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5일 어린이날, 5월 8일 어버이날, 5월 21일 부부의 날 등 ‘가정의 달’ 5월은 유독 가족을 돌아보게 되는 달이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가정의 달 풍경도 예년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접촉을 최소화하는 분위기가 이어지면서다. 취업 중개업체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4월 25일 직장인 2593명을 대상으로 ‘가정의 달 가족모임’에 대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직장인의 67.3%는 ‘코로나19로 예년과 달리 바뀐 것이 있다’고 답했다.
‘예년과 달라졌다’고 한 직장인의 절반 이상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당분간 만나지 않고 각자 보내기로 했다’(복수 응답, 52.8%)고 응답했다. 또 42.4%(복수 응답)는 ‘예년보다 가족모임 횟수를 줄여 최소화하기로 했다’고 답했다. ‘여행이나 외식을 하는 대신 직접 요리하거나 배달 음식을 먹는 등 집 안에서 만나기로 했다’는 응답도 31.2%(복수 응답)로 집계됐다.
이 외에도 ‘밥만 먹고 헤어지는 등 만나는 시간을 줄이기로 했다’(17.3%), ‘온 가족이 만나는 대신 대표로 몇 명만 만나기로 했다’(4.9%), ‘영상통화로 대신한다’, ‘돈만 부친다’, ‘기약 없이 만남을 미룬다’ 등 코로나19 시대에 가정의 달 행사를 대체할 다양한 방안이 제시됐다.
방역 당국도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4월 24일 정례브리핑에서 “어버이날이 다가오는데 요양원, 요양병원에 부모님을 뵈러 가도 될지 걱정하는 가족이 많을 것”이라며 “증상이 있으면 어르신이나 기저 질환자와 접촉하지 말고 코로나19 검사를 받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가정의 달에 가족 간 접촉을 줄이는 건 건강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역시 가족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건강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어느 때보다 가족의 건강을 살피는 이들이 많아졌다. 기나긴 실내 생활로 부모와 자녀 모두 지친 이맘때 건강 챙기기로 몸과 마음을 치유해보는 것은 어떨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이 발표한 ‘보건의료 빅데이터 분석’ 결과 등을 통해 연령대별 질환과 대처법을 살펴봤다.
■우리 부모님 건강은 내가 지킨다!
2018년 50대 이상 환자는 1인당 6.68개의 주요 질병으로 병원을 방문했다. 70세 이상 환자는 다른 연령에 비해 다양한 질병으로 진료를 받았다. 연령별 1인당 주요 질병 개수는 70세 이상이 7.77개로 가장 많았으며 60대 6.69개, 50대 5.49개 순이었다. 의료기관·약국을 방문한 환자 수는 50대가 857만 7599명으로 가장 많았고 60대 597만 3817명, 70세 이상 490만 4252명 순으로 확인됐다. 1인당 진료비는 70세 이상이 478만 6652원으로 가장 높았고, 지난 10년간 연평균 증가율이 6.8%로 다른 연령보다 크게 증가했다.
심평원 김현표 빅데이터실장은 “심평원이 분석한 ‘부모님 연령대별 주의·대비해야 할 질병’을 참고해 부모의 건강을 미리 챙길 수 있길 바란다”며 “부모가 고혈압·당뇨병으로 병원을 방문할 때는 심평원의 고혈압, 당뇨병 평가 결과를 참고하면 의료기관 이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50대, 고혈압·당뇨병, 백내장, 퇴행성관절염 주의
대표적인 만성질환인 고혈압, 당뇨병의 절대적인 환자 수는 70세 이상이 가장 많았다. 그러나 50대에 접어들며 진료받은 환자 수가 각각 126.5%, 121.4%로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지난 10년간 50대 고혈압과 당뇨병 환자 수의 연평균 증가율은 2.6%, 4.9%이고 1인당 진료비는 1.6%, 2.0% 증가했다. 성별로 보면 50대 남성이 여성보다 1.3배, 1.7배 더 진료를 받았다.
노년 백내장을 포함한 전체 백내장 환자 수는 50대에 들어서며 40대보다 324.6%로 크게 증가했다. 성별은 50대 여성이 남성보다 1.4배 더 진료를 받았다.
퇴행성관절염 환자 수는 70세 이상이 가장 많았다. 하지만 이전 연령 대비 증가율은 50대가 184.4%로 다른 연령대보다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전체 연령대에서 여성 환자 수가 남성 환자보다 많았으며, 50대 여성 환자는 남성보다 2.2배 많이 진료를 받았다.
참고로 50대 이상이 많이 걸리기 쉬운 고혈압, 당뇨병 적정성 평가 결과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누리집(www.hira.or.kr) 병원·약국→병원 평가정보 또는 이동통신(모바일) 앱 건강정보→병원 평가정보에서 확인할 수 있다.
60대, 치아 집중관리가 필요한 시기
60대에서 이전 연령(50대)에 비해 증가율이 높은 질병은 ‘치아 및 지지구조의 기타 장애’로, 증가율은 234.7%였다.
현재 65세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임플란트 시술은 65~69세 환자가 가장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65~69세 환자 26만 5830명이 임플란트 시술을 받았다. 다만 70세 이후부터는 환자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70대, 급격히 증가하는 치매 주의
70세 이상은 치매(알츠하이머병) 증가율이 높았다. 기타 패혈증과 대퇴골 골절 등의 질환으로 입원하는 환자도 증가했다.
치매는 70세에 들어서며 이전 연령(60대)보다 환자 수 증가율이 1208.8%로 급격히 증가했다. 치매 환자 수는 50대 이후 높은 증가율을 보이나, 치매로 병원을 방문한 70세 이상 환자는 47만 1929명으로, 60대보다 43만 5870명이 많아 압도적으로 증가했다. 1인당 진료비도 381만 1840원으로 가장 높았다. 성별로 보면 70세 이상에서는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2.7배 많았으나 50대, 60대는 큰 차이가 없었다.
