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는이: 위험하고 힘든, 숭고한 일을 하는 의료진

2020.03.30 최신호 보기

▶부산 대동병원 국민안심병원 선별진료소 의료진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부산 대동병원

완치자들의 감사 편지
코로나19에 맞서 의료진이 사투를 벌이는 가운데 3월 13일에는 첫 번째 확진자 발생일(1월 20일)로부터 처음으로 완치자 수가 확진자 수를 넘어섰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3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전날(3월 12일) 대비 110명이 증가해 7979명이며, 이 가운데 510명(누적)이 격리 해제(완치)됐다고 밝혔다. 완치자들의 퇴원 소식이 속속 들려오면서 이들이 그동안 고생한 의료진에게 보내는 감사 편지도 화제가 되고 있다.

“성함도 물어보지 못한 간호사님 감사해요”
밤낮없이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의료진에게 환자의 완치 소식만큼 기쁜 게 있을까. 게다가 완치된 환자에게 감사 편지를 받는다면 이보다 큰 응원은 없을 것이다. 3월 10일 부산 대동병원은 공식 누리소통망(SNS)을 통해 의료진에게 큰 힘을 북돋워준 완치자의 편지 사연을 소개했다.
“먼저 너무나도 위험하고 힘든, 숭고한 일을 하는 의료진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는 병원 측이 공식 SNS를 통해 “코로나19 부산 47번 확진자에게 감사 편지를 받았다”며 공개한 편지의 첫머리다. 이 편지의 주인공은 2월 24일 대동병원 국민안심병원 선별진료소를 찾았다가 상태가 악화돼 호흡곤란으로 쓰러져 응급처치를 받았다. 이후 2월 25일 확진 판정을 받은 뒤 고신대학교복음병원 격리병상에 입원했다가 3월 7일 완치됐다. 그는 퇴원 뒤 14일간 자가격리에 들어갔기 때문에 대동병원을 방문할 수 없어 병원 이메일을 통해 선별진료소 의료진에게 편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특히 호흡곤란으로 쓰러졌을 때 만난 의료진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는 “제가 쓰러졌을 때 친절하게 보살펴주고 따뜻한 말로 마음의 안정을 찾게 해준, 미처 성함도 물어보지 못한 간호사님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위험하고 힘든, 숭고한 일을 하고 있는 대동병원 선별진료소 모든 의료진에게 감사합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은 글로만 인사드리지만 격리 기간이 지나고 코로나19 사태도 끝나면 찾아뵙고 감사 인사를 드리겠다”고 거듭 감사의 뜻을 드러냈다.
부산광역시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부산 47번 확진자는 동래구에 거주하는 48세 남성으로 부산대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2월 9일 미국에서 입국한 뒤 증상이 있어 2월 24일 오전 대동병원 국민안심병원 선별진료소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3월 10일 대동병원 박경환 병원장은 “대동병원이 코로나19 대응시스템을 본격적으로 가동한 지도 40여 일이 지났다”며 “그동안 출입통제소, 선별진료소, 국민안심병원 호흡기안심진료센터까지 최상의 진료과정(프로세스)을 구축하기 위해 지금도 불면의 밤을 지새우며 감염병 예방과 관리에 최선을 다하는 의료진에게 이번 완치 환자의 감사 편지는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3월 22일 대구시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의료진이 도시락을 들고 휴게실로 향하고 있다. 오른쪽으로 전국 각지에서 온 시민들의 응원 편지가 보인다.│연합

다른 환자들에게도 “힘내세요” 응원 메시지
한편 부산 47번 환자는 환자 이송과 입원 과정에서 애써준 동래구보건소 직원들을 비롯해 자신처럼 고생하고 있는 코로나19 확진자들에게도 편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환자분 힘내세요. 환자분도 고마운 의료진 덕분에 저처럼 완치돼서 조만간 건강하게 퇴원할 겁니다”라는 말로 시작하는 편지를 통해 환자들을 위로하고 응원했다. 그는 “당신과 접촉한 가족이나 지인 걱정은 그만하세요. 그들은 강합니다. 그들은 환자분이 걱정 그만하고 잘 이겨내길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저도 검사 결과를 기다리면서 지나가는 앰뷸런스 소리만 들어도 불안했고, 양성 판정 뒤 준비된 병실이 없어 하루 정도 기다려야 한다는 말을 듣고 혼자 방에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며 “가족과 친구가 함께합니다. 저도 당신과 함께합니다”라고 덧붙였다.
편지에는 완치자로서 겪은 생생한 경험도 담겨 있다. 그는 “환자의 80%는 가벼운 증상만 겪다가 스스로 완치된다고 하고, 저처럼 호흡곤란까지 진행되는 20%도 완치되어 건강하게 퇴원할 수 있다”며 “입원 후 처음 며칠은 몸이 새로운 약에 적응하는 시기를 거치며 많이 힘들었지만 그때마다 가족처럼 지극정성으로 돌봐준 의료진을 믿고 따랐고, 위험을 무릅쓰고 힘들게 저를 치료해준 고신대병원 중환자실 음압병실 의료진 덕분에 완치됐다”고 말했다.

