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러블리즈 서지수가 의료진을 응원하는 ‘덕분에 챌린지’에 동참했다.│러블리즈 SNS /건양대 의과대학 학생들이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선배 의료진을 위해 직접 만든 응원곡을 선물했다.│건양대/ 배우 김태희가 의료진을 응원했다.│김태희 SNS/ ‘블루라이트 캠페인’ 영상│YTN/ 온라인 자선 콘서트 <원 월드: 투게더 앳 홈> 영상 속 레이디 가가│유튜브
#덕분에 챌린지로 퍼지는 의료진 응원
최근 누리소통망(SNS)에서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에게 감사를 표하는 메시지가 줄을 잇고 있다. 이른바 ‘덕분에 챌린지’(#의료진 덕분에)다. 정부가 코로나19 의료진에게 보내는 응원 캠페인을 벌이면서 존경과 자부심을 뜻하는 수어 동작이 SNS에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얼굴엔 마스크를 쓰고, 왼손을 받침대 삼아 치켜든 엄지손가락이 감사 메시지의 상징이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의료진 덕분에 우리 사회가 코로나19 위기를 함께 극복해나가고 있다는 뜻을 담아 캠페인 이름을 ‘덕분에 챌린지’라고 지었다”고 설명했다. 중대본은 추후 배지로도 만들어 SNS 캠페인에 참여한 국민과 의료진에게 증정하고 국민 참여 영상과 이미지를 활용해 감사 영상을 제작할 계획이다. 정부의 응원 캠페인에 지방자치단체, 민간단체에서도 의료진에게 감사를 표하는 움직임이 퍼지고 있다.
정부 캠페인 이후 지자체와 민간단체로 확산
1월 말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지원에 나선 의료진은 모두 3600여 명이다. 이 가운데 240여 명은 진료 과정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됐다. 두 달 전 “지금 바로 대구로 와달라”는 호소에 생업을 접고 달려갔던 얼굴 없는 영웅들이다. 의료진의 헌신과 국민의 동참 덕분에 전 세계가 성공적 방역 사례로 주목하는 가운데 신규 확진자도 두 달 만에 한 자릿수까지 떨어졌다.
연예인들도 ‘덕분에 챌린지’에 동참했다. 배우 김태희는 손글씨로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고군분투 중인 의료진을 응원했다. 그는 4월 16일 “코로나 방역 최전선에서 사투를 벌이는 모든 간호사분께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합니다. 모든 의료진 여러분, 힘내세요! 다 함께 꼭 이겨내요!”라는 글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 공개된 사진에서 김태희는 “코로나 최전선에서 우리와 항상 함께하는 간호사를 응원해주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를 들고 미소 지었다.
걸그룹 러블리즈 멤버 서지수도 러블리즈 공식 SNS를 통해 직접 그린 캠페인 이미지를 선보였다. 그는 “코로나19 최전선에 계신 대한민국 모든 의료진께 경의와 응원을 전하는 캠페인 ‘덕분에 챌린지’에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존경합니다’를 뜻하는 수어 동작 사진을 찍는 챌린지인데요. 저는 제가 그린 수어 그림을 들고 사진을 찍어보았습니다”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어 “지금 이 순간에도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의료진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기침 예절 등 더 열심히 지켜내는 건 어떨까요? 조금만 더 힘을 낸다면 이겨낼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의료진들, 존경합니다!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힘을 냅시다!”라고 덧붙였다.
남산타워에 켜진 감사의 푸른빛 조명
지자체도 의료진 응원에 힘을 보탰다. 서울시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애쓰는 의료진의 헌신에 감사하는 의미를 담아 건축물 조명을 활용한 ‘블루라이트 캠페인’을 벌인다. 5월 15일까지 한 달간 공공청사와 민간 시설에 의료진을 상징하는 푸른빛의 조명과 감사 메시지 등이 나타난다.
블루라이트 캠페인은 서울시청 청사, 서울로7017 등에서 시작해 한강 교량, 고척돔구장 등으로 확대된다. 동참 의사를 밝힌 남산 N서울타워에서는 이미 푸른빛 조명이 켜졌다.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도 의료진에 대한 감사와 응원의 메시지가 표출된다.
충북도는 코로나19 최일선에서 바이러스와 싸우는 의료진에 대한 격려와 감사의 말을 전했다. 도와 도내 시·군, 시민사회단체 등은 곳곳에 현수막과 전광판을 통해 감사 메시지를 전했다. 코로나19 중증환자들을 전담하고 있는 충북대병원에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응원 스티커가 부착됐다.
