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고성중학교의 온라인 학급조회 모습│전남도교육청
정부 대책 종합
4월 1일 기준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만 명에 이르렀다. 다행히 확산 속도가 정체되고는 있지만, 완전한 일상 복귀를 위해서는 사회 전반의 방역 실천이 중요한 상황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4월 2일 정부가 5일까지 시행중인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와 관련해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는 감염을 다시 확산시킬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당분간 등교 개학이 어려워진 가운데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언제까지 유지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CJ올리브영 명동 체험 판매장(플래그십 스토어)에 부착된 ‘발자국 스티커’│올리브영
정 총리는 “일상복귀를 무한히 미룰 수도 없고 국민들이 느끼는 피로도가 상당하다는 사실도 잘 안다”면서도 “전세계적 확산세가 유례없이 가파르고 해외유입과 집단감염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는 것은 감염을 다시 확산시킬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 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4월 5일까지 실시했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 기간을 당분간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광주 광산구 호남대학교 강의실 방역│호남대학교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추가 전파 막아
앞서 김강립 중대본 1총괄조정관도 4월 1일 브리핑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당분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한 바 있다.
정부의 이 같은 판단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실제 많은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4월 2일 브리핑에서 “부천 생명수교회 관련 확진자 중에 어린이집 종사자가 4명 포함돼 있었지만 해당 어린이집이 임시휴원중이었기 때문에 추가적인 전파를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3월 22일부터 시행 중인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동안 국민의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율이 9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 ‘온라인 주주총회’│SK텔레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4월 1일 브리핑에서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최근 일주일 동안 사회적 거리두기를 어느 정도 실천했는가’라는 물음에 응답자의 96%가 ‘외출을 자제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또 ‘도서관,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 출입을 자제했다’는 95%, ‘모임·종교행사 등을 참여하지 않았다’는 92.3%가 답했다. ‘사람을 대면하는 수준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는 응답자도 69.9%로 많은 시민들이 사회적 거리두기 행동지침을 실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선 학교도 시설물 방역을 철저히 하고, 기업은 유급휴가를 부여하거나 재택근무를 활성화하고 있다. 일부 식당은 포장 판매와 비대면 배달 등으로 영업 전략을 바꿨다. 여러 분야에서 자발적으로 생활방역을 실천하는 이야기를 들어봤다.
▶LG유플러스가 신입사원들과 실시간 방송을 통해 토크쇼를 진행하는 모습│LG 유플러스
개학 앞두고 관리 지침 전국 학교에 배포
3월 18일 서울 종로구의 한 초등학교. 방진복을 입고 방역 분사기를 갖춘 합동 방역단이 텅 빈 교실을 누비면서 방역 작업에 나섰다. 내부 전체는 물론 책상, 의자 하나하나 꼼꼼하게 소독한다. 건물 바깥에 있는 놀이시설도 마찬가지다. 학생과 교직원이 머무는 학교 안팎 교육시설 전체가 방역 대상이다.
이날 방역은 종로구의회와 제219보병연대가 개학을 앞둔 초등학생들의 안전을 우려해, 함께 방역을 시행하기로 뜻을 모아 이뤄졌다. 특히 초등학교 개학이 4월로 연기되면서 개학 전 방역을 해 아이들이 안심하고 등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구의회 유양순 의장을 비롯한 11명의 의원과 제219보병연대는 이날 지역 내 초등학교 6곳의 방역을 마쳤다. 이처럼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 대학에서는 방역 활동과 함께 급식실 가림막 설치, 작은 단위의 공간 분리 등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다양한 ‘거리두기’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교육부는 개학을 앞두고 감염예방 관리 안내 지침을 마련해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에 배포했다. 지침 내용에 따르면 우선 모든 학교가 개학 전에 전문 소독업체에 위탁해 학교 전체를 특별 소독해야 한다. 열이 나는 등 의심 증상이 있는 학생·교직원은 사전에 파악해 등교 중지 조처한다. 또 손 소독제·체온계 등 방역물품은 물론 의심 증상자가 나올 경우를 대비해 일시적으로 격리할 장소를 준비하고, 등하교 시간을 분산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학생들 좌석 간격을 최대한 떨어뜨리고, 창문을 수시로 열어 환기해야 한다.
▶전남 관내 농협은 행과 농축협 영업점 창구에 설치된 투명 아크릴 가림막│농협은행 전남영업본부
교육부는 학년별 수업 시작·종료 시각을 다르게 해 학생 접촉을 최대한 줄인다는 내용도 지침에 담았다. 특히 학교급식은 학교별 여건을 고려해 접촉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결정한다. 개학 후 학교에서 확진자가 생기면 학교와 보건당국이 확진자 수와 이동 경로 등을 함께 고려해 학급·학년 또는 학교 전체에 14일간 등교 중지 조처를 내리기로 했다.