“아들이 광주에서 살고 싶대요” 대구에서 온 문자
광주 빛고을전남대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코로나19 대구지역 경증 확진자 가족 네 명이 3월 11일 퇴원해 대구로 돌아가면서 이용섭 광주시장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도 사람들 사이에서 따뜻한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이 시장은 3월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빛고을전남대병원에서 완치되어 퇴원한 대구 확진자 가족이 집에 도착하자마자 저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입니다”라며 내용을 소개했다. 참고로 이 가족의 퇴원은 광주공동체가 대구지역 경증 확진자를 광주에서 받아 치료하겠다는 내용의 특별담화문을 발표한 지 11일, 이 가족이 빛고을전남대병원에 입원한 지 8일 만에 이뤄졌다.
이 가족은 “병원에 있는 동안 의사와 간호사분들이 방호복을 입고 힘들게 일하면서도 우리 아이들에게 해준 따뜻한 말 한마디가 정말 힘이 되었습니다”라며 “아이들에게 간식까지 챙겨주는 작은 배려에 아이들은 ‘선생님 착하다’고 하며 불안한 마음을 달랠 수 있었습니다”라고 말했다. 또 “간호사실에서 수시로 불편한 부분은 없는지, 필요한 것은 없는지 물어볼 때는 가족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이 가족이 ‘P.S.’(Post Script·추신)로 덧붙인 마지막 말도 시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저희 아들이 광주에서 살고 싶다고 하네요”라는 말이었다. 이 시장은 페이스북에 “우리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과분한 인사를 받았습니다. 특히 아들이 광주 시민이 되고 싶다는 말에 오히려 제가 감동을 받았습니다”라며 “아무쪼록 건강 잘 챙기며 지내다 광주에서 다시 만나뵙길 기대합니다. 그날 ‘오늘’을 얘기하면서 더 깊은 정 나누면 좋겠습니다”라고 화답했다.

▶부산 47번 확진자가 부산 대동병원 측에 보낸 감사의 편지│부산 대동병원

엑스레이 기사 이름까지 모두 기억하고 싶어
“독감을 앓은 것 같습니다. 다른 환자들도 하루빨리 완치되어 퇴원하면 좋겠습니다.”
2월 12일 명지병원에서 퇴원한 17번 환자 서 모 씨의 편지도 감동의 사연으로 회자되고 있다. 퇴원 당일 “오늘 오후에 퇴원할 것 같다”는 말을 간호사들에게 들은 서 씨는 입원할 때 챙겨간 노트북으로 의료진에게 메일 한 통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쓴 이메일에는 자신을 치료해준 주치의를 비롯해 담당 의사, 병동의 모든 간호사, 엑스레이(X-ray) 방사선사의 이름까지 담겨 있었다. 그는 이메일을 보내기 전 병원 측에 전화해 의료진의 이름을 모두 알려달라고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 씨는 “불안한 마음으로 명지병원에 도착한 순간부터 ‘매우 따뜻하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첫 대면한 교수님이 건넨 위로의 말 한마디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이어 주치의부터 모든 의료진의 이름과 자신에게 베풀어준 친절을 기억하며 정성스럽게 감사의 편지를 써 내려갔다. 또 “제 병실에 오실 때마다 한분 한분 성함을 부르며 감사의 인사를 하고 싶었으나, 사실 보호복을 입고 있어서 알아보기가 너무 힘들었다”고도 말했다. 그는 “특히 세면대 막힌 것도 직접 뚫어주고, 병실에 올 때마다 가벼운 대화로 달래주셨다”며 “병원 내 음악 동호회(예술치유센터 음악치료사)에서 음압병동을 찾아와 연주회를 열어준 것도 기억에 남는다. 비록 화상전화를 통해 연주회에 참석했지만 좁은 병실에 격리되어 일주일 이상 있었던 제게는 정말 큰 힘이 되었습니다”라고 밝혔다.

김청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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