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관련 ‘가짜뉴스’ 찾는 일에 동참하고 있는㈜산타크루즈컴퍼니│ ㈜산타크루즈컴퍼니
‘소금물 좋다’ 등 잘못된 정보 돌아
코로나19로 국민이 불안감을 느끼는 상황에서 온라인에선 이른바 ‘가짜뉴스’가 퍼져 문제가 되고 있다. “마늘을 먹으면 걸리지 않는다” “소금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제거된다” 등 잘못된 예방법이 대표적인 예다.
잘못된 예방법으로 확진자가 발생하거나 사고가 일어나는 사례도 나온 바 있다. 경기도의 한 교회에선 예방 차원에서 신도들의 입에 분무기로 소금물을 뿌려 확진자가 대거 나왔다. 경기도 남양주의 한 가정에선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잡겠다는 이유로 독성 물질인 메탄올 희석액을 가구와 이불 등에 뿌려 메탄올 중독 사고가 발생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악성 루머나 왜곡된 정보가 전염병처럼 퍼지는 상황을 ‘악성 정보 확산(인포데믹)’이라고 정의한다. 인포데믹(infordemic)은 정보(information)와 감염병 유행(epidemic)의 합성어다.
오전·오후 1시간씩 ‘가짜뉴스 퇴치’ 나선 직원들
최근에는 민간에서 악성 정보 확산 현상의 폐해를 막으려는 시도도 나오고 있다. 온라인 평판관리 서비스 기업인 (주)산타크루즈컴퍼니 직원들은 3월 둘째 주부터 코로나19 관련 가짜뉴스를 찾아내고 있다. 출퇴근하는 직원과 재택근무자 18명은 매일 오전과 오후 1시간씩 ‘코로나19 가짜뉴스 적발팀’으로 분한다.
2008년도에 설립한 이 회사는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온라인 기록 삭제(SORM) 신규 의뢰가 크게 줄고, 회사 활력도 떨어졌다. 큰 의미 없이 이 시기를 보내기보다는 코로나19 사태에 도움이 될 만한 공익적인 활동을 해보기로 했다. 감염병이 퍼지는 등 지금과 같은 위기 상황일수록 사람들은 잘못된 정보에 휘둘리고 불안해하는데 그런 상황을 보는 것도 안타까웠다.
산타크루즈컴퍼니 직원들은 3월 둘째 주부터 주요 포털사이트 블로그와 카페를 비롯해 국내 커뮤니티, 누리소통망(SNS) 채널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관련 잘못된 정보를 확인하고 있다. 대량 자료(빅데이터) 수집 프로그램 등에 핵심어(키워드)를 입력해 가짜뉴스로 의심되는 사례를 선별한 뒤 해당 게시물이 올라간 관련 기업이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에 삭제를 요청하는 식이다. 직원들은 가짜뉴스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질병관리본부, 보건복지부 등에서 발표하는 정보도 꼼꼼하게 살핀다.
바이러스에 대한 불안감이 큰 탓인지 온라인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뉴스가 범람하고 있다. “구충제를 복용하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억제할 수 있다” “소염제, 항생제 등을 되도록 가족 수대로 사둬야 한다” 등 잘못된 예방법부터 “○○번 환자는 성형외과 의사” 같은 악의적 소문이 담긴 게시물까지 등장한 가짜뉴스는 천차만별이다.
산타크루즈컴퍼니가 조사한 결과, 3월 10일부터 18일까지 자체적으로 선별한 가짜뉴스 의심 사례는 2663건이다. 가짜뉴스가 확실하다고 판단되는 1777건에 대해서는 해당 게시물이 올려진 관련 기업이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에 삭제를 요청한 상태다. 이 가운데 3월 24일 기준 38건이 실제 삭제 조치됐다.
교사들 ‘미디어리터러시 백신 10가지’ 공개
코로나19처럼 새롭고 위험한 바이러스가 등장하면 사람들은 관련 정보에 더 눈과 귀를 열 수밖에 없다.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팀의 ‘코로나19 정보이용 행태 관련 조사’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동안 코로나19 관련 정보와 뉴스를 얼마나 찾아봤는가’라는 질문에 ‘자주 찾아보았다’(74.8%), ‘가끔 찾아보았다’(20.9%), ‘거의 찾아보지 않았다’(3.8%), ‘전혀 찾아보지 않았다’(0.5%) 순으로 나타났다.