3월 24일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에서 “학생 한 명 한 명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모든 예방적 조치를 할 예정”이라며 “학생들이 다시 학교에 모일 수 있도록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에 동참해주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구내식당의 ‘한 방향 일렬 식사’ 모습│한국타이어 대전공장
재택근무 늘리고 채용은 비대면으로
삼성, LG 등 주요 대기업은 유급휴가와 재택근무 시행으로 생활방역에 동참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전 계열사에서 임신부 등 면역력이 약한 근무자에게 재택근무를 하도록 조치했다. LG그룹도 임산부와 초등학생 자녀를 둔 직원이 집에서 일하도록 하고 있다. SK그룹은 ‘필수 인력을 제외한 모든 직원 재택근무’라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화상회의 등 다양한 방법을 도입한다. 또 필요할 경우 혼잡한 시간을 피해 출퇴근하도록 배려하고 있다. 두산, 롯데, 포스코, 한화 등도 재택근무와 공동 휴가(지정일에 함께 휴가를 사용하는 것) 등을 실시하고 있다.
주요 게임·정보기술(IT) 기업 역시 재택근무에 돌입했다. 엔씨소프트는 업계 최초로 전 직원에게 개인별 연차휴가와 별개로 7일간 유급휴가를 제공했다. 임신부 직원은 이와 별개로 20일의 특별 유급휴가를 주었다. 휴가 종료 이후에는 재택 순환근무로 전환했다.
▶초등학교 방역에 나선 종로구의원들│종로구의회
네오위즈, 카카오게임즈, 넥슨, 넷마블, 펄어비스 등 주요 게임사도 원격 재택근무 등 조치를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한편 네이버는 필수 인력을 제외한 전 사원이 원격근무 형태로 업무를 진행한다. 카카오는 재택근무 종료 시점을 정하지 않고 재택을 이어간다.
채용도 비대면으로 이뤄진다. 삼성과 SK는 온라인 채용설명회를, LG·CJ·카카오는 직군별 화상 면접을 도입한다. 롯데와 포스코는 기업 누리소통망(SNS) 채널을 활용해 채용 정보를 전달하고, IT 기업인 라인플러스와 이스트소프트 등은 올해 상반기 채용 전 절차를 100% 비대면·온라인으로 진행 중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어려운 국내 경제 상황 극복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화상 면접 등을 적극 활용해 신규 채용을 재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도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에 동참하고 일시 중단된 업무를 정상화하는 한편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화상 면접을 도입한다”고 설명했다.
식당·영화관 등도 사회적 거리두기 동참
식당·카페·영화관 등 다중이용시설도 각자의 방식으로 생활방역을 실천하고 있다. 대구시 달서구 동인동 찜갈비 골목은 ‘포장 판매’와 ‘승차 진료소(드라이브스루)’ 시스템을 도입했다. 가게 앞에는 손 소독제와 함께 ‘포장만 가능’하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코로나19가 지역사회로 확산하면서 손님과 접촉을 줄이기 위해 선택한 방법이다. 이곳을 찾은 손님들도 “코로나19가 퍼지면서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 누가 왔다 갔는지도 몰라 위험할 것 같아서 꺼렸다”며 “오히려 먹고 싶은 음식을 포장해 가니까 훨씬 안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경기도 안양시의 한 카페도 ‘100% 포장’ 판매로 전환하고, 컵에는 일회용 소독솜을 부착했다. 카페 사장 이 모 씨는 “모두가 힘든 상황인데, 각자 자기 자리에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일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영화관 ‘좌석 간 거리두기’ 예매 화면│롯데시네마 누리집 갈무리
가맹점(프랜차이즈) 카페들도 다양한 생활방역 방안을 내놨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전국 매장에서 계산대 앞 안전 라인 스티커를 붙였다. 주문 시 고객과 직원 간 안전거리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또 한시적으로 매장 내 텀블러 등 개인 다회용 컵 이용 서비스를 중지하기로 했다.
주문할 때 마스크 착용 요청 및 종이빨대 쓰레기통에 버리기 등 캠페인도 벌인다. 권용범 스타벅스 운영지원팀장은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에 동참하고자 시범 도입한 안전거리 확보 라인 부착 운영을 전국 매장으로 확대하게 됐다”며 “아동 및 모성 보호가 필요한 임직원의 선택적 재택근무도 4월 개학일에 맞춰 연장했다”고 말했다.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복합 상영관(멀티플렉스) 3사는 ‘좌석 간 거리두기’로 동참한다. CGV는 3월 20일부터 예매 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 극장 발권 창구 등에서 홀수 또는 짝수 열 좌석 예매를 제한했다. A열·C열·E열 또는 B열·D열·F열 등을 비우고, 예매할 때 내용을 확인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방식이다. 롯데시네마도 3월 21일부터 순차적으로 같은 원칙을 적용했다. 메가박스는 앞선 3월 16일부터 이미 좌석 간 거리두기를 시행하고 있다. 다른 멀티플렉스와 같이 마스크 착용, 손 소독제 사용 등 안전 수칙을 안내하며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고 있다.
강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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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