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모션으로 상지 훈련을 하는 환자 | 국가보훈처
사회 각 분야에서 스마트 기기가 널리 활용되는 것처럼 각종 보훈 서비스에도 스마트 시스템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 나라를 위해 희생하다 상처를 입은 이들의 든든한 다리가 되어주는 로봇 의족, 중앙보훈병원의 각종 로봇 재활 시스템, 6·25전쟁 국군전사자 유해발굴 작업에 활용되는 지하탐지 로봇 이야기까지 스마트해진 보훈 시스템을 만나본다.
‘로봇 의족’으로 편안한 일상생활을
국가보훈처는 그동안 전쟁·공무수행 등으로 다리에 부상을 입은 국가유공자에게 의족 등 보철구를 지급했다. 단순 일상생활을 넘어 사회 활동, 운동 등도 할 수 있는 첨단 의수족에 대한 요구가 늘고 있지만, 외국산 로봇 의족은 가격이 비싼 데다 즉시 수리·사용자 의견 반영 등에 한계가 있음을 예상했다. 이에 국내 최초로 로봇 의족을 개발한 한국기계연구원과 함께 2019년부터 최첨단 로봇 의족 개선을 위한 임상시험·일상생활 체험평가 등을 진행했다.
기계연구원은 2018년 말 국내 최초로 로봇 의족(발목형·사진)을 개발·상용화했지만 일상생활(사용성) 평가, 임상시험, 의료기기 인증 등의 산업화 과정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보훈처는 2020년 해당 로봇 의족의 일상생활 평가, 임상시험, 의료기기 인증 등을 지원하고, 국가유공자에 대한 지급을 최종 목표로 기계연구원과 협업체계를 구성했다. 로봇 의족은 발목관절 내 움직임을 측정하는 센서가 내재되어 관절 스스로 보행속도와 주기를 인지하고, 보행자의 보행 능력 향상과 최대의 안정성을 제공한다.
보훈처는 2019년 4월 국가유공자 5명(대전권)에게 로봇 의족 적합 사전 테스트 등을, 8~9월에는 서울·대전권 10여 명을 대상으로 1차 일상생활 체험서비스 진행 및 의겸 수렴을 실시했다. 기계연구원은 수렴된 의견을 바탕으로 무게, 소음, 센서 등과 관련해 로봇 의족 개량 과정도 거쳤다. 2020년 2월 5일에는 상용화된 최첨단 로봇 의족 시연회가 열렸다. 보훈처는 2020년 2·3분기에 사용성 테스트, 임상시험 실시 및 품질개선 사항 등을 반영, 4분기에 지급 대상 가운데 희망자(10명 내외)에게 로봇 의족을 지급할 예정이다.
▶인모션으로 상지 훈련을 하는 환자 | 국가보훈처
중앙보훈병원 ‘특별한’ 로봇 재활치료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중앙보훈병원은 뇌졸중, 외상성 뇌손상, 척수손상, 뇌성마비 등으로 인한 보행장애와 상지기능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로봇 재활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치료 결과에 대한 연구 논문을 SCI 학술지(<뉴로사이언스 레터(Neuroscience Letters)>지와 <메디신(Medicine)>지)에 게재하는 등 임상 치료와 연구를 통해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효과적인 재활훈련도 제공한다.