최근 전국미디어리터러시교사협회(KATOM·이하 협회)에서는 코로나19를 이겨내는 정보 이용능력 가이드를 발표했다. 협회 측은 누리집을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교육 공백을 비롯한 사회 문제들이 조속히 해결되길 기원합니다”라며 “더불어 전례 없는 감염병 확산 속에서 왜곡된 정보로 불필요한 공포와 우려로부터 청소년 및 시민들을 보호하고자 미디어리터러시 백신 10가지를 공개합니다”라고 밝혔다.
협회 측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정보의 홍수에서 우리는 유용한 정보를 얻기도 하지만 왜곡된 정보에 흔들리기도 한다. 어떤 정보는 불필요한 공포심과 혐오를 조장한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접할 때는 미디어에서 다루는 정보의 출처가 믿을 만한지, 미디어 생산자들만의 특정한 관점이 정보를 왜곡하지 않는지 확인해야 한다. 또 의학 정보는 그것이 전문가의 공신력 있는 발언을 토대로 하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특정 지역이나 집단에 대한 차별, 폭력을 부추기는 혐오 표현이 있는지도 확인하는 게 좋다. 이런 때일수록 관련 뉴스와 영상을 지나치게 반복해 보면서 불안감을 느끼기보다는 미디어 접하는 시간을 정해놓고 적절한 휴식 시간을 갖는 게 필요하다.
방대본 “검증 안 된 정보 바이러스보다 위험”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퍼진 가짜뉴스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도 적극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누리집(ncov.mohw.go.kr)에는 ‘코로나19 팩트체크’ 등 코로나19 관련해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는 창구도 마련돼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최근 코로나19에 관한 잘못된 정보가 감염병처럼 퍼지는 ‘정보 감염증’ 현상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변 사람의 소문, SNS, 포털사이트와 유튜브 등 온라인 및 언론매체에서 제공하는 정보의 출처가 신뢰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방대본은 3월 23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의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잘못된 정보는 바이러스보다 더 위험하다”고 주의를 당부하며 “의심스러운 정보를 접했을 때 출처를 먼저 확인하고, 과학적으로 검증된 내용인지, 방역당국과 감염병 전문상담 콜센터(1339) 등을 통해 사실 여부를 반드시 확인할 것”을 요청했다.
김청연 기자
건전한 미디어 생활 수칙
코로나19는 처음이라…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느 때보다 미디어 속 정보에 관심을 기울이는 시기입니다.
정보의 홍수에서 우리는 유용한 정보를 얻기도 하지만, 왜곡된 정보에 흔들리기도 합니다.
어떤 정보는 불필요한 공포심과 혐오를 조장하기도 합니다. 미디어 이용능력(리터러시)을 바탕으로 한 건전한 미디어 생활을 통해 코로나19를 잘 이겨냅시다.
-뉴스, 유튜브 등 미디어에서 다루는 정보의 출처가 믿을 수 있는 곳인지 확인합니다.
-미디어 생산자들이 갖고 있는 특정한 관점이 정보를 왜곡하는지 확인합니다.
-의학 정보는 전문가의 공신력 있는 발언을 토대로 하는지 확인합니다.
-사진, 영상, 이미지 자료 등이 정확한 내용을 담았는지, 편견이 반영되진 않았는지 확인합니다.
-특정 지역이나 집단에 대한 차별, 폭력을 부추기는 혐오 표현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누리소통망(SNS)를 통해 전파되는 부정확한 소문과 거짓 정보를 공유하지 않습니다.
-미디어를 보는 시간을 정해놓고 휴식 시간을 가집니다.
-관련 뉴스와 영상을 지나치게 반복해 보면서 불안감을 느끼지 않도록 합니다.
-감염병, 공중보건, 심리적 불안 등과 관련된 영화, 책, 웹툰, 다큐멘터리 등을 감상하며 생각을 나눠 봅니다.
-보건소, 선별진료소 등을 알아두고 비상연락망을 확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