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이수 글·그림
지구 저 반대편의 나의 친구들은 나와 다르게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사진으로, 영상으로 또는 책으로 알 수 있었다.
그냥 막연히 바라보고 생각하기에는 난 아직 모르는 게 너무 많다.
직접 그곳에 가게 되면 내가 느낄 나의 마음을 나도 잘 모르겠다.
아니, 마음이 울렁거려서 나도 모르게 울어버릴까 봐 자신이 없다.
하지만 지금의 나의 마음은 미안함이다.
내가 먹고 쓰고 입는 모든 것들을 함께 공유하지 못하고
그것들이 부족해서 힘들어하고 심지어 아파 죽기까지 한다는데
난 이렇게 잘 먹고 부족함 없이 살고 있다.
미안하다. 그냥 미안하다.
난 내가 그리는 그림들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로
멀리 나의 친구들을 위해 손을 뻗고 싶다.
우리는 함께니까. 모든 것이 함께 쓰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난 내가 먼저 그곳에 부족한 많은 것들을 나누고 싶다.
더 이상 굶어 죽어가는 사람이 없기를 바란다.
지구가 생산하는 양은 지구의 모든 인구를 먹이기에
충분하다고 하는데
누군가는 그 식량을 버리고 있고, 누군가는 먹을 것이 없어서
진흙물과 진흙 비스킷을 먹고 서서히 죽어간다.
부족해서가 아니라
고르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이 현상들을 빨리 해결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죽어가는 나의 친구의 힘겨운 숨소리를 느끼며 이 그림을 그렸다.
나의 마음은 깊숙이 애절한 그 숨소리를 따라간다.
그것은…
나의 눈을 적신다.
내 마음을 적신다.
전이수_2008년에 태어난 물고기자리 남자아이로 사남매의 맏이다. 제주도 자연 속에서 재미난 그림을 그리고 글도 쓴다. 언제나 엄마, 동생들 먼저 생각하는 배려심 많은 아이지만, 여느 아이들처럼 매일 새로운 꿈을 꾸고 엉뚱한 생각도 많이 한다. 2015년 <꼬마악어 타코>의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고, 2017년에는 <걸어가는 늑대들> <새로운 가족>을 펴냈다. 2018년에는 10대 일러스트 공모전에 당선돼 6개월간 연재 후 <나의 가족, 사랑하나요?>를 출간하고 개인전을 열었다. 인스타그램 @jeon2s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