도는 의료진이 우리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값진 땀방울을 흘리는 숭고한 활동을 담은 동영상을 제작해 도내에 응원 분위기를 더욱 확산해나갈 예정이다. 이시종 충북도지사는 4월 20일 코로나19 중증환자들을 전담하고 있는 충북대병원 의료진과 우한 교민에 이어 유럽 입국자까지 품어준 진천·음성 충북혁신도시 내 법무연수원 의료진을 찾아가 감사의 꽃다발을 전했다. 이 자리에는 도립교향악단도 함께해 공연을 통해 지친 의료진을 위로했다. 충북혁신도시 내 법무연수원에서는 하루 평균 100여 명의 유럽 입국자가 코로나19 검체 검사를 받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대기한다.
의대생들은 노래 만들어 선배들 응원
의대생들도 선배 의료진 응원에 나섰다. 건양대 의과대학 학생들은 코로나19 최전선에서 고생하는 선배 의료진을 위해 직접 만든 응원곡을 선물했다. ‘우리 함께’라는 제목의 응원 노래는 건양의대 의학과 본과 3학년 학생들이 파트별로 직접 작사와 작곡에 참여했다. 선배 의료진에게 희망과 용기를 북돋아주기 위해 만든 이번 영상은 유튜브에 등록됐다. 3000여 건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당신들은 분명히 멋진 의사가 될 겁니다. 당신들의 응원에서 진심과 사랑을 느꼈답니다’ ‘저도 형들처럼 열심히 해서 의사가 되고 싶어요’ 등의 응원 글이 달렸다.
세계 의료진을 응원하고 코로나19 대응 기금을 모으기 위한 온라인 자선 콘서트에서 한국 의료진들의 모습이 조명되기도 했다. “코로나19 대유행은 세계적인 위기인 만큼, 우리는 이것과 싸우기 위해 함께 힘을 모아야 합니다. 우리 지도자들에게 전 세계의 건강관리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합시다. 그래야 이런 위기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4월 18일(현지 시간) 온라인 자선 콘서트 <원 월드: 투게더 앳 홈>(One World: Together At Home·이하 투게더 앳 홈)에 출연한 비틀스 멤버 폴 매카트니는 ‘레이디 마돈나’(Lady Madonna)를 열창하기 전 이같이 말했다.
콘서트에는 엘튼 존, 스티비 원더, 테일러 스위프트, 카밀라 카베요, 셀린 디옹, 빌리 아일리시, 찰리 푸스, 숀 멘데스, 존 레전드, 베키 지, 제니퍼 로페즈, 리조, 샘 스미스 등 가수 60여 팀이 출연했다. 8시간 동안 진행된 콘서트는 팝스타 레이디 가가가 세계보건기구(WHO), 글로벌 시티즌(Global Citizen)과 함께 주최한 것이다.
콘서트는 국립중앙의료원 직원들과 인터뷰 등을 통해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국내 의료진 모습을 다루었다. 보호 장비를 착용한 채 환자를 돌보느라 생긴 상처에 밴드를 붙인 의료진 얼굴을 보여주면서 “다른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쓴 자기희생의 ‘배지(badge)’”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2015년 메르스(MERS) 때 얻은 교훈으로 진단·역학조사·환자 관리 전략을 이용해 고비를 넘기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미국 ABC, NBC 같은 방송 채널을 비롯해 유튜브 등 온라인으로 중계된 <투게더 앳 홈>에서는 지구촌 곳곳에 있는 가수들이 각자 집에서 촬영한 라이브 공연과 함께 희망과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지구촌 스타도 자선콘서트로 국내 의료진 조명
레이디 가가는 “우리를 위해 자기 생명의 위험을 감수한 모든 의료 종사자에게 나는 매우 마음을 쓰고 있다”면서 “매일 그들을 생각하고, 그들을 위해 기도한다”고 말했다. 이후 ‘두려움과 슬픔도 딛고 웃는다면/ 웃어, 그러면 아마 내일도 너에게로 비치는 햇빛을 볼 수 있을 거야’라는 가사가 인상적인 냇 킹 콜의 ‘스마일’을 불렀다.
이날 출연진은 모두 ‘하나의 세계’ ‘함께’를 강조했다. 바이러스 예방을 위해 비록 몸은 떨어져 있지만, 의료진에 대한 고마움과 함께 위기를 이겨내려는 마음만큼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을 노래와 메시지로 전했다. 스티비 원더는 “이런 고난이 있을 때는 서로 기대어 도움을 청해야 한다”며 최근 타계한 빌 위더스의 ‘린 온 미’(Lean on me·나에게 기대세요)를 선보였다.
박지성을 필두로 데이비드 베컴, 지네딘 지단, 디에고 마라도나, 해리 케인(토트넘) 등 전·현직 축구스타 50명도 코로나19에 맞서 싸우는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는 ‘응원 캠페인’에 동참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4월 19일 누리집을 통해 ‘축구는 인류의 영웅을 지지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에 박수를 보내는 영상을 공개했다. FIFA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사회가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의료 종사자와 다른 전문가들의 노력, 희생에 감사하기 위해 전·현직 축구스타가 뭉쳤다”고 캠페인의 취지를 전했다.
박유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