니다. 기발한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기존 공연·전시 등을 방송 매체에서 해설을 곁들이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좀 더 자주 보여준다면 문화 결핍을 해소하는, 당장 실행하기 쉬운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박정미 서울 성북구 정릉동
독자 제안
안녕하세요? <공감>을 잘 받아 보고 있는 주부입니다. 우리가 편리하게 사용하는 아이스팩이 환경오염에 치명적이라고 합니다. 분리배출을 한다 해도 싱크대에 버리면 흘러가서 해양오염이 되고, 종량제봉투에 버리면 썩는 데 오래 걸리니 그 또한 토양오염이 되겠지요. 오늘 기사를 보니 아이스팩을 재사용하려는 움직임이 전국 곳곳에서 시도되고 있다고 합니다. 아파트는 분리수거장이 잘돼 있으니 아이스팩 수거함도 만들어 아이스팩을 많이 사용하는 곳에 전달하면 좋겠습니다. <공감>에서 다뤄주면 많은 이들이 ‘공감’하겠지요.
김영미 인천 남동구 에코중앙로
사진 공감
여동생과 산정호수 나들이를 했습니다. 맑고 깨끗한 청정 지역, 아름다운 자연 풍광을 바라봤습니다. 왕건에 쫓긴 궁예의 만년을 슬퍼하며 산새들이 울었다는 전설의 명성산과 다양한 포토존이 있어 걷는 데 전혀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아쉬움을 뒤로한 채 즐겁고 행복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정창재 경기 용인시 수지죽전로
<자두와 할아버지>를 보고 느낀 바가 있어 이 사진을 보내게 되었다. 사진으로 아빠를 남기자고 생각한 건 아빠가 아프신 뒤부터다. 직감보다는 본능에 가까운 확신으로 아빠를 프레임에 담는다. 나날이 가벼워지는 노쇠한 몸을 카메라 뷰파인더를 통해 들여다본다. 왜 아무도 누군가의 늙어가는 모습이 사랑의 계단으로 올라가는 문이라고 말해주지 않았을까? 흰머리가 겨울 아침 내려앉은 고운 싸락눈 같고 검버섯이 봄날의 패랭이꽃밭처럼 보이는 마술은 누가 부린 걸까. 질병과 시간의 풍파조차 낡거나 닳게 할 수 없는 무언가를 아빠를 통해 찍고 싶다.
최지애 강원 원주시 치악고교길
아름다운 우리말
▶게티이미지뱅크
징검다리를 건널 땐 먼저 밞아보렴
황순원의 장편소설 <나무들 비탈에 서다>에는 “왜 좀 더 멀리서 밞아가지고 무사히 뛰어 건너지를 못했을까”라는 구절이 있다. 이 구절의 ‘밞아’라는 단어를 많은 사람들이 ‘밟아’의 오자라고 생각한다. 요즘 자주 쓰이지 않아 낯설 수 있겠지만 ‘밞다’는 표준국어대사전에도 등재되어 있는 단어다. ‘한 걸음씩 떼어놓는 걸음의 길이를 단위로 하여 거리를 헤아린다’는 뜻이다. 이 뜻을 참고해 소설을 다시 한번 살펴보면 ‘왜 좀 더 멀리서 보폭으로 거리를 어림해서 무사히 뛰어 건너지를 못했을까?’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보폭으로 거리를 어림 계산하는 행위를 ‘밞다’라고 표현했다고 생각하니 경제적으로 표현된 동시에 어감도 좋아진 것 같다. 사실 그만의 뜻을 가진 단어인데, 표기의 실수로 여기는 사례를 종종 찾아볼 수 있다.
‘결딴’ 역시 ‘결단’을 잘못 표기한 것으로 인지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결딴’은 ‘어떤 일이나 물건 등이 아주 망가져서 도무지 손을 쓸 수 없게 된 상태’를 이르는 말로 사전에 올라 있다. ‘결정적인 판단을 하거나 단정을 내림’을 의미하는 ‘결단’과는 전혀 상관없는 뜻으로 말이다.
‘갹출’도 낯선 어감 때문에 ‘각출’의 오기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갹출’은 ‘같은 목적을 위해 여러 사람이 돈을 나누어 냄’이라는 뜻으로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되어 있다. ‘각각 나옴’ ‘각각 내놓음’을 뜻하는 ‘각출’과 소리도 비슷하고 뜻도 통하는 부분이 있어 많은 이들이 헷갈리고, 또 둘 중 하나인 ‘각출’만이 옳은 표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하지만 ‘갹출’ 역시 ‘결딴’과 마찬가지로 어엿한 표준어다.
‘밞다’의 뜻을 모른 채 황순원의 소설을 접했을 때 ‘밞아’를 표기상 오류라고 받아들인다면, 바르게 표기되었어야 할 단어와 뜻을 미루어 이해하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고, 그래도 이해할 수 없었다면 어쩔 수 없이 다음 구절로 넘어가야 했을 것이다. 그러나 틀린 글자라고 여기지 않고 모르는 단어라고 생각하며 사전을 찾아본다면, 새로운 말을 익힐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렇듯 평소에 사전을 가까이하고 자주 찾는 습관을 들여 더 풍성한 언어생활을 누려보자.
국립국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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