2014년 11월 상지 재활로봇 ‘인모션(Inmotion)’, 12월 하지 재활로봇 ‘워크봇(Walkbot)’을 1대씩 도입, 재활치료에 활용해 중증도가 높은 환자들에게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보행 및 상지 훈련을 시행해왔다. 로봇 재활치료는 환자의 동작 능력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평가해 개인별 훈련 프로그램을 설정할 수 있고, 이런 환자 맞춤형 치료로 운동 기능을 개선해 신경 가소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보행 로봇’은 혼자 걷기 어려운 환자가 걸을 수 있도록 로봇 기술을 접목해 만든 장비다. 환자가 하지에 직접 입는 로봇과 트레드밀, 체중 지지부로 구성돼 있다. 환자의 신체 구조적 특징과 근력 상태에 적합한 보행 양식이 로봇에 세팅돼 각 환자의 특성에 최적화된 훈련이 가능하다. 환자의 회복 속도와 치료 경과에 따라 로봇의 속도 및 저항값 등을 변경해 훈련할 수도 있다. 뇌졸중, 뇌출혈, 뇌경색, 척수손상 등 중추신경계가 손상됐거나 근·지구력 및 균형감각이 저하된 환자들은 보행 로봇을 이용한 반복적인 보행 훈련으로 중추신경계 제어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다. 또 보행 로봇에는 환자 스스로 보행 동작을 보고 느낄 수 있는 캠이 설치돼 환자가 자신의 움직임에 대한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훈련 자료 등이 자동으로 쌓여 효율적인 치료기록 관리도 가능하다. 또한 환자 입장에서 낙상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지기 때문에 심리적 안정과 자신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로봇을 이용한 상지 훈련’은 실제 생활과 유사한 가상현실 환경을 대형 화면으로 보면서 로봇의 보조를 받아 환자가 자신의 신체 능력 범위 안에서 최대한 정밀하고 섬세하게 움직임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해준다. 상지 로봇이 수행하는 치료에는 수동 치료(로봇이 운동을 완전히 도와주는 치료), 능동 보조 치료(환자가 움직이지 못할 때만 돕는 치료), 능동 치료(환자의 힘으로만 운동하는 치료), 저항 치료(저항을 제공하는 치료) 등이 있다. 상지 재활로봇은 환자의 운동 능력(위치, 힘, 속도)을 파악해 안전하게 그리고 환자의 능력에 맞는 운동을 제공한다. 로봇 스크린에서 운동 방향이 제시돼 집중도를 높이고, 그에 따라 정확한 동작으로 최소 400번 반복 훈련해 상지 기능의 회복을 촉진할 수 있다.
▶소형 정찰로봇을 활용한 동굴형 진지 내부 탐색| 국방부
‘소형 정찰로봇’ 등 유해발굴에 등장한 로봇
정부가 6·25전쟁 국군전사자 유해발굴 작업에 ‘자율이동형 지하탐지 로봇’ 등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방부는 5월 6일 “2020년 유해발굴의 비전을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을 찾아 가족의 품으로 모시는 국가무한책임 완수’로 정했다”면서 “2022년까지 유가족 유전자 시료 확보 목표를 11만 개로 설정하고, 이를 위한 ‘4대 전략·10대 추진과제’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과제에는 ‘연 500구 이상 유해발굴’ ‘군단급 발굴팀 및 발굴부대 예산·물자·지침서 조기 하달’ 등 여건 보장에 대한 내용이 주요 내용으로 담겼다. 국방부는 장기적으로 ‘스마트 국방혁신’의 일환으로 ‘자율이동형 지하탐지 로봇’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유해발굴 작업에 접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중이다.
한편, 국방부가 진행하는 화살머리고지 유해발굴 작업에서도 ‘소형 정찰로봇’이 활용되고 있다. 국방부는 2020년 4월 20일부터 남북공동 유해발굴을 위한 사전 준비 차원에서 화살머리고지 일대 우리 측 지역에서 유해발굴을 진행하고 있다.
2019년에 이어 2020년 역시 전투 간 대피호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하는 ‘동굴형 진지’가 다수 발견됐는데, 동굴형 진지 탐색을 위해 육군에서 운용 중인 ‘소형 정찰로봇’이 발굴 작업에 투입되고 있다. 국방부는 “동굴형 진지 안에서도 6·25전쟁 참전 전사자 유해·유품이 발굴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철저한 안전대책을 강구한 가운데 발굴 작업을 전개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참고로 5월 7일 기준으로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발굴된 유해는 총 23점이며 유품은 3426점이다.
김청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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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