또 65세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틀니 시술은 70세 이상이 가장 많이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2018년 70대 환자 수는 14만 2699명으로 가장 많았고 60대(65∼69세) 7만 1891명, 80대 이상은 6만 1990명이었다.
■우리 아이 건강도 내가 지킨다!
2018년 한 해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은 어린이는 전체 402만 6824명(취학 전 133만 8912명, 초등학교 저학년 134만 8409명, 고학년 133만 9503명)으로 2009년 대비 1.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 1인당 내원 일수는 취학 전 아동이 45일, 초등학교 저학년 28일, 고학년 20일로 어릴수록 병원 진료 일수가 많았다. 또한 어린이 1인당 6.4개 질병과 부상으로 진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는 취학 전 아동이 7.3개로 가장
많이 병원을 찾았으며 초등학교 저학년이 6.5개, 고학년이 5.3개였다.
어린이가 병원을 많이 찾은 질병은 ‘급성기관지염’ ‘치아의 발육 및 맹출 장애’ ‘치아우식’ ‘혈관 운동성 및 알레르기성 비염’ 순이었다. 어린이의 다빈도 상위 10위 질병 중 6개 질병이 호흡기 질환인 만큼, 어린 자녀를 둔 부모는 자녀의 호흡기 질환 예방과 관리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호흡기 질환을 제외하면 어린이는 공통으로 치아의 발육 및 맹출 장애, 치아우식, 위장염 및 결장염, 결막염,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으로 진료를 많이 받았다. 유치에서 영구치로 집중 교체 시기인 초등학교 저학년이 치아의 발육 및 맹출 장애로 진료를 가장 많이 받았다. 또 어린이들은 치아우식, 즉 충치로 진료를 많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 그룹별 진료 인원은 취학 전 아동 59만 3215명, 초등학교 저학년 54만 1254명, 고학년 31만 3186명으로 학년이 높을수록 진료 인원이 줄었다.
더불어 어린이들의 염증성 질환은 계절적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치아우식, 위장염과 결장염, 결막염은 올바른 양치질과 손 씻기 등 개인위생 관리를 통해 예방할 수 있다.
참고로 아이들 건강과 관련해 항생제 처방률, 유·소아 중이염 항생제 적정성 평가 결과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누리집(www.hira.or.kr) 병원·약국→병원 평가정보 또는 이동통신(모바일) 앱 건강정보→병원 평가정보에 가면 확인할 수 있다.
취학 전에는 중이염 등 감염 질환 많이 걸려
취학 전 아동의 외래 진료 현황을 세부 분석한 결과,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약해 ‘중이염’과 ‘수족구 관련 질병’ 같은 염증성·감염성 질병으로 진료를 많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기, 알레르기 등으로 인해 인두와 귀를 연결하는 관이 막혀 세균이 증식해 발병하는 ‘중이염’으로 병원을 찾은 취학 전 아동은 33만 803명이며, 어릴수록 진료를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콕사키바이러스나 엔테로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수족구 관련 질병’으로 진료를 받은 취학 전 아동은 8만 7633명이었으며, 어릴수록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취학 전 자녀를 둔 부모는 아이의 여름철 ‘수족구 관련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올바른 손 씻기, 기침 예절, 깨끗한 생활환경 관리 등 예방 수칙을 숙지하는 것이 좋다.
초등 저학년은 시력 이상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은 ‘굴절 및 조절의 장애’와 ‘물사마귀’로 알려진 ‘전염성 물렁종’으로 외래 진료를 많이 받았다.
‘굴절 및 조절의 장애’로 진료받은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은 2018년 31만 191명이었으며, 학년이 높아질수록 진료 인원이 증가했다. ‘굴절 및 조절의 장애(H52)’의 세부 상병을 분석한 결과, 주로 ‘근시’와 ‘난시’로 진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근시의 위험 요인은 근거리 작업이므로 스마트폰·컴퓨터 사용과 학습 시 눈과 30cm 이상 거리를 두어야 한다. 시력이 나빠졌다면 정기적인 시력검사로 진행 정도를 점검해야 한다.
또 초등학교 저학년은 물사마귀, 전염성 연속증으로 알려진 ‘전염성 물렁종’으로 3만 6308명이 진료를 받았다. 전염성 물렁종은 계절성은 특별히 나타나지 않고, 전염성이 있기 때문에 전염자와 밀접한 신체 접촉을 피하고 수건을 함께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온몸에 퍼지는 것을 막으려면 절대 긁어서는 안 된다.
고학년은 골절 조심
초등학교 고학년의 외래 다빈도 상병 분석 결과, 고학년 학생들은 ‘발목·손목 및 발·손 부위의 관절 및 인대의 탈구, 염좌 및 긴장’으로 병원 진료를 많이 받았다. 고학년 학생들은 해당 상병으로 26만 4454명이 진료를 받았으며, 남학생이 15만 6325명으로 여학생보다 1.4배 많았다. 그 밖에도 ‘위염 및 십이지장염’은 학년이 높아질수록 진료 인원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평원 김현표 빅데이터실장은 “어린이 질병 통계를 참고해 어린이에게 많이 생기는 질병과 부상을 사전에 확인하고 자녀의 건강을 챙기길 바란다”고 전했다. 또 “자녀가 감기·중이염으로 병원을 방문할 때 올바른 항생제 사용을 유도하기 위해 수행 중인 심평원의 ‘항생제 처방률’과 ‘유·소아 중이염 항생제’ 평가 결과를 참고하면 의료기관 이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